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316 (화) 꼬이는 야권 단일화… 3자대결 변수에 셈법 복잡한 여야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구도에 변화 조짐이 감지되면서 여야 1대1 구도 대신 3자 대결 구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야권단일화를 놓고 다른 전개가 펼쳐질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외에도 오세훈 후보에게 밀리는 조사가 잇따라, 야권단일화 논의는 팽팽한 긴장감 속에 진행되고 있다.
일단 오세훈, 안철수 후보 측은 모두 "야권 단일화는 무조건 해야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정치권에선 3자구도 셈법계산에 분주한 모습이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투기 의혹 사건 여파 등으로 인해 여권 일각에선 3자 구도에서 조차 여당이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3월 14일 기자회견을 열어 "제1야당이나 제3지대나 다같은 야권 일원인데 이걸 갈라놓으려는 시도가 있어서 바로 잡으려고 해서 자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안철수 후보는 "여론지표로는 야권의 후보들이 모두 이기는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며 "그러나 이것만 믿고 기다리다가는 큰 코 다칠 수 있다. 지난해 총선 한 달 전 코로나19로 야당에 대한 분위기가 급격하게 좋았을 때를 보라"고 경고했다. 실제 이날 여론조사 기관 에스티아이가 가상 양자대결 결과 오세훈 후보와 안철수 후보 누가 단일후보로 나서도 박영선 후보를 18% 이상 앞선다는 결과가 나왔다.
지난 3월 12~13일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박영선 후보 vs 오세훈 후보 양자대결에선 '33.1% vs 51.8%'로 나타났고, 박영선 후보와 안철수 후보 양자대결에서도 '32.3% vs 53.7%'로 나타났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로 자세한 내용은 에스티아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같은 여론조사 결과 등으로 국민의힘 지지층의 지지를 받던 안철수 후보와 새롭게 탄력을 받고 있는 오세훈 후보간 단일화 협상은 더욱 꼬일 수 있다는 우려가 터져나고 있다. 국민의힘 지지층 결집이 오세훈 후보로 이동할 경우, 단일화 국면은 새롭게 전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무성 전 의원과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단일화를 어렵게 만들고 있는 각 정당은 협상에서 손을 떼라"며 두 후보가 직접 만나 결단을 내릴 것을 촉구했다. 안철수 후보의 갑자스런 기자회견 자청도 이같은 우려를 확산되기 전 차단하고, 자신으로의 단일화 기선 잡기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여당은 구도가 변하고 있는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박영선 후보가 안철수 후보에 이어 오세훈 후보에도 밀리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는 것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는 여당은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중이다. 박영선 후보는 이날 LH 투기 의혹 사건 특검 제안에 이어 3기 신도시 토지소유자 전수조사 제안으로, LH 관련 이슈 주도권 선점에 나섰다. 특히 박 후보는 당선시 서울시 및 산하 공공기관 전 직원 부동산 보유실태를 조사하고, 서울시와 산하 공공기관 전 직원을 대상으로 부동산 거래 사전 신고제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부동산감독청(가칭)도 설치해 부동산 거래질서도 확립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LH 관련 이슈에 대응하는 것으로는 현재 국면을 뒤집기가 쉽지 않다는게 당 안팎의 시선이다. 현재의 흐름이 지속된다면 3자 구도에서도 야권 지지층이 한곳으로 쏠려, 오히려 박영선 후보에 불리한 형국이 조성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박영선 후보 측 관계자는 "그동안 박영선이란 인물의 경쟁력으로 현재까지의 구도를 유지시켜봤지만, LH 사태 여파로 야권에 유리한 국면의 변화가 감지된다"며 "일단 특검과 전수조사로 LH 사태에 후보가 주도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앞으로 한 달도 안남은 기간 동안 다른 변수에 적극 대응토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대통령 지지 38% vs 부정 54%… 민주당 35%, 국민의힘 25%
이번주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38%, 부정률은 54%로 집계됐다는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긍정평가는 지난주보다 2%포인트 하락했고, 부정평가는 3%포인트 상승했다. 문재인 대통령 국정지지율 긍정 평가자 중에는 ‘코로나19 대처’(26%)가, 부정 평가자 중에는 ’부동산 정책‘(31%)이 여전히 1순위를 차지했다. 부정평가 중 ’부동산정책 및 LH‘ 문제 언급이 늘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은 지난 3월 9일부터 3월 11일까지 사흘 동안 전국 성인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 및 정당지지율 여론조사(3월 2주차) 결과를 3월 12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 기간 주요 이슈로는 △3/5 감사원, '탈원전 절차적 위법성 없음' 결론 △3/7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타결 △3/8 문재인 대통령, '수사·기소권 분리, 검찰 의견 수렴' 언급 △3/10 문 대통령, '4차 재난지원금 농민 포함' / 원희룡 제주도지사, '제2공항 건설' 입장 발표 △3/11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국회의원 부동산 소유·거래 전수조사 제안 △3/11 정세균 국무총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대상 65세 이상으로 확대 △3/11 국토부·LH, 청와대 각각 신도시 부동산 투기 의혹 관련 조사 결과 발표 △정치권 일각, 변창흠 국토부장관 사퇴 촉구 / 보궐선거 후보 단일화 추진 △미국 경기부양책 의결 / UN 안전보장이사회, '미얀마 군부 폭력 진압' 규탄 성명 등이 있다.
먼저 이 기간 전국 만 18세 이상 1003명에게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의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 잘못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 물은 결과 38%가 긍정 평가했고 54%는 부정 평가했으며 그 외는 의견을 유보했다(어느 쪽도 아님 3%, 모름/응답거절 5%). 작년 12월부터 큰 변화 없이 대통령 직무 긍정률은 30%대 후반에서 40% 사이, 부정률은 50%대에 머물고 있다. 지난주와 비교하면 직무 긍정률이 2%포인트 하락, 부정률은 3%포인트 상승했다.
연령별 긍/부정률은 18~29세(이하 '20대') 29%/54%, 30대 44%/51%, 40대 54%/41%, 50대 39%/55%, 60대+ 30%/61%다. 지역별 긍정률(부정률)은 광주·전라 68%(26%), 부산·울산·경남 37%(55%), 인천·경기 36%(54%), 서울 35%(57%), 대전·세종·충청 33%(59%), 대구·경북 27%(65%) 순으로 집계됐다. 지지정당별로 보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78%가 대통령 직무 수행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국민의힘 지지층은 93%가 부정적이다. 현재 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무당(無黨)층에서도 부정률이 앞섰다(긍정 22%, 부정 59%). 정치적 성향별 대통령 직무 긍정률은 진보층에서 68%, 중도층에서 36%, 보수층에서 16%다.
문재인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 평가자 381명(자유응답)에게 그 이유를 물은 결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COVID-19, 이하 '코로나19') 대처'(26%), '전반적으로 잘한다'(10%), '최선을 다함/열심히 한다'(5%), '개혁/적폐청산/개혁 의지', '검찰 개혁', '복지 확대'(이상 4%), '안정감/나라가 조용함', '주관·소신 있다', '서민 위한 노력', '소통', '기본에 충실/원칙대로 함/공정함'(이상 3%)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직무 수행 부정 평가자 536명(자유응답)이 '부동산 정책'(31%), '경제/민생 문제 해결 부족'(10%), '전반적으로 부족하다'(7%), '독단적/일방적/편파적'(6%), '인사(人事) 문제'(5%), '공정하지 못함/내로남불', '코로나19 대처 미흡'(이상 4%), 'LH 땅 투기'(3%) 등을 지적했다. 이번 주 부정 평가 이유에서는 '부동산·LH' 문제 언급이 늘었다.
한편 정당지지율 조사에 따르면 이 기간 지지하는 정당은 더불어민주당 35%, 국민의힘 25%, 국민의당과 정의당 각각 5%, 열린민주당 2% 순이다. 그 외 정당/단체의 합이 1%다. 지지정당이 없는 무당(無黨)층은 27%였다.지난주와 비교하면 더불어민주당이 3%포인트,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각각 1%포인트 상승했고 정의당은 2%포인트 하락했다. 무당층 크기는 3%포인트 줄었다. 정치적 성향별로 보면 진보층의 68%가 더불어민주당, 보수층의 52%가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중도층이 지지하는 정당은 더불어민주당 31%, 국민의힘 24% 순이며, 30%가 지지하는 정당을 답하지 않았다. 연령별 무당층 비율은 20대에서 42%로 가장 많았다. 한국갤럽의 이번 조사는 3월 9~11일 사흘간 전국 성인 1003명을 대상(총 통화 6,985명 중 1,003명 응답 완료, 응답률 14%)으로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집전화 RDD 15% 포함)해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文사저 796평, MB의 2.5배… 경호동 건축비는 朴의 2배
여권이 ‘소박하다’는 文대통령 사저, MB·朴전대통령과 비교해 보자. 문재인 대통령이 경남 양산 사저 부지 매입 경위와 형질 변경을 둘러싼 해명을 요구한 야당을 향해 “좀스럽고 민망한 일”이라고 반박하면서 문재인 대통령 사저 문제가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사저 문제에 대해 “법대로 하고 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야당이 트집 잡기를 한다고 반발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에선 문재인 대통령 사저가 농지를 포함해 상당한 규모로 조성되고 있고, 경호동 부지 매입과 관련 시설 건축에 62억원 정도의 국고가 들어가는 만큼 청와대가 설명해야 한다고 맞섰다.
청와대는 “62억원에는 외곽 경비 업무가 경찰청에서 경호처로 이관됨에 따라 경찰이 부담하던 예산 29억원이 포함된 것”이라며 “종전 기준으로 보면 경호처 투입 예산은 33억원 정도”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퇴임 후 살 사저는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일대 2630.5㎡(약 796평)에 조성되고 있다. 경호동 부지를 포함한 총 부지 면적은 현재까지 알려진 것만 약 3774㎡(약 1144평)에 이른다. 문재인 대통령과 경호처는 지산리 일대 부지 1144평을 14억7000만원에 매입했다.
이 중 문재인 대통령 부부 명의로 된 땅과 주택 매입 비용이 10억6401만원, 경호처 소유 땅(약 348평)은 4억599만원이다. 그런데 정부는 경호 시설 부지 매입 예산으로 22억원, 경호동 건축 예산 39억8900만원을 지난해 예산으로 확보해놨다. 경호처가 일대 부지를 추가 매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 양산 사저는 면적과 국고 투입 규모에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와 비교해 결코 작지 않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서울 서초구 내곡동 사저 부지 면적(경호동 부지 제외)은 406㎡(약 123평)다. 문재인 대통령 사저보다 2224.5㎡(약 674평)가량 작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서울 강남구 논현동 사저 부지도 1023㎡(약 309평)로, 문재인 대통령 사저보다 약 1607㎡(약 487평) 작다. 문재인 대통령의 사저 부지 면적이 이명박 전 대통령 사저보다 2.5배 큰 셈이다. 경호 시설 건축 예산은 문재인 대통령 사저가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18억원)보다 21억8900만원 더 많은 39억8900만원이 투입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명박 전 대통령 경호 시설 건축비는 27억원이었다. 경호 부지 비용은 이명박·0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가 각각 40억원, 49억원으로 문재인 대통령 경우보다 약 2배 많았다. / 노석조 기자 stonebird@chosun.com / 김승재 기자 tuff@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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