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9월 5일(화) 목적지는 전라북도 순창군에 있는 용궐산 산행길이다.
인터넷 검색으로 찾아본 지도, 유투브에서 미리 맛보기를 해본다.
산높이 645m. 옆으로 깎아 지른 바위 벼랑에 데크를 ㄹ 자형으로 설치하여 올라갈수 있도록 만들었다.
아슬아슬한 바위 비탈면에 내려다 보는 전망이 매력 포인트.
(그 뒤에 숨어있는 결정적인 약점은 잊은채) 좋은 면만 생각하고는 들뜬 마음으로 약속장소로 나선다.
오늘은 어떤 만남이 기다리고 있을지.
- 지도로 찾아가보는 용궐산 -
켜놓은 거실 TV에서는 마침 인간극장 무대가 순창군이다. 자막으로 오늘 온도가 31도나 된다는 소식이다.
부랴부랴 나서는 길에 집앞에서 손짓하는 능소화와 아침인사를 나누고는 지하철역으로 향한다.
-양반꽃으로 불리는 능소화-
약속 장소에서 여유가 생겨 주변을 둘러본다.
아직도 싱싱한 맥문동이란 계절의 시계는 보라색 시침을 죽죽 뻗고 있고,
푸르디 푸른 감나무의 땡감은 여전히 수줍은듯 이파리 속에 숨어있다.
- 갈마역 3번 출구 밖의 맥문동 꽃-
약속시간 09:00시에 출발한 차는 유성IC를 지나 호남고속도로로 들어선다.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된 1970년 부터 이어진 공사로 건설된 호남고속도로, 우리나라 발전의 한 페이지를 마음속으로 넘기면서 남쪽으로 달린다. 오른쪽으로 보이는 대전국립현충원 뒷산인 갑하산(점 3개.), 남쪽줄기로는 동학사로 넘어가는 삽재고개가 보이고 옥녀봉(흑룡산:점 1개)과, 삽재너머로 계룡산 장군봉 (점 2개)이 보인다.
앞으로 이 앞 일대가 개발되면 이런 풍경도 사라지겠지.
차는 달려서 익산(이리) 분기점에서 남쪽으로 틀어 전주를 지나 계속 내려간다.
날씨 덕분인지 전망이 선명해서 차창 밖 풍경이 아름답기만하다.
가을 빛이 담긴 푸른 하늘에 수 놓은 듯한 하얀 구름들. 그 밑에 펼쳐진 연봉들.
주인에게 충성을 다하고 대신 불 타 죽었다는 전설이 담긴 오수(獒樹).,
그래서인지 의견(義犬) 문화재가 열린다는 (임실군) 오수를 빠져 나와 내비가 시키는 대로 찾아간다.
- 오수 인터체인지 부근의 동쪽 산줄기 모습들 -
동계(면사무소)를 지나서 도착한 곳, 용궐산 하늘길 입구를 지나쳐 우선 요강바위부터 찾아간다.
현수교 못 미쳐서 나타나는 요강바위 안내판.
왼쪽 냇물이 섬진강, 뚜꺼비 전설을 담고 있는 섬진강이다. 진안 데미샘에서 시작한 섬진강. 5백리길
강물 속의 돌들이 하나같이 닳고닳아서인지 맨들맨들하다.
얼마나 모진 세월에 닳았으면, 저토록 가슴 저미게 닳아버렸을까?
-세월을 머금은듯 갈라지고 떨어져 나간 안내판 지도, 저 위 상류쪽은 장군목(장구목)으로 가는 길이고 ,
그곳은 영화촬영지로 유명하단다.-
우선 요강바위부터 찾아나선다. 실수로 허방도 디디고,
다시 안내판 있는데서 내려간다.
-요강바위 안내문도 읽어보고.-
강물인지 냇물인지는 맑지는 않지만, 주변에 널려 있는 바위들이 몽돌바위여서 부드러운 인상을 준다.
이런 계곡이 3km나 이어진다니. 자연의 오묘함에 숙연해질 수 밖에...
진안 팔공산 데미샘에서 발원한 섬진강은 광양만까지 5백리 길을 굽이굽이 돌아 마치 용처럼 굽이쳐 흘러간단다.
(팔공산)데미샘 갔던 기억이 엊그제 같은데 아스라하게 떠오른다.
금강의 발원지인 뜬봉샘 답사와 함께...
마침내 요강같이 생긴 바위를 찾아 낸다.
조심조심해서 건너가고 건너오고..
미끄러지면 메기 잡기나 하겠지만, 잠시 어릴 적 동심의 세계로 돌아간다.
-주변도 둘러보고..
요강바위와 일대를 돌아보고는 현수교 있는 데로 걸음을 옮긴다.
하늘길에서 보면 섬진강 줄기가 더 멋져 보인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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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강바위 일대를 돌아보니 문득 요강에 얽힌 생각이 난다.
<요강>
사람은, 아니 모든 생물은 먹고 싸야 한다.
신진대사가 이뤄지지 않으면 살 수 없다.
먹는 것이 쌀 (米:미)이라면, 그것의 최종 배설물 또한 변형물이 되어서 나온다. 분(糞) 이다.
똥을 영어로 덩 (dung)이라고 해서 우리말과 아주 흡사하다. 그런 낱말들이 몇 개 더 있지만.
쌀(米미)가 달라진 모습(米 +異이 => 糞 분) 분이다. 배가 아프면 불편하다. 편과 변(便)이 함께 쓰인다.
뒷간이란, 뒤를 보면 뱃속이 편해진다해서 생겼나? 우리말도 변소(便所)요, 칙간(<側간이다. ) 절에 가면 근심걱정을 풀어준다고 해서 해우소(解憂所)요, 손을 씻고 얼굴도 씻고, 세면소, 화장실. 이름도 많다.
이름이야 뭐든 똥싸고 오줌 싸는 것은 인간의 기본적인 생리.
우리는 화장실을 중히 여겨서 팥죽도 쑤어서 바치고.. 귀신도 달래야지. 탈이 없지,
그것의 처리 방법은 문명의 정도에 따라 다른 양상을 보인다.
신부가 시집을 가면 가마속에 넣고 가야하는 요강, (중세 유럽에서는 저자거리에서 휴대용 변기를 들고 다니면서 돈 받고 볼 일보게 했다기도 하고, 하이힐의 유래가 오물을 피하기 위해서라는 둥...) . 뒷간과 무엇은 멀 수록 좋다는 말처럼, 캄캄한 밤중에 볼일보러가는 일은 참으로 힘든일이니 특히 아녀자나 노인에게는 , 편리한 요강의 필요성은 절실하였을 것이다.
요강을 깨끗이 관리하는 일은 여자들의 중요 일과 중의 하나이었다.
요강의 종류도 다양하다. 놋쇠로 만든 것, 사기로 만든 요강까지, 양은으로, 스텐으로,,,
백제시대에 사용했던 남자들 간이 소변기는 호자(虎子)라는 이름으로 부여박물관에서 볼 수 있다.
그럴듯한 이야기를 만들어서 기억하기 쉽게 하기도 하지만, 역시 남자는 호랑이 같은 것을 좋아하나 보다.
(군대에서는 '쳐먹은' 맥주병을 호자처럼 이용하는 못된 친구도 있었지만, )
-호자의 유래를 살펴본다.
영어 풀이도 재미있다 . '호랑이 모양 화장실 단지'라는 뜻의 ..
익살스럽게 만드는 인간의 미적 의식이 재미있다.
잠시 배설의 즐거움을 가져본다.(카타르시스)
반대로 불편함도 겪어봐야 하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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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강바위 탐색을 끝내고 현수교쪽으로 올라간다.
여기저기 돌탑을 쌓아놓은 곳이 많다. 왜 그리도 탑을 쎃는 걸까?
현수교를 찾아 올라간다.
2010년에 개통했다는 현수교( 길이 107m 폭 2.4m)를 건너서 휴게소 정자가 있는데 까지 가본다.
-현수교 끄트머리에 있는 안내도를 읽어본다. <여지도>에서 따온 순창군 자료를 돌에 새겨 놓았단다.-
옛지도 보기가 쉽지가 않다.. 한자에, 그것도 필기체에 속자에 . 현대인들이 읽기에는 애를 먹일듯..
그래도 주섬주섬 꿰맟춰 본다.
휴게소에 앉아서 잠시 목도 축이고 , 간식도 먹고...
(하늘길 편은 용궐산 2편에서 계속됩니다)
(2023.09.8일 자부리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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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로의 고속도로에서 본 일몰 모습.
(호남고속도로 전주를 벗어나자 확 펼쳐지는 호남평야지대 그 위로 뉘엿뉘엿 지는 해를 바라본다.
20시에 원점 회귀한다.)
첫댓글 요강바위 옆에 남원양씨 집성촌 한번 가보시기 바랍니다. 재미있는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