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사립학교에서 35년을 재직하고 나온 뒤에 공립학교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자원봉사를 나간 지는 이제 겨우 1년이지만 사립학교와 공립학교의 차이 중에 가장 큰 것이 사람의 쓰임이었습니다.
제가 한 곳에서만 근무를 했기 때문에 다른 곳과 다를 수도 있지만 대부분 사립학교는 사람에 따라 배치가 달라집니다. 누가 교무부장이 되느냐 생활지도부장이 되느냐에 따라 그 부서의 일이 달라지고 교사의 배치도 달라집니다. 누구나 다 자기가 일하기 좋은 사람만 고르려고 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어떤 부장의 세가 더 세냐에 따라 거기 부서로 가는 사람이 달라집니다.
그런데 공립에서 보니 여기는 자리가 정합니다. 누가 교무부장이고 생활지도부장이냐의 부장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부서에 사람을 채웁니다. 새로 부임한 사람이 부장을 맡습니다. 그러니 세가 있는 사람도 필요 없고 줄을 설 일도 없습니다. 보직을 여러 해 하지도 않지만 5년이 지나면 다른 학교로 가기 때문에 그 학교에서 세를 가질 필요도 없고 인맥을 만들 일도 없습니다. 사람이 먼저가 아니고 직책이 먼저입니다. 누구든 상관없이 자기에게 주어진 책무만 하면 됩니다.
사립학교는 임용이 되는 시간에 이미 서열이 정해지는데 공립학교는 서열을 정할 필요도 없고 아무도 거기에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아서 놀랐습니다.
많은 직장에서 많은 부서에서 이 문제가 발생하는데 제가 보기엔 공립학교의 방식이 더 타당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지난 6월 성공적으로 발사된 ‘누리호’ 개발 사업을 이끈 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이 이달 단행된 조직 개편에 반발하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고 합니다.
고 본부장은 ‘수족이 모두 잘렸다’며 조직 개편으로 인해 업무 수행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한 반면, 항우연은 누리호 이후 후속 사업 추진을 위한 자연스러운 개편 수순을 두고 고 본부장이 사퇴 의사를 표명한 것에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라고 하는데 지금 국민들은 많이 혼란스러울 것 같습니다.
문재인 정권에서 윤석열 정권으로 바뀌면서 무슨 낙하산 인사가 있었는지 의심이 갈 것이고 왜 잘 하고 있는 항우연에 풍파가 일어난 본질이 무엇인지도 긍금할 것 같습니다.
사퇴서를 제출한 고 본부장은 “기존의 본부·부·팀 체계에서 부와 팀을 폐지하고 본부만 남겨 머리만 있고 수족은 모두 잘린 상태가 됐다”며 “250여명이 근무하는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는 이번 조직개편으로 본부장 1명과 사무국 행정요원 5명만 남게 됐다”고 강조했고,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에서는 고 본부장 외에도 부장 5명 등 누리호 개발을 주도했던 실무진들도 사퇴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형발사체(KSLV-2) 누리호 성공의 주역인 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이 항우연의 조직 개편에 항의하는 뜻으로 본부장직을 사퇴한다.
항우연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고 본부장은 지난 1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제출한 사퇴서를 통해 “12일 단행된 항우연의 조직개편으로 발사체개발사업본부의 연구개발 조직이 사실상 해체됐다”며 “이대로는 누리호 3차 발사와 산업체로의 기술이전 등 산적한 국가적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됐다”고 밝혔다.
항우연은 지난 12일 조직개편을 통해 ‘발사체연구소’를 새로 설립하고, 누리호 3~6차 발사를 맡는 ‘한국형발사체 고도화사업단’과 100t 액체 로켓엔진 등을 개발하는 ‘차세대발사체사업단’, ‘소형발사체연구부’ 등으로 구성된 연구소 조직을 발표했다. 또 15일 최환석 부원장을 발사체연구소 소장에 임명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고 본부장이 그동안 이끌어온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는 조직이 따로 없는 상태에서 내년 6월까지 존속한다. 항우연은 조직개편의 배경으로, 간부직 축소와 대부서화 등 기획재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공공기관 생산성ㆍ효율성 제고를 위한 혁신가이드라인을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존 발사체개발사업본부 내 15개 팀 조직은 폐지돼 상위 부서로 흡수된다.
이상률 항우연 원장은 “이번 조직개편은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라는 단일사업 전담조직을 차세대발사체 등 복수사업 및 미래선도형 발사체 분야 종합연구소로 바꾸기 위한 것”이라며 “제한적인 발사체 연구개발 인력으로 다수의 국가 연구개발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조직 효율화 차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정환 본부장은 “250여 명이 근무하는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는 이번 조직개편으로 본부장 한 명과 사무국 행정요원 5명만 남게 됐다”며“분야별 기술개발을 총괄하는 5명의 부장 전원도 이런 상태로는 업무수행이 불가능하다며 보직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고, 해체된 16개 팀 팀장들의 업무도 박탈됐기 때문에 본부장의 직무를 온전히 수행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발사체개발사업본부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없다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누리호 3차 발사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민간 기업으로 기술이전을 앞둔 중요한 시점에 원장이 사실상 일방적인 통보로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해 연구개발을 수행할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는 첫 한국형발사체(KSLV-1)인 나로호가 1,2차 발사에 실패한 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사체개발 조직을 기존 항우연에서 떼어내 정부가 직접 관할하는 방식으로 만든 조직이다.
과학기술계의 한 관계자는 “그간 발사체개발사업본부가 성공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해왔지만, 한편으로는 항우연 기존 조직과 사실상 따로 떨어지면서 조직운영과 인사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며“전임 임철호 원장의 회식 자리 폭행 사건도 본질적인 원인은 독립적으로 행동하는 발사체본부 사람들과 인사권을 행사하려는 원장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생긴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지난 14일 오후 고 본부장과 이상률 항우연 현 원장을 불러 양측의 주장을 들었으나, 의견 조율에는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중앙일보. 최준호 과학ㆍ미래 전문기자, 논설위원
항우연 관계자는 “이번 조직 개편 논의가 상당히 오래 전부터 진행돼왔다”며 “발사체 업무가 사라지거나 하는 게 아니라 연구소 형태로 진행되는 것이고, 팀장이 없어졌다고 일을 못하게 되는 게 아니라 팀제는 없지만 TL이 팀장 역할을 하면서 업무를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발사체 개발 인력은 한정돼있는 만큼 이들이 최대한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어야 대형 사업들을 차질없이 추진할 수 있는데, 기존의 조직 형태는 누리호 사업에만 최적화돼있어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항우연에 따르면 기존에 발사체본부에 소속된 인력 250여명이 해고된다거나 하는 게 아니라 모두 발사체연구소 소속으로 새로 발령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과기정통부도 이번 고 본부장의 사퇴에 다소 신중하게 바라보고 있는 모양새인데,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항우연이 조직 개편, 직제 개편을 시행했는데, 이게 발사체 업무에 큰 지장을 주진 않을 듯하다”며 “앞으로 산업통상자원부나 방위사업청 업무도 들어와야 하는데 기존 구조로는 한계가 있어 개편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기존 발사체 (사업) 기간도 6개월밖에 안 남았고 3차 사업부터는 고도화 사업으로 민간 업체가 주도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사람이 먼저'라는 인식을 바꿀 때가 된 것 같습니다.
2회 영주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