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밝게 더 기쁘게
이제 좀 추워졌으니까 단풍도 잘 들고 낙엽도 떨어지고 멋들어진 가을이 될 것 같습니다. 보통 남자들이 가을을 더 많이 탄다고 하는데 저도 산에서 지는 낙엽을 볼 때나 호숫가에서 바람에 일렁이는 수면을 볼 때면 우수에 젖어들곤 합니다. 예전에는 어줍잖게 시도 쓰고 읽곤 했는데 요즘에는 그런 감성이 잘 안 나오고 감수성이 떨어지는 것 같아서 좀 서글프기도 합니다.
그런데 오늘 독서를 보면 시인처럼 표현하는 바오로 사도를 볼 수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 별처럼 빛날 수 있도록 하십시오.” 참 시적인 표현이지요. 그럼 왜 이런 말이 나오게 되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어제 독서에서 그리스도 찬가를 통해 바오로는 예수님의 마음을 간직하라고 합니다. 그리고 오늘 독서에서는 우리들의 구원을 완성하기 위해 성화, 거룩하게 될 수 있도록 노력하라고 권합니다.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여러분 자신의 구원을 위하여 힘쓰십시오.”
여러분은 구원을 받았습니까? 이게 뭐 묻고 따질 것이 있을까... 개신교 신자들 같으면 대번에 “예, 저희는 구원 받았습니다.”하고 말했을텐데... 여러분은, 우리들은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 구원공로를 통해 이미 구원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아직 완성된 것이 아닙니다. 구원이 완전히 이루어지고 완성될 때까지 나태하지 말고 계속 영적 성숙을 위해서 힘써야 합니다.
구원은 믿음으로 이미 시작되었지만 아직 완성되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들은 부단히도 노력하고 성화시켜 나가야 합니다. 거룩함은 추구하는 것입니다. 거룩하게 되도록 기도나 봉사, 선행, 희생, 용서, 격려, 위로 등을 통해, 그리고 성경을 자주 읽고 미사에 참여하고 계속 배우려 하면서 하느님의 거룩함에 다가가고 간직하려 노력해야 합니다. 거룩함을 욕심내야 합니다. 그래도 모자랍니다. 그냥 알아서 하느님께서 주시겠지~ 하고 생각하면 안됩니다. 여러분들이 다가가지도 않는데, 뒤돌아 서 있는데, 가만히 있으면서 어떻게 거룩하게 되기를 바랍니까...
하느님께 다가가기, 바라보기가 두렵고 떨립니까? 당연한 겁니다. 그런 하느님이라고 해서 도망칩니까? 그러면서 성화되기를, 거룩하게 되기를 바라십니까? 그게 무슨 심보입니까... 바오로 사도도 두렵고 떨렸나 봅니다. 그래서 이렇게 말합니다. “그러므로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여러분 자신의 구원을 위하여 힘쓰십시오.”
예전에 선생님이 너무나 존경스러운데, 그건 누구나 인정할 정도로 다들 갖고 있는 마음인데 용기있는 아이들이 다가가고 그 존경스러운 인품을 배웁니다. 신부님이 존경스러워서 가까이 하고 싶은데 어렵고 불편하다고 말도 안 건네면서 신부님이 자기에겐 말도 안붙인다고, 그러면서 신부님께 말붙이는 사람은 여시 취급을 합니다.
우리가 하느님께 경외심이나 존경심을 가지고 있는 만큼 두려움과 떨리는 마음은 당연한 겁니다. 우리가 이런 떨림을 가지고 피하면 주님이 사람이 되어 오신 의미가 없어집니다. 우리도 마중나가야지요. 엘리사벳처럼, 사마리아 여인처럼 말 붙이고, 마르타처럼 차려드리고, 마리아처럼 가까이 발치에서 들어야지요.
“하느님은 당신 호의에 따라 여러분 안에서 활동하시어, 의지를 일으키시고 그것을 실천하게도 하시는 분이십니다.” 하느님께서 활동하시게 하느님께 향하고, 하느님께 다가가고, 하느님의 마음을 담아야 합니다.
“무슨 일이든 투덜거리거나 따지지 말고 하십시오.” 이건 제가 말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 독서에 바오로가 한 말, 한 글자도 안틀리고 읽은 것입니다. 다가가기는커녕 몸도 돌리지 않고 주님이 날 안보시네, 날 안챙겨주시네, 외면하시네 하면서 거짓부렁 하는 교우들 너무 많이 봐 왔습니다. 제발 좀 투덜대고 따지지 좀 마십시오. 그럴 시간에 어떻게 주님을 볼까, 가까이할까 하고 고민하는 게 낫습니다.
여러분은 “비뚤어지고 뒤틀린 이 세대에서 허물 없는 사람, 순결한 사람, 하느님의 흠 없는 자녀가 되어, 이 세상에서 별처럼 빛날 수 있도록 하십시오.”별은 계속 똑같은 빛으로 비추는데 저 하늘에서 반짝거리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기류, 습도, 바람 때문입니다. 우리가 세상 풍파에 모질게 산다해도, 그것이 우리의 빛을 없애진 못합니다. 그것이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별은 그 자리에 그대로 박혀 있습니다. 오히려 세상풍파가 나를 더 반짝거리게 하는 겁니다. 우리들이 빛이 작을지언정, 비구름에 가려지고 바람에 흔들릴지언정 그것은 저 높은 곳에서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성화되려는 우리들의 노력이 빛으로 빛나길, 반짝거리길 빕니다.
첫댓글 성화되려는 우리들의 노력이 빛으로 빛나길, 반짝거리길... 아멘...
투덜대고 따지지말고 어떻게 주님을 가까이할까를 고민해봐야겠습니다
비뚤어지고 뒤틀린 이 세대에서 허물없는사람 순결한사람
하느님의 흠없는자녀가되어
이세상에서 별처럼빛날 수 있도록 하십시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