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6번째 공룡능선
# 15번째 혼산
# 열여섯시간
# 하워드가드너다중지능
공룡능선 36번째를 준비하며 생각이 많아진다. 긴 산행 혼자 잘 할 수 있으려는지 내 몸이 버텨낼 수 있겠는지 걱정이 앞선다.
시각적 통찰력
최대한 짐을 거볍게 꾸려보려 한다. 중등산화에서 경등산화로 바꿔 신었다. 물병도 보온병에서 프라스틱으로 식사도 간단하게 빵하나 김밥 한줄 간식으로 오랜지 두개를 까서 가벼운 통에 정리 하였다.
그건 그렇구, 산행 운행을 어떻게 할지가 최대 관점이다. 비선대에서 시작하며 마등령 삼거리가 최대 변수다. 되도록이면 힘 덜 빼고 에너지 비축 하기로 한다. 마등령, 마의 구간이다. 그리고 공룡능선은 그냥 몸이 시키는 대로 충실히 가면 된다. 마등삼거리에 도착하니 벌써부터 영혼이 탈탈 털렸다. 음식이 넘어가질 않는다. 따뜻한 물 한모금이 절실하다. 초반서 부터 힘들다.
자연친화지능
삼거리에서 왼쪽 공룡능선으로 오르기 시작이다. 이제 되돌릴 수 없는 공룡의 등짝에 올랐다. 또 오르막 내리막을 반복하고 긴 철봉에 몸을 맞긴다. 이 구간들 정말 싫다. 구십도 절벽을 봉에 메달린채 꺼꾸로 내려가야 한다. 가볍게 발을 디디면 되는데 무서운 생각이 먼저 든다. 마등 삼거리 도착전 공룡능선의 환상적인 아름다움은 저리가라다. 돌 능선을 수도 없이 반복해야 하는걸 인지해서 인지 몸이 받아들이기 시작이다. 천천히 걷는다.
인내력지수
나한봉을 지나며 사진도 찍어달라 요청, 큰새봉까진 그럭저럭 걸을만 하다.
그 지루한 1275봉을 지나며 체력에 한계를 느낀다. 봉 주변의 솜다리 몇컷하고 포기했다. 공룡바위, 촛대바위에서 젊은이들 다 하는 짓을 한참을 쳐다보았다. 나도 몇컷 했다. 아마도 누구 동행이 있었다면 따라 라도 해보았을 것이다.
저멀리 하늘 꼭대기 신선봉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신선들만 갈 수 있는 구간처럼 말이다. 순간 ’헉‘ 하고 숨이 막혀온다. “아 저길 올라가야 하는 구나”, 돌길을 오르고 내리고 병목구간의 연속이다. 다행이다 싶다. 의도하자 않게 좀더 쉴 수 있으니 말이다. 이렇게 인생은 의도치 않았던 구간들이 곳곳에서 돌출 된다.
개인이해,
뜨거운 태양아래 첫 동네, 마등 삼거리에서 썬크림을 덧 발랐다. 걷는 내내 이야기 할 사람이 없으니 생각만 가득하다. 썬크림을 발라야 할텐데…, 오르고 오르고 또 오른다. 다행이 나무가 숲을 이루고 그 오르막을 숲 가림막이 썬크림을 대신해 준다. 한낮의 태양이 바로 정수리에 쏟아진다. 돌산에 앉아 있는 너희들은 뭐니? 그늘 한점 없다. 그래도 여전히 인생샷에 열중이다. 몇컷하고 다시 내리막을 준비한다.
젤 싫어하는 직각 70m 봉이 기다리고 있다. 봉 타기전 스틱 정리를 해야한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직벽봉, 짦은 다리가 안 닿을 때도 있다. “거기 남자분 누구 한분 기다려 주실래요?“ 그래서 기다린 분이 외국인, 뭐라뭐라 이야기 하는데 본인이 한국어를 못해 미안 하다고 했다. ‘단어를 조합해 보니…‘
다 내려 갈때까지 기다린 사람도 외국인 이었다. 난 Thank를 연발하며 눈 마춤을 했다. 이 구간이 지나면 이제 편한 길의 연속이다.(사실은 내리막 이 구간은 집중력이 필요한 구간이다.)
문제 해결 능력
내친김에 무너미에서 바로 내려 가기로 한다. 새벽부터 종일 먹은게 없다. 입맛에 맞는건 다행이 오렌지다. 빵도 한쪽 뜯다 배낭안에, 김밥은 들춰 보지도 않았다. 쵸콜릿바 한입, 커피, 물 벌컥벌컥, 내려오며 더 멈칫거리지 않았다.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이다. 신발을 벗고 발을 물에 담갔다. 뼈속까지 시린 천불동 계곡의 상류, ‘으아 발시려’를 연발하며 몇번을 반복해서 넣었다. 내리막 길, 양말을 갈아 신는다. 한결 편해졌다. 이제 8km 내리막을 끝없이 걸어야 한다.
거의 산타는 사람들이 제일 싫어하는 구간이다. 지루하고 지루하고 또 지루하다. 다행이 며칠전 비가 내려 수량이 넘쳐 난다. 계곡에 폭포가 저절로 형성되고 그 아름다운 천당폭포가 기다리고 있다. 쫘~악 풀리는 영혼, 시야가 밝아지고 이제 반은 내려왔다는 안도감에 오랫동안 참았던 육체적 배설을 해결한다. 몸과 맘이 편해지기 시작이다. 남은 오랜지 다 먹어 치웠다. 배설 걱정 없다.
과제해결 능력
3.5km 이 구간 진절머리 난다. 비선대 까지만 내려가면 소공원까지 뛰어 내려갈거 같았다. 사실 빠르게 내려갔던 적이 있었으니 말이다. 처음으로 느끼는 이 몸 상태는 뭐지? 허리, 고관절, 어깨 모든 상태가 않좋다. 비선대를 지나 시멘트길, 발을 디딜 때마다 고관절에 그대로 전해온다. 그때까진 몰랐다. 삼중바닥 증등산화를 신었어야 했다. 그 하중이 몸 전체로 전해지고 있었다. 중량을 줄인다는 목표로 등산화 무게까지 줄였던게 문제였다. 이 부분은 다음번 산행에 다시 시도해 보아야 한다.어떻게 해야 할지…
양폭에서 부터 시원한 얼음물이 간절했고 캔맥주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소공원에 도착하면 아이스크림 하나 사 먹어야지 !!!, 했지만 그건 생각 뿐, 육신에 전해지는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일단은 몸을 차량에 안착 시켜야 했다. 앉으니 살거 같다. 앉으니 맥주 생각이 더 간절했다.
배낭을 멘 채 맥주500m 2캔에 게맛살까지 샀다. 종일 굶었는데 밥생각 전혀 없다. 오직 맥주만이 유일한 식량이다. 오자마자 맥주 한캔을 따서 벌꺽벌꺽 마시니 천국이 따로 없다.
캔 오백 하나를 마시고 하나를 더 땄다. 열여섯시간 메고 갔다 온 김밥이 배낭안에서 날 기다리고 있다. 마지막 캔 하나를 따서 김밥을 안주로 마무리를 하니 졸음이 쏟아진다.
아침에 일어나니 테이블 위에 마시다 만 맥주 한캔이 덩그러니 놓여있다.
그 위에 꿈결 같았던 열여섯 시간의 하루가 주마등 처럼 스치고 있었다.
*하워드 가드너의 다중지능은 내가 산행을 하며 무엇이 부족한지를 체크를 해 보았고 상황 분류를 하는데 적용을 시켰다. 또 깨닫게 된 것은 역시 대인관계 지능이 더 필요하고 다른 사람과 함께 동행하는 산행도 좋겠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첫댓글
역시 산행엔
굿이요
아니 혼산이면
혼자서...
음악 좋아요
네 예전에는 이곳과 용아장성에는 일반인은 산행을 할수 없는곳으로
혼자의 체력으로 16시간정도를 오르락 내리락 너덜지대를
외로운 투쟁으로 마음부터 단단히 먹고서 걸어야만 했었답니다.
오늘도 비가오는 새벽녁으로 잠시후에 수영강습을
가려고 기다리는중입니다.
좋은날 되세요.
고맙습니다.
@행운
비가 오나요
아직 밖엘 확인을 못해설랑
창문 좀 열어 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