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3일 토요일, 김해국제공항 국내선 2층 약국앞에 4시 40여 분이 되어서 한라산을 오를 친구가 다 모였다.
6시 30분 비행기라 3층 식당으로 가서 간단하게 자장면과 탕수육으로 소주를 한 잔 하면서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이야기꽃을 피운다.
6시가 다 되어가면서 탑승수속을 준비하는 데, 이게 무슨 해프닝이고 날벼락인가.....
권미선 총무의 비행기표가 없는 게 아닌가......
이렇게 황당할 수가 있나.
부산일보 산악회에서 실수로 권양의 표는 예매를 안 한 것이다.
하필이면 남자친구도 아니고 여자친구의 표를.....나도 처음에는 당황을 했지만 권양은 얼마나 놀랬을까?
제주항공의 표는 아예 없고, 다행스럽게도 아시아나 항공의 7시 20분 비행기표는 있어 안도의 한숨은 쉬었지만 권양한테 미안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
우리 산악회의 영원한 총무인 로즈마리는 처음에 엄청 당황했으리라.....
제주도에서 다시 만나니 김해공항에서 아시아나 항공을 기다리며 남자화장실만 안 가고 다 갔다고 하니......얼마나 불안하고 지겨웠을
까?
우리가 먼저 제주공항에 도착하여 신제주에 있는 라자호텔에 휴식을 취하고 있으니 우리의 영원한 맏형 김양곤 친구가 제주공항에서 권
미선 양을 기다리고 있다가 만나서 호텔로 들어서니 그리 반가울 수가 없다.
어디를 가나 우리의 맏형은 확실히 책임감이 강한 친구임에 다시 확인하는 순간이다.
8인(김양곤, 김정대,오세식,황정규,신재기,공상규,오정희,권미선)의 한라산 용사들이 식사를 위해 실미도 횟집에서 제주도산 회와 매운
탕으로 저녁을 먹으면서 내일의 산행을 위해 영양보충을 한다.
한 잔의 술에 우정을 나누고, 한 잔의 술에 친구들의 고운 마음을 생각하면서 주거니 받거니 하니 잘도 넘어간다.
10시 30분이 되어 횟집을 나와 숙소로 향한다.
내일의 산행을 위해서 이야기 보따리는 다음에 풀기로 하고 11시 30분이 넘어서야 잠자리에 들었다.
옆에서 코고는 소리에 제대로 잠도 못 잤지만 그래도 친구들과 1박 2일로 비행기를 타고 산행을 할 수 있다는 게 고마울 뿐이다.
처음 한라산 산행을 공고 할 때는 과연 몇 명이 갈 수가 있을까 걱정을 했는 데......
나로서는 2003년 12월에 산행을 했기에 신비감은 덜 했지만, 친한 친구들과 같이 산행을 한다는 것은 또 다른 감흥이 아닐 수 없다.
아~~~~~~친구가 좋고, 산이 좋다.
양곤이가 좋고, 정대가 좋고, 세식이가 좋고, 정규가 좋고, 재기가 좋고, 정희가 좋고, 미선이가 좋고, 상규 너도 좋다.
마음맞는 친구들과 70살까지는 산행을 같이 할 수가 있기를 바란다.
내 개인적으로도 고희까지는 산행을 할 생각으로 체력을 단련하고 있으니 친구들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2월 4일 새벽 4시, 나이가 들었는 지 마음이 설레이는지 모두 잠이 깨었다.
주섬주섬 샤워도 하고 나서, 5시 40분에 아침을 먹고 6시 30분이 넘어서 관광버스로 한라산 국립공원 성판악지소에 도착하니 7시이다.
간단한 인사와 함께 7시 10분이 되어서 산행을 시작한다.
사라악대피소까지는 아주 완만한 길이라 모두 힘들이지 않고 오른다.
친구들과 오는 목적은 산행도 중요하지만, 사진도 찍고 정을 나누기 위해서이다.
그냥 산행만 한다면 친구들과 같이 올 필요가 없는 것이다.
쉬엄쉬엄 오르면서 사진을 찍기도 하니 진달래밭대피소에 11시가 되어 도착했다.
여기서부터가 본격적인 산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까지는 연습게임이고 본게임은 경사가 심한 곳을 올라야 산행의 진수를 알 수가 있다.
이곳에는 털진달래로 유명하여 진달래밭대피소로 작명을 하였으니 5~6월에 한 번 더 와야 할 것 같다.
아이젠과 스패츠도 차고 본격적인 설산 산행을 준비하는 곳도 여기다.
보통 1800미터 이상에서 자라는 우리나라 고산식물인 구상나무의 군락지가 눈과 더불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사진에 나와 있는 나무가 구상나무이다(주목과 비슷하다)
진달래밭대피소를 지나니 가다가 쉬고, 가다가 쉬고, 가다가 사진을 찍고, 사진을 찍으면서 정상에 올라서니 12시이다.
정상에 서니 2003년에 오른 추억이 되살아난다.
그때도 오늘처럼 날씨가 따뜻하여 산행하기가 좋았는 데, 오늘도 입춘이라 날씨가 우리를 도와주는 것 같다.
파란풍선 오빠야는 눈산은 추워야 추억거리도 많다면서 아쉬움을 표시하지만.....
나로서는 친구들이 산행을 무사히 마쳐 조그마한 안전사고도 안 나는 게 최고의 목표이다.
날씨가 좋든지, 나쁘든지 간에 무조건 집으로 무사히 그리고 즐겁게 귀가를 하는 게 나의 책임이다.
건강한 몸으로 각자 가정으로 돌아가야 부군한테, 부인한테 사랑을 받을 수가 있다.
나도 미안한 마음이 없고.....
날씨가 쾌청하여 정상에서 분화구인 백록담을 다 구경할 수 있다는 것도 복이다.
안개가 끼이는 날은 백록담의 바닥은 보기가 힘이 드는 데, 오늘 우리 친구들은 모두 선한 사람이라 하늘에서 복을 많이 내려준 것이다.
정상에서 도시락을 먹어도 춥지가 않아 봄날씨 같다.
1시가 되어서 관음사쪽으로 하산을 시작한다.
등산은 항상 하산시에 대부분 사고가 나니 조심해서 내려가기를 당부한다.
특히 급경사길에는 더더욱 조심을 해야만 한다.
용진각대피소를 지나고 탐라대피소를 지나도 끝이 없다.
용진각대피소 옆에는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하는 산꾼들이 많다.
우리 친구들도 언젠가는 모닥불 대신에 랜턴불로 밤을 밝히는 텐트의 밤이 오겠지......
관음사 주차장에 도착하니 4시 10분, 장장 9시간을 걸었다.
보통 8시간이면 산행을 마칠 수가 있지만 우리는 사진도 많이 찍고 천천히 올라 시간이 조금 더 소요가 되었다.
우리 여자친구들의 영원한 우상인 오뺘야는 사진기와 티카까지 2개를 친구들을 위해 준비를 하였으니 항상 고마운 마음 뿐이다.
사진작가는 어디를 가더라도 "빛의 예술"의 마력에 힘이 드는 것도 모르는 것이다.
하산을 끝내고 권총무가 사가지고 온 캔맥주, 이 맛으로 산행을 하는 것인 데......
산행후에 한 잔의 맥주가 없으면 무슨 낙으로 산행을 한단 말인가.
5시가 넘어서니 후미가 다 내려와 관광버스로 공항근처로 이동하여 우리는 희락식당에서 갈치구이로 저녁을 먹으면서 산행이야기로 회포
를 푼다.
산꾼이 어디를 가더라도 산이야기말고는 다른 화제는 재미가 없는 법이다.
오늘 제주도 한라산에 동참을 못 한 친구들은 후회가 될 맘큼 행복한 이틀이다.
난생 처음 제주항공의 여객기도 타보고......
특히 권총무는 갈 때는 본의 아니게 아시아나 항공기를 타고 올 때는 같이 제주항공을 타고......
권총무처럼 약속에도 없는 해프닝이 일어나니 더 추억거리가 생기는 것이다.
대구 팔공산에서 점심식사 시간에 헬기사건처럼......
제주공항에서 7시 50분 제주항공으로 부산에 날아오니 왠지 겁이 난 것도 사실이다.
여객기가 꼭 어린애 장난감처럼 작아서.....
밑을 보니 비행기가 추락하면 어떻게 하나 하는 생각도 들고.....
다음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작은 비행기는 타고 싶은 마음은 없다.
74인승 "Q400" 기종을.....
8인의 건각들, 이틀동안 고생 많았다.
다음 번개산행은 서울의 북한산으로 또 1박 2일을 한 번 할까 한다.
오늘 산행한 친구들은 또 갈 것이지?
특히 여자친구로서 허물없이 산행에 참석한 오정희 양, 권미선 양 너무 고생 많았다.
다음에도 자주 가자.
권양 때문에 비행기 해프닝도 겪었으니 이래저래 추억이 많은 한라산 산행이다.
모두들 건강하고, 다음에 또 북한산에 우정을 나누자.
정은 나누면 나눌수록 커지는 것이다.
사랑은 하면 할수록 달콤하듯이, 친구는 만나면 만날수록 정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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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인의 건각들, 한라산을 오르다
공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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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18
07.02.05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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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한라산에서 추억을 나눈 친구들, 모두 고생 많았고 고맙다고 인사를 전한다. 그리고 우리 친구들, 번개산행도 많이 참석했으면......힘은 사랑에서 솟아나오는 것이다.
이틀 동안 친구들을 위해 모든 예약및 준비등 뒷 치닥거리를 해준 공대장 항상 너무 고마웠다.공대장이 있으므로 우리 동기들의 생물학적 나이는 점점 더 젊어지는 것 같다.다음에는 5~6월경 지리산 종주를 한번 계획하자.
ㅎㅎ 로즈마리가 황당했겠다. 수고들 하셨습니다.
공대장님 덕분으로 정말 즐겁고 재미있는 산행 했습니다.제일 높은 한라산을 힘도 안 들이고 가까운 산에 가듯이..처음엔 민폐 끼칠까 걱정 했는데 친구들과 우정을 나누면서 정대랑 재기친구의 우스개 소리에 가뿐하게....
권총무 한라산행을 축하한다. 대단하요.
권총무 오양은 맨입에 재미있는 야기 못해준다카네 한잔 살까?..ㅎㅎㅎ
비행기 표를 구할 수 있어 다행이었지만, 50분 동안 혼자서 비행기를 기다린 로즈마리님이 얼마나 놀라고 당황했을까~~~ 눈 산행이라 힘들었을텐데 한라산 종주하느라 우리 친구님들 모두 고생많았습니다~~~
이번 여행은 인연이 닿지않아 함께하지 못했네 공대장 말로 산은 그자리에 있으니 다음 기회에 하기로 하고 무사히 즐거운 여행하고 왔다니 고맙네 로즈마리님 졸지에 미아되어 똘똘마리 될번했네--아서라-- 제주도는 눈이 많이 왔다든데 다음 만나 한라산행 무용담 많이 들려주게나--고생했네 그려--
이번 번개산행 의견을 제시한 부산회장님 산행준비를 하느라 수고한 공대장님 영원한 아가씨 오정희.권미선양,오세식.황정규.신재기친구 덕분에 걱정했던 장거리산행 무사히 잘 다녀왔읍니다.우리의 건강과 우정을 다시한번 확인할수 쌓을수 있는 좋은 여행이었습니다.친구들 행복과 건강 함께하기 바랍니다.
착한 사람들은 산을 좋아하고 지혜로운자들은 바다를 좋아한다는 말처럼 착하고 지혜로운 울님들이기에 아무 탈없이 무사히 다녀오셨네요..좋은 추억들 재미있는 이야기 두고 두고 들려 주세요~~
무슨 얘긴지 모르지만 한잔 사줄라 들어보게....
권총무 님, 언제 동화 아가씨 가게에 가서 한 잔 먹고 오자. 술값은 한라산 이야기로 때우고.....
둘둘대원님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