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120 아나타삔디까와 여신
아나타삔디까는 황금 오천오백만 냥을 들여서 유명한 제따와나 승원(기원정사)을 지어 부처님께 헌납한 사왓티의 부호였다. 그는 매일 세 차례씩 부처님께 공양을 올렸다. 아침에는 잘 쑨 쌀죽을 가지고 가서 부처님께 올렸고, 점심때는 그날에 알맞은 음식을 준비하여 부처님께 공양했으며, 저녁때는 꽃이나 향, 향수 등을 가지고 와서 부처님께 올리고 설법을 들었다. 그런데 1천8백만 냥을 친구에게 빌려줬는데 받지 못해서 그는 가난해지고 말았다.
그렇지만 그는 수다원이었으므로 부처님과 가르침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가난해진 다음에도 여전히 매일 부처님을 찾아뵙고 있었는데 가지고 갈 물건이 없었다. 그래서 그는 생각다 못해 자기 논에서 흙을 파가지고 가서 승원의 꽃나무 주변에 쏟아 놓고 오는 등 보시에 아주 철저했다. 그의 사정을 아주 딱하게 여긴 그의 집 대문을 지키는 여신이 아나타삔디까 앞에 나타나 이렇게 말했다.
“저는 당신의 집 대문을 지키는 여신입니다. 당신은 지금까지 당신의 재산을 모두 고따마 사문에게 바쳤습니다. 당신은 자신의 장래를 생각하지 않았으며, 이제 아주 가난하게 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니 이제는 더 이상 고따마 사문에게 보시하지 마시고, 당신의 장래를 생각하십시오. 그래서 다시 부자가 되십시오.”
이런 말을 들은 아나타삔디까는 버릇없는 소리를 함부로 한다고 크게 꾸짖고 그를 아예 내쫓아 버렸다. 아나타삔디까는 이미 수다원이었고 그의 가족들도 성자였다. 그래서 여신은 그들의 성스러운 힘에 대항할 수 없었다. 그리하여 여신은 결국 그가 살던 곳에서 떠나 갈 수밖에는 없는 형편이 되었다. 아나타삔디까의 집에서 쫓겨난 여신은 갈 곳이 없었다. 그래서 그는 제석천에게 가서 자기 사정을 하소연했다. 그러자 제석천이 말했다.
“너는 먼저 아나타삔디까를 위해 좋은 일을 하도록 하여라. 그런 다음 용서를 빌면 될 것이다.” 여신은 제석천에게 “내가 무슨 방법으로 주인을 위해 좋은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라고 질문하자 제석천은 이렇게 말했다.
“아나타삔디까는 1천8백만 냥의 황금을 어느 장사꾼에게 빌려준 일이 있다. 그런데 그 장사꾼은 아직 그것을 아나타삔디까에게 돌려주지 않고 있다. 그것을 네가 받아다가 돌려주어라. 그리고 아나타삔디까의 조상이 1천8백만 냥의 황금을 땅에 묻어 둔 것이 있었는데, 그 돈은 홍수에 떠내려가서 지금은 어느 바라문에게 가 있다. 또 주인이 없는 재산으로 황금 1천8백만 냥이 바다 속에 있으니 네가 네 신통력으로 그것들을 모두 찾아서 아나타삔디까의 창고에 가득 채워 놓도록 해라. 그런 다음에 용서를 빌면 용서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자 여신은 이 일을 다 처리했고, 아나타삔디까는 다시 억만장자가 되었다.
대문을 지키던 여신은 자기 주인에게 제석천의 충고를 받고 자기가 이같이 재산을 찾아드린 것이라고 사실을 고했다. 그러자 아나타삔디까는 놀라, 그 여신을 데리고 부처님께 가서 인사를 올렸다. 부처님께서는 그들에게 이렇게 설법하셨다.
“악한 사람도 그 악의 과보인 고통을 오래 겪지 않는 경우가 있느니라. 그리고 착한 사람도 그 선의 과보인 행복을 오래 누리지 못하는 경우가 있느니라. 그렇지만 그것을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고, 시간이 지나면 그 과보는 어김없이 나타나고 마느니라.”
이어서 부처님께서는 게송 두 편을 읊으셨다.
119.
악행의 결과가 나타나지 않을 때까지는
악인도 행복을 누린다.
그러나 악행의 결과가 나타나면
악인은 괴로움을 겪는다.
120.
선행의 결과가 나타나지 않을 때까지는
선인도 불행을 경험한다.
그러나 선행의 결과가 나타나면
선인은 행복을 누린다.
부처님의 이 설법 끝에 아나타삔디까의 집 대문을 지키던 여신은 수다원이 되었다.
119.
It may be well with the evil-doer as long as the evil ripens not. But when it does ripen, then the evil-doer sees (the painful results of) his evil deeds.
120.
It may be ill with the doer of good as long as the good ripens not. But when it does ripen, then the doer of good sees (the pleasant results of) his good deeds.
참고 자료
1. 전재성 역주, 『법구경-담마파다』, 한국빠알리성전협회, 2008.
2. 거해스님 편역, 『법구경 1』, 샘이 깊은 물, 2003.
3. 난다라타나 스님, 위말라키타 스님 옮김, 『팔리어 직역 법구경』, 佛사리탑, 2008.
4. 무념/응진 역, 『법구경 이야기 2』, 옛길, 2008.
5. 한국마하시선원, 『수행독송집』, 한국마하시선원, 2014.
6. 빤디따라마 서울 명상센터, 『예경독송문』, 빤디따라마 서울 명상센터, 2008.
7. Ācharya Buddharahhhita, 『Dhammapada』, Buddha Vacana Trust, Maha Bodhi Society,
Bangalore, India, 1986.
8. http://cafe.daum.net/sukhatawya
9. http://www.accesstoinsight.org/tipitaka/kn/dhp/dhp.08.budd.html
10.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berkt95&logNo=113990320
11. https://tipitaka.fandom.com/wiki/Dhammapada_Verses_119_and_120_-_Anathapindikasetthi_Vatt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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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hammapada Verses 119 and 120 - Anathapindikasetthi Vatthu
The Story of Anathapindika
While residing at the Jetavana monastery, the Buddha uttered Verses (119) and (120) of this book, with reference to Anathapindika, the famous rich man of Savatthi.
Anathapindika was the donor of the Jetavana monastery, which was built at a cost of fifty-four crores. He was not only generous but also truly devoted to the Buddha. He would go to the Jetavana monastery and pay homage to the Buddha thrice daily. In the mornings he would bring along rice gruel, in the day-time some suitable rich food or medicine and in the evenings some flowers and incense. After some time Anathapindika became poor, but being a sotapanna he was not shaken by misfortune, and he continued to do his daily acts of charity. One night, the spirit guarding the gate to the house of Anathapindika appeared to him in person, and said, "I am the guardian of your gate. You have been offering your property to Samana Gotama with no thoughts of your future. That is why you are now a poor man. Therefore, you should make no more offerings to Samana Gotama and should look after your own business affairs and get rich again"
Anathapindika drove the guardian spirit out of his house for saying such things, and as Anathapindika was a sotapanna the guardian spirit could not disobey him and so had to leave the premises. He had nowhere to go and wanted to return but was afraid of Anathapindika. So, he approached Sakka, king of the devas. Sakka advised him first to do a good turn to Anathapindika, and after that, to ask his pardon. Then Sakka continued, "There are about eighteen crores taken as loans by some traders which are not yet repaid to Anathapindika; another eighteen crores buried by the ancestors of Anathapindika, which have been washed away into the ocean, and another eighteen crores, which belong to no one, buried in a certain place. Go and recover all these wealth by your supernatural power and fill up the rooms of Anathapindika. Having done so, you may ask his pardon". The guardian spirit did as instructed by Sakka, and Anathapindika again became rich.
When the guardian spirit told Anathapindika about the information and instructions given by Sakka, about the recovery of his riches from underneath the earth, from within the ocean and from the debtors, he was struck with awe. Then Anathapindika took the guardian spirit to the Buddha. To both of them the Buddha said, "One may not enjoy the benefits of a good deed, or suffer the consequences of a bad deed for a long time; but time will surely come when his good or bad deed will bear fruit and ripen".
Then the Buddha spoke in verse as follows:
Papopi passati bhadram
yava papam na paccati
yada ca paccati papam
atha papo papam passati.
Bhadropi passati papam
yava bhadram na paccati
yada ca paccati bhadram
atha bhadro bhadrani passati.
Verse 119: Even an evil person may still find happiness so long as his evil deed does not bear fruit; but when his evil deed does bear fruit he will meet with evil consequences.
Verse 120: Even a good person may still meet with suffering so long as his good deed does not bear fruit: but when it does bear fruit he will enjoy the benefits of his good deed.
At the end of the discourse, the guardian spirit of the gate of Anathapindika's house attained Sotapatti Frui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