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레드삭스 구단은 12일(한국시간) 클리블랜드전이 끝난 뒤 "김병현이 트리플A 포투켓으로 내려가 예전 구위를 되찾는 데 주력하게 된다"고 발표했다. 불펜 대기와 마이너리그행을 놓고 고민하던 구단은 김병현과 팀의 장래를 위해 마이너리그에서 규칙적인 등판을 하면서 구위를 회복하는 것이 최선책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마이너리그행 옵션을 행사해 트리플A로 내려보냈다. 그동안 12명의 투수로 운영해온 보스턴은 13일 야수 1명을 올릴 예정이다.
김병현은 이로써 지난달 30일 팀에 복귀한 이후 12일 만에 다시 포투켓 유니폼을 입고 재활 과정을 밟게 됐다. 당시에는 부상자명단(DL)에 오른 선수였지만 이번에는 구단이 마이너리그행 옵션을 행사했다는 점에서 신분이 다르다. 또 5일 간격으로 선발로테이션을 소화하는 것이 아니라 3일 간격으로 2이닝씩 던지면서 투구밸런스를 잡고 시속 130㎞대 중반까지 떨어진 구속을 되찾는 데 힘쓰게 된다.
김병현의 트리플A행은 김병현과 테리 프랑코나 감독, 테오 엡스타인 단장 등 삼자가 합의해 결정한 사항으로 보인다. 프랑코나 감독은 11일 김병현이 3.1이닝 동안 6실점(4자책점)하는 난조를 보인 뒤 선발로테이션 제외를 발표하면서 "앞으로 어떤 결정을 하든 당사자와 협의한 뒤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엡스타인 단장은 김병현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를 재확인했다. 그는 구단의 결정을 발표하면서 "BK에게 마이너리그에 내려가 몸을 다시 만들 수 있는 옵션이 남아 있다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예전의 구위를 다시 찾아 위력적인 메이저리그 투수로 복귀할 것을 믿는다"고 밝혔다. 김병현으로서는 지난 2000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소속으로 처음 마이너리그로 내려간 이후 두번째 마이너리그행이 됐다. 당시에도 김병현은 부상이 아닌 구위의 문제로 마이너리그로 갔다.
김병현의 포투켓에서의 등판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11일 클리블랜드전에서 3.1이닝 동안 80구를 던졌기 때문에 주말께나 마이너리그 첫 피칭을 할 것으로 보인다. 김병현이 돌아올 때까지 브론슨 아로요가 보스턴의 제5선발로 활약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