준비는 아주 오래전부터 시작이 되었습니다.
출장 갔던거 빼면 술먹은 기억이 없으니까요(주말에 산에서 빼고 ㅎ) 일찍 일찍 와서 애들 봐주고, 설거지하고 청소해야 아내가 좋아하니 열심열심.
거기에 행여 형님들께 누가 되지 않을까 운동도 틈틈히 하면서 관리도 하였습니다. 등반 신청서를 작성할 때는 비장함까지 들었으니까요. 손등이든, 손바닥이든 적벽은 적벽이고 장군봉은 장군봉이니 준비는 철저히 했습니다.
삼형제길은 제가 YB때도 가보고 싶었던 길인데 기회가 되지 않았고, 후에 동기들 꼬셔서 가보려고 했었지만... 실패 했던 기억이 있네요. 그리고 적벽이라서가 아닌, 내가 나이먹어 손주손잡고 비선대를 찾았을때 등반하는 이들을 가리키며 "할아버지도 한때는 열정이 있어 저기 저렇게 매달렸던 적이 있었다"라고 하면서 막걸리 잔을 기울이고 싶습니다.
아내도 점심으로 먹을 샌드위치 재료까지 챙겨주면서 지원을 해 줬건만, 금요일에 막내가 열이나기 시작하더니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했던것 같네요.
<-- 짐이 한짐이네요.
그리하여.... 삼형제, 천화대 2박3일 설악산 행이 시작 되었습니다.
법모형도 함께 하시게 되었으니 인원이 한일석, 강법모, 최해룡과 형수님, 배용운, 안병설, 정태균, 황경옥. 총 8명.
설악도착 11:30분 늦은시각이었지만, 법모형이 찬조해 주신 회와 안산에서 공수해온 족발을 흡입을 하면서 이야기 꽃을 피웠습니다. 그래도 그때까진 좋았는데, 4시넘어 법모형이 깨우네요. 잠든지 한시간이 채 되지 않았는데.. ㅠㅠ
대충 밥해먹고 소공원에서 06시 출발.
7시경에 1P 도착하여 7시 30분 등반시작.
A조, 배용운, 황경옥, 강법모, 안병설, B조, 정태균, 한일석, 최해룡.
아마도 제일 기대하셨던 1인이 아닌가 싶네요^^ 그리고 멋쟁이 법모형.
09:00 2P 도착 - 10:10 3P 도착
2P에서 찍은 천불동계곡방향
예상처럼 그리 어려운 코스는 아니었으나, 고도감이 짱이었고, 확보물의 부재로 자칫하면 골로 가겠구나 하는 생각이 절실한 릿지.
날씨는 바람 약간에 구름이 끼어 있어 햇빛에 그을리지도 않고 물 소모량도 적었음.
적벽 정상부에서 1차 하강시에 사진을 찍기위해 잠시 정체 되다가 팀이 합해지면서 시간이 지체되기 시작함.
오전 11시경 무명봉 릿지이동중인 이모님. 이때까지만해도 쌩쌩
무명봉에서 확보중인 해룡성
2시 10분 장군봉 초입에서 점심식사.
요때부터 체력적 저하가 시작 되지 않았나 싶네요.
저도 엄청 바빠져서 사진 찍을 여유도 없었던것 같고.
장군봉 마지막 피치에 초반에 후렌드를 두개 설치하고(하나로 되는데 처음것을 못 뺄것 같아서 위에 하나 설치 후 회수시도.. 실패) 올랐지만 볼트도 확보물도 없이 마무리함... 체력적으로도 부담되고 바람도 많이 불고 밀리면 골로 갈것 같은 생각이 스물스물.. ㅎㅎ
완료는 했으나 장군봉 하강 포인트로 가는 길을 못찾아 용운성이 올라와 여기저기 다니면서 찾아 줬다. 트래버스 해서 갈수 있는 길을 찾았다.
장군봉 정상 도차 18:00 하강시작.
하강은 바람도 많이 불고 인원이 많아 한참 걸리거라 생각은 했지만, 의사소통이 안되고 바람때문에 사고위험이 있어 더욱 오래 걸렸다. 이럴때 모두의 의견도 중요하지만 리더의 말에 따랐으면 좋겠다.
우여곡절끝에 21시경 하강완료..........
한마디로... 지루한 릿지라고 하겠다. 사람을 지치게 만드는 릿지? 길기도 길었고, 이래저래 사연도 많았던. 그래서 시간은 오래 걸렸지만 여유가 생기질 않았던 산행이었다.
아침저녁으로 딱까리하랴 산행장비 챙기랴, 산행하면서 이거저거 챙기고 선배님들 의견 수렴해야하고, 두레박질도 하고 텐션 안준다 욕도 많이 먹고, 용운성 따라 안전도 챙겨야 하고 정신이 하나도 없었던 산행이었음이 확실합니다.
그래서 다들 저고보 수고했다, 대단하다, 고생했다고 하시나 봅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기엔 함께하신 모든 분들이 대단하시고 고생
하시고, 수고하셨다고 생각하네요.
우선 일석형... ㅋㅋ 늦은 나이에 열성이 붙어 적벽까지 탐내시는 열정 덕에 해보고 싶었던 삼형제길에 천화대로 후다닥 해보게 되었네요. 그 덕에 제가 요즘 산행은 다 리딩을 하고 있잖아요.. 기회를 주심에 감사하죠... 돌아오는 길에 미시령 터널 지나기 전에 그 한마디 "태균아, 울산바위는 언제 갈까? 2박3일해서 한번 쫘-악 훓고 마무리하자" 등골이 서늘했습니다. 대답은 보류입니다. ^^
멀리서 늦게 합류하신 법모형
치아가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늦게 합류하신 미안함에서인지 후배들 챙겨주시려고 회를 잔뜩 떠 오셔서 알콜기운으로 산행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고 잠도 조금 자게 해 주시고 산행 내내 건재함을 보여주셔서 대단하다 생각 합니다.
언제나 말구이신 해룡성
역시 말구 체질, 선등이 젤 쉽다 하시지만 막상 선등은 않하시는 ^^ 그래도 따로 아람월에서 선등 훈련도 시키고 뒤를 챙기지 않아도 든든하리만치 버티고 계시는 모습 고생하셨습니다.
듬직한 용운성
뭐...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등반대장으로서 듬직하고 어떤 문제가 있어도 형이랑 있음 걱정도 안되니 저로선 큰 산입니다. 크랙에서 밖으로 나가지 않고 안으로 오실때 "형 왼쪽으로 나감 되는데" "그러고 싶은데 무서워서 못 나가겠어" ㅋㅋ 잠시나마 웃었지만, 형도 이제 나이가 들었구나 생각하면서 한숨을 지었습니다. 그래도 천화대 끝나고 나중에 또 오자고 할때, 전 당연히 그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수고하셨다는 말씀은 드리지 않겠습니다. 언제나 그랬으니까요.
동기 병설
갑자기 바위 한다고 등장하여 고생 꽤나 하고 나간듯, 그래도 덕분에 딱까리 덜한것 같아 땡큐하다. 근데 체력관리는 이제 좀 해야겠다. 줄 내려 달라할땐 안스럽더라. 이게 병달이가 아닌데..... 아마도 제일 준비없이 젊음만 믿고 덤볐다가 피본 1인이 아닌가 싶어요. 정말 고생했죠. 난 그래도 동기가 있으니 넘 좋더라.
이모 후리지아님
아니 거기가 어디라고 덥석 잡으셔서 따라 오셨데요. 사실저도 얼마나 힘든지는 몰랐는데 10피치 이상이 되는 거리를... 대단하십니다. 팀에 누가 되지 않았나 노심초사 하신 모습 종종 뵈었는데요. 우리는 한팀인데 그런게 어디있나요. 같이 가야죠. 시작도 7인이 했으면 마무리도 7인이 해야 하는게 당연한거지요. 미안함 마음에 자꾸 밥사신다고 하셨는데 제대로 챙겨드리지 못한 우리가 미안하죠. 부담갖지 마세요. 여기 온다고 전주에 답사도 하고, 운동하여 준비도 하셨다는데... 이모님 나이에(숫자는 밝히지 않겠음) 쉽지않은 일이라 전 생각합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아.. 그리고 하루종일 혼자 지루하게 시간을 보내신 형수님... 2틀내내 저녁은 도맡아 챙겨 주신거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또 한건의 일화가 만들어 졌네요. 하강시에 마지막으로 하강 하기전에 제 귓가에 "태균아 화이팅!" 이란 소리가 들렸고, 아마도 병설이가 아닌가 싶네요...혼자 매달려서 '이것 또한 지나가는구나' 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어느 하리안이던지 제 자리에 있었다면 그리 하였을 거라 생각을 합니다.
덕분에 저희 집은 냉전 중입니다. 주말 동안 막내와 큰놈이 고열에 시달려서 아내가 고생 좀 했더군요.. 집에 오니 새벽 한시 반.. ㅎㅎ
어쨌든, 후기가 산행얘기보다 감상문 성격을 띠게 되었네요.. 그만큼 감동이었다는 얘기지요.. ㅎㅎ
천화대는 후루룩 지나간거 같아 후기는 생략 하겠습니다. 제 천화대 산행 중에 그렇게 소수인원(한일석, 배용운, 황경옥, 정태균)으로 후다닥 치기는 처음이네요... 그래서 패스...
대단히 고생들 하셨습니다. ㄲ
첫댓글 내는 포토리뷰고 니는 다이얼리뷰다악 안아주면 안돼겠나
뽀뽀 함 해주고 꽈
8월 워디 갈래
8월 근신요. ^^ 이미 뽀뽀도 안아주기도 받은듯 하네요. 형도 자연암 연습 좀더 하셔야죠. 선등도 서시고.
시종일관 밀어부치기.....일석형님 존경합니다...태균이는 꽉 물린듯...안 밖으로....ㅎㅎ
그리고 이번에 절실하게 느꼈음....이제부터 워킹은 좀 줄이고 바위에 집중해 볼까???? 근데 바위는 무셔....
현역시절 되려면 체력이 우선인듯 하더라. 현역 따라가려면 너나 나나 멀었지만, 내 쫌 기다리 주께. 어여와.
엄청 애쓰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애는무슨요. 천화댄 웃으면서 할수있었는데 전날 피로로 지친 기색이 역력하여 아쉬울 따름이죠. 글구 피곤하실텐데 집에 까지 델다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