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교회·농촌교회 손 잡고 ‘동역 관계로’… 공교회성 회복 나서
박효진,장창일,손동준2026. 6. 16. 03:09
[새로고침(F5) 환대의 공동체로]
새로고침(F3)- 재정(Finance) <4> 부축하는 상생 목회
서울 산정현교회 성도들이 2020년 경남 의령 서암교회가 보내온 양파를 구매하고 있다. 교회 제공
한국교회의 양극화 문제는 오랜 과제다. 대형교회로 재정과 교인이 집중되는 사이 많은 미자립교회와 개척교회들은 사역 기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런 간극을 좁히기 위해 최근 몇몇 대형교회들이 동반 성장을 지향하며 상생 목회에 나서고 있다. 재정과 교인, 공간뿐 아니라 사역 노하우까지 나누며 작은 교회의 자립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움직임이다.
서울 영등포구 더은혜교회(오태규 목사)는 2018년 12월 한 상가에서 개척했다. 교회는 서서히 성장했지만 이내 좁은 공간 때문에 문제가 생겼다. 오태규 목사는 15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 턱없이 부족했고 다른 부서 예배 시간이 되면 학생들은 옥탑방으로 자리를 옮겨야 하는 상황이 반복됐다”며 “임대료 부담이 커 공간 확장은 엄두조차 낼 수 없었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돌파구가 돼 준 곳은 분당우리교회(이찬수 목사)였다. 이 교회가 작은 교회를 섬기기 위해 시작한 ‘꿈너머꿈 프로젝트’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이 프로젝트는 분당우리교회와 29개 분립개척교회와 뜻있는 교회들이 연대해 미자립교회 등을 섬기는 운동이다. 오 목사는 “프로젝트를 통해 숙원이던 예배 공간을 확장할 수 있었다”며 “단순한 재정 지원을 넘어 불확실한 현실 속에서 작은 교회 목회자들에게 ‘주님이 우리를 외면하지 않으신다’는 위로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상생 목회는 도시와 농촌을 잇는 도농 연대의 방식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강원도 정선 금정교회 신유진 목사는 20여년 전 도시 교회들에 “정선 찰옥수수를 통해 어려운 농가를 도와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고 이후 여러 도시 교회가 응답했다.
그중 서울 산정현교회(장재우 목사)는 일회성 지원을 넘어서 지금까지 꾸준히 협력하고 있다. 당시 담임목사이던 김관선 원로목사는 신 목사가 보내온 지역 농산물을 교인들이 해마다 소비할 수 있도록 판로를 열어줬다.
신 목사는 “도시 교회가 농촌에서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구매하면서 농촌 지역 교회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지역 주민과의 관계도 넓어져 자연스럽게 전도로 이어지는 경험을 했다”며 “도시 교회와 시골 교회가 한두 곳만 연결되더라도 농촌 지역 교회는 상상 이상의 큰 힘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 수영로교회(이규현 목사)는 농어촌교회 350여곳과 결연을 하고 장기적인 협력을 하고 있다. 29개 교구가 농어촌 지역의 ‘미래 자립교회’와 연결한 뒤 재정 지원은 물론이고 현지를 방문해 예배와 전도, 교제를 나누며 주민과 접점을 넓히는 방식으로 연대하고 있다.
이 교회에서 농어촌·시니어 사역을 담당하는 김지중 부목사는 “우리는 후원이라는 표현보다 결연이라는 말을 사용한다”며 “일방적으로 돕는 관계가 아니라 함께 고민하고 동역하는 관계로 사역을 이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강남구 강남중앙침례교회(최병락 목사)는 ‘월드 리칭아웃 처치 프로젝트’(월드RCP)를 통해 작은 교회의 지역 밀착형 사역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2월에도 7개 교회를 선정해 500만원씩 지원했다.
최병락 목사는 “복음이 잘 전해지기 위해서는 지역 교회가 먼저 칭찬받는 교회가 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그 지역의 목소리를 가장 가까이에서 듣고 주민을 섬기는 일은 해당 지역에 있는 마을교회가 감당해야 할 책임이며 우리 교회는 이를 위해 작은 힘을 보태고 있다”고 말했다.
충북 청주 나무숲교회(정재윤 목사)는 월드RCP 지원을 통해 주민을 섬기는 ‘사랑의 둥지’ 사역을 시작했다. 이를 통해 마을 청소와 어르신 돌봄, 장수 사진 촬영, 도시·농촌 교회 연합 바자회 등을 하고 있다. 정재윤 목사는 “우리 힘만으로는 하기 어려운 사역이지만 도시 교회의 관심을 통해 마을을 섬길 수 있어 보람이 크다”고 밝혔다.
서울 삼일교회(송태근 목사) 역시 ‘어깨동무 선교팀’을 통해 도시와 농어촌 미자립 교회를 지원하고 있다. 선교팀은 선정된 교회들에 3년간 재정 지원과 목회 도서를 제공하고 있다. 2010년 시작된 이 사역은 현재까지 약 600곳 교회와 동역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어깨동무 선교팀 실무를 맡은 최주연 집사는 “규모는 작지만 지역 곳곳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목회하는 목회자들을 격려하고 중보기도 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며 “멀리 떨어져 있어도 기도로 언제나 동역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동반 목회 모델이 공교회성 회복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또한 일부 교회의 개별적 실천에 머물기보다 교계 전반으로 퍼질 수 있는 연대 구조를 지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재영 실천신학대학원대 목회사회학 교수는 “대형교회들의 동반 사역은 공교회성을 회복한다는 점에서 분명 의미가 있다”면서 “개별 교회 차원의 지원에 머물기보다 여러 교회와 기관이 연대한 뒤 보다 공적이고 체계적인 구조로 발전해 나간다면 교계 전반의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효진 장창일 손동준 기자 imhere@kmib.co.kr
기사원문 : https://v.daum.net/v/20260616030935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