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태풍 제비가 일본열도를 강타한 후 지진까지 겹쳤다.
북해도가 강진으로 발전소가 스톱하자 온 천지가 암흑천지로 변했다.
블랙아우트(Blackout)란 전원이 나가 깜깜한 상태를 말한다.
내가 해군에 있을 때 하마터면 블랙아웃트가 발생할번 하였다.
DE를 타고 동해에 출동을 나갔다가 묵호에 들러 연료를 공급받았다.
다시 경비업무를 계속하다가 도중에 진해에 연료를 재보급 받기 위해 들렀다.
모항에 들어오니 중사이상인 영외거주자는 오랫만에 들어왔다고 상륙하였다.
나는 소위때라 당직에 걸렸다. 기름을 다 받으면 오후 4시쯤 다시 출동을 나가야 했다.
후부사관실에서 혼자 책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전등불이 나갔다.
침실은 모두 백열등이었다.
전깃불이 나가다니.... 후다닥 일어나 기관실로 달려갔다.
그리고는 전부 후부를 연결하는 스팀 공통라인 밸브를 잠그고
보일러드럼의 메인스팀스팀밸브를 잠궜다.
그리고는 전부 기관실에 내려갔더니 하사 1명과 수병 한 명이 보일러 앞에서
꺼진 불을 다시 붙일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그러나 불은 붙지 않았다.
기름을 묻친 불쏘시개에 불을 붙혀 버너에 불을 붙혀보려고 하였으나 허사였다.
기름을 받아 조사해보니 묵호에서 받은 연료중에 해수가 섞인 것이었다.
연료공급업자들이 연료량을 속일려고 연료에 해수를 탔던 것이다.
까딱했으면 블랙아웃트가 발생하여 데드쉽이 될번 하였다.
다행히 발빠르게 조치한 탓에 보일러 스팀 드럼에 남은 스팀으로 레시프로케이팅 연료공급펌프를 구동하여 보일러를 살릴 수가 있었다.
일반 상선에서는 디젤 발전기가 보통 3세트가 있다.
항해중에는 그 중 한 대만 운전하고 정박중에 하역을 할 때는 2대 병렬운전한다.
부하가 낮을 때는 한대로 운전하고 부하가 클 때는 2대병렬운전한다.
발전기 배전판에는 발전기가 감당 못할 큰 부하가 걸리면 선택적으로 스위치가 떨어지는
프리퍼런스 트립 스위치가 붙어 있다. 덜 중요한 기기로 가는 파워가 자동으로 떨어지도록 되어 있다.
정부가 탈원전정책을 고수하면서 지난 여름에 전력수요가 커지자
원전을 가동했다고 한다.
또 예비율을 잘못산정하여 전력피크치를 감당하지 못하여 블랙아웃트가 일어날번도 하였다고 한다.
전력은 국가의 심장이라고도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비전력도 제대로 산정할 줄 모르는 정부가
신재생 에너지 비율을 높인다고? 소가 웃을 일이다.
멀정한 숲을 잘라내고 거기에 태양광시설을 설치하여 비가 오자 산사태가 나서 계곡이 생겼다고 한다.
가만이 있으면 50점이라도 받을 것을 모르면서 아는체 하다가 산통 다 깨지게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