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주관적 논리비약은 있으나 자신의 이야기를 이런 식으로 쓸 수 있다는 것이 재미있어서 퍼봅니다.
손석희
'인물 뜯어먹고 사냐'는 말이 있다. 인물 좋은 게 결혼상대의 조건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뜻일 게다. 그렇긴 하지만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인물이 좋아서 나쁠 건 없다. 손석희, 하면 우선 탄성이 나올 만큼 잘생긴 그의 용모가 떠오른다. 손석희는 그냥 잘생긴 것이 아니라 해맑게 잘생긴 미남이다. 싱싱한 양파를 몇 겹 벗겨놓은 것과 같은 해맑은 준수함이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예전에 ´알랑 드롱´이나 ´신성일´은 일세기에 한 명 나올까말까한 미남이라고 알려졌고 또 말 그대로 얼굴 하나로 출세한 사람들이다. 그러나 손석희는 ´알랑 드롱´이나 ´신성일´보다 훨씬 더 고급스럽고 지적인 미남이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필자가 십여년 전 손석희를 브라운관에서 처음 보았을 때 "저 얼굴이 내 얼굴이었으면..." 하는 도둑놈 같은 마음을 품은 적이 있었다. 40대 후반의 나이인 지금도 손석희의 해맑음은 빛을 바래지 않았다.
손석희는 얼굴만 빼어난 게 아니다. 매력적인 정신과 의사 정혜신은 손석희를 이렇게 평한다. "그는 군더더기가 없는 사람이다. 그의 멘트는 목표물을 향하여 공중에서 일직선으로 내리 꽂히는 매를 연상시킨다. 그만큼 간략하고 정확하다. 말하는 일을 직업으로 가진 사람 중 손석희처럼 언어의 절제미를 보여주는 사람도 그리 흔치는 않을 것이다. 그런 연장선상에서 그의 절제된 이미지와 깔끔한 진행, 그가 지닌 합리성과 논리적 비판에 매료되어 그의 팬을 자처하는 손석희 매니아도 적지 않다. 그들이 보여주는 애정의 강도는 단순한 스타와 팬의 관계를 뛰어넘는다."
이 정도면 극찬이라고 볼 수 있겠는데 나는 정혜신이야말로 손석희 매니아가 아닌가싶은 느낌이 든다. 재미있는 것은 정혜신이 손석희의 용모에 대하여는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손석희에 대한 숭앙심의 세련된 절제인가?
손석희는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방송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그는 이미 ´한국방송대상 아나운서 상´을 수상한 전력이 있으며 ´베스트 드레서 상´까지 받음으로서 방송인으로서의 역량이 안팍으로 절정에 달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얼마 전에는 MBC 아나운서국장으로까지 승진했다. 한마디로 승승장구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사람은 어쩌면 손석희일지도 모른다.
정동영
그렇다면.. 인물좋고 말 잘하는 앵커맨은 누구나 손석희처럼 성공할 수 있나? 현 여권의 차기대권 주자 1순위는 자타가 공인하는 정동영이다. 그 역시 인물 좋고 말 잘하는 앵커맨이었다. 만약 손석희가 정치판에 뛰어들면 정동영은 어쩌면 그 자리를 내 줘야 할지도 모르겠다. 손석희와 정동영은 인물 좋고 말 잘하는 앵커맨이 우리 사회에서 얼마나 빠르게 출세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그런데 나는 이계진과 한선교를 떠올리면서 인물 좋고 말 잘하는 앵커맨이라고 해서 누구나 다 손석희나 정동영과 같은 위치에 도달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주목하게 되었다. 이계진과 한선교도 인물 좋고 말 잘하는 앵커맨 출신이지만 손석희나 정동영에 비교하면 격이 한참 떨어진다. 왜 그런 차이가 생기는 걸까? 그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코드 때문이다. 손석희와 정동영이 현 집권세력과 코드가 잘 맞는 반면, 이계진과 한선교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손석희가 오늘날 가장 영향력이 큰 방송인으로 각광받게 된 이유는 그의 해맑은 용모, 언어의 절제미, 깔끔한 진행 등등도 한 몫 했겠지만 그것들은 사실 악세사리에 불과하다. 진짜 중요한 이유는 손석희가 현 정권과 코드가 잘 맞는다는 것이다. 다른 이유는 없다. 손석희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급작스런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한 것은 그가 MBC 노조위원으로 활동을 한 뒤부터다. 본인 스스로도 그 때의 상황을 "정치적 무뇌아로 입사한 뒤 무임승차로 노조에 참여해 얼굴이 팔렸다!" 고 솔직하게 고백하고 있다.
손석희가 일부러 얼굴을 팔기 위하여 노조활동을 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무슨 이유에선지 그는 좌파적 가치에 경도되었고 그런 그의 행보가 매스컴을 타면서 그의 인기는 급상승하며 상종가를 치기 시작했다. 그 이후부터 손석희는 노빠들을 비롯한 현 집권세력 지지계층에 가장 친근감을 주는 방송인으로 부각되기 시작했고 어느덧 공영방송 MBC의 간판스타로 자리잡게 되었다.
정혜신은 손석희를 극찬했지만 나는 솔직히 정혜신의 인물평을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 그녀의 인물평은 한마디로 "니 맘대로 쓰세요" 식의 전형적 글쓰기이다. 그녀는 역대 앵커맨들 중에 가장 뛰어난 인물이 손석희라고 여기는 모양이지만 나는 결코 그녀의 평가에 동의할 수 없다. 손석희는 용모가 가장 뛰어난 앵커맨일 뿐이다. 용모가 아닌, 아나운서가 가져야 할 품격과 자질로 따진다면 나는 이계진이야말로 가장 훌륭한 앵커맨이었다고 생각한다.
이계진
필자는 십여년 전에 우연히 TV를 보다가 이계진이 강원도의 어느 대학교 썰렁한 강의실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현역 방송인으로서의 실무 경험을 강의하는 것을 들으면서 크게 감동한 바 있다. 그 이전까지 나는 이계진을 그저 촌스럽고 어리버리한 사람쯤으로 착각하고 있었다. 아, 그게 아니었다. 자기 주머니를 털어서 학생들에게 간식을 사주며 함께 먹고 웃고 대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의 겸손함과 진솔함과 차분함, 그러면서도 매우 격조 높은 그의 인품에 크게 매료되었었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이계진은 단 한 번도 나를 실망시킨 적이 없다.
이계진은 국문학을 전공했는데 그래서인지 그가 펴낸 책들을 보면 정상급 작가에 조금도 손색이 없는 훌륭한 글솜씨에 감탄하게 된다. 특히 그의 저서 <아나운서 되기>라는 책은 아나운서를 희망하는 모든 학생들에게 바이블로 통한다. 또한 그가 정계에 입문하기 전에 진행하던 방송 프로그램들은 아직까지도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는 장수 프로그램들이다. 그가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다져놓은 탄탄한 기초가 아직까지 그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증거다.
이계진은 얼마 전 자신의 블로그에 <맨 앞자리에 앉은 국회의원의 비애>라는 제목의 삽화를 올려놓았는데 그 그림과 설명서를 보면 이계진이 얼마나 뛰어난 센스와 유머, 순발력을 지닌 사람인지를 알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손석희는 이계진에 한참 못 미친다.
이계진이 만약 현 집권세력과 코드가 맞아 열우당을 택했다면 그들은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는 인기를 누리고 있을 터이다. 그건 안 봐도 비디오다. 그러나 이계진은 ´인기´를 버리고 자신의 ´소신´을 택했다. 이계진은 "열우당과 민노당의 정강정책은 자신과 잘 맞지 않지만 보수주의, 시장원리, 자유경쟁 등을 추구하는 한나라당의 정강정책이 자신과 잘 맞는다" 면서 한나라당을 택했고, 한선교 역시 "노 대통령과 그 추종세력들과는 코드가 맞질 않기 때문에 내 스스로도 한나라당을 찾아간 것" 이라고 밝혔다.
이 나라에서는 현 집권세력과 코드를 못 맞추면 그 누구도 견딜 재간이 없다. 김수환 추기경은 과거 군사독재 시절, 민주화를 열망하는 모든 국민들에게 거의 정신적인 지주였다. 그러나 그분이 현정권의 좌파적 가치에 우려를 표명했을 때,「서프」는 "저 늙은이 대갈통이 저렇게 밖에 안 돌아가나?" 라고 극언을 퍼부어 댔었다.
결론을 말하자! 손석희와 이계진, 이 두 사람은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할 수 없는 나름대로의 개성과 장점이 있다. 그러나 필자가 모든 것을 종합하여 비교 판단했을 때, 손석희는 이계진에 한참 못 미친다. 그러나 손석희와 이계진이 누리는 인기는 그와는 정 반비례한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결과물은.. 그 놈의 코드 탓이다. 손석희가 만약 현 집권세력과 코드를 맞추지 않았다면 인터넷에서 어떤 평가를 받았을까? 모르긴 해도 ´얼굴만 반반한 무뇌아´ 란 조롱을 듣고 있을지도 모른다. <화씨 911>에서「마이클 무어」감독이「브리트니 스피어스」를 조롱했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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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들이 철모르고 뛰쳐나와 떼거지로 몰사하였다네요
조금 늦게 나왔어도 되는 일이었지만 , 뭐 ....., 볼게 있다고 나와서는
비명횡사 했는지 모를 일입니다
첫댓글 아나운서들도 너무 일찍 설치면 비명횡사한 개구리 신세되는 사람 많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