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장로(長老)란
반드시 나이 많은 것만이 아니다.
얼굴이 주름지고 머리털이 희어도
그것은 하염없이 늙었다 할 뿐.
(법구경)
당나라 때의 시인 두보의 곡강시(曲江詩)에 '옛부터 칠십이 되도록 사는 것은 드물다.(人生七十古來稀)'고 하였는데, 초고령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는 현대사회는 칠십은 노인이 아닌 중년이라 불러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은 '백세시대'란 말을 별 거부감없이 받아들입니다.
그렇다면 백세시대를 목전에 둔 우리는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지 고민을 해보아야 합니다. 아함경에 '나이만 많다고 노인이 아니다'는 말이 나옵니다.
부처님께서 사위성 기원정사에 계실때였다. 제자 가전연존자는 여러 비구들과 바라나마을의 오니 연못 근처에 있었다. 어느 날 많은 비구들과 함께 옷 문제로 식당에 모여 있었다.
이 때 늙은 바라문이 지팡이를 짚고 서서 비구들에게 말했다. "그대들은 어찌하여 늙은 사람을 보고 인사도 하지 않고, 못 본채하고 앉으라고 말하지도 않는가?"
비구들의 가운데 앉아있던 가전연존자가 말했다. "우리들의 가르침에는 노인이 오면 서로 인사하고 공경하고 예배하며 자리를 양보하느니라."
"내가 보니 여기 있는 비구들 가운데 나보다 늙은 이가 없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런데 어떻게 그리 말할 수 있는가?"
"바라문이여, 나이가 팔십이나 구십이 되어 늙어서 머리는 희고 이빨은 빠졌더라도 젊은 이의 법을 가졌으면 그는 늙은 노인이 아니니, 나이 비록 스물 다섯살이 되어 젊었을지라도 노인의 법을 성취하였으면 그는 늙은 노인축에 들어가느니라."
"어떤 것을 늙었으나 젊은이라 하고 어떤 것을 젊었으나 노인 축에 든다고 말하는가."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며, 코로는 냄새 맡고, 혀는 맛을 느끼며, 몸은 촉감을 느끼므로 좋고 나쁜 것을 분별하여 애착한다. 이러한 다섯가지에 매달려 구속을 받으면 나이 들어 늙었으나 젊은이 이고, 구속을 받지 않고 자유로우면 비록 나이 젊으나 노인축에 든다고 한다."
이 때 바라문은 스스로 말했다. "존자가 말한 이치대로 한다면 내 나이 늙었지만 아직 젊은이고 당신들은 비록 나이 젊었지만 노인축에 속하는 이들이오."
참으로 의미심장한 가르침입니다. 노년의 넉넉함과 여유로움으로 가득한 행복한 노인이 되어지소서!
첨매인오 선사는 노래합니다. "바다에 바람 부니 큰 파도가 일 것을 알고 낚싯줄 거두어서 바위 끝에 걸어 두네. 하루 종일 무릎 구부린 채 깊은 잠에 빠지니 날아가는 해오라기 늙은 얼굴 스치는 줄도 모르네."
계룡산인 장곡 합장
첫댓글 노인에대한 글
감사합니다.
장곡스님 법문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