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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과 꿀벌의 다른 삶
베트콩 ・ 2020. 9. 9.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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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닭과 꿀벌의 다른 삶 ♡
새벽이 되면 닭들이 운다. 그런데 그날은 아직 새벽이 되기 전인데 닭들이 운다.
그것도 비명을 질러가며 울고 있다.
화들짝 놀란 주인은 닭장으로 간다.
그랬더니 무려
600마리가 죽어 있다.
원인은 금방 밝혀진다.
닭장 저쪽 구석에서 닭들의 천적(天敵)인 수리부엉이
한 마리가 닭 한 마리를 낚아채 여유롭게 먹고 있다.
수리부엉이 한 마리가 무려 600마리를 죽인 것이다.
아니 엄밀(嚴密)히 말하면 수리부엉이가 죽인 것이 아니라 닭들이 서로 먼저 살겠다고 출구 쪽으로 달려가다 압사(壓死)한 것이다.
수리부엉이는 한 마리만 죽이고 나머지 닭들은
동료 닭들이 죽인 것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희생(犧牲)을 최소화 할 수 있는 길은 없었을까.
꿀벌은 꿀을
절대 혼자 먹지 않는다.
밖에 나갔다가 꿀을 발견하면 벌집에 돌아와 동료들 앞에서 춤부터 춘다.
그런데 이 춤은 사실 소통(疏通)의 수단이다.
그 벌은 동료 벌들에게 꿀이 얼마나
멀리 있는 지, 얼마나 많이 있는 지,
어느 방향(方向)으로 가야 하는 지를
날갯짓으로 알리는 것이다.
그러면 그것을 본 다른 꿀벌들이
어떤 방향으로 몇 마리를 파견(派遣)해야
할 지 결정한다.
그렇게 꿀벌들은 협력해
같이 꿀을 모아간다.
함께 저장(貯藏)하고 함께 꿀을 먹는다.
그런데 이 꿀벌의 집에 천적인 장수말벌이 침입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말벌 한마리는 꿀벌보다 대개 8~10배 크고 몸 거죽은 마치 갑옷을 입은 마냥 꿀벌의 침은 잘 들어가지 않고 이빨은 크고 억세어 꿀벌을 한번 찝으면 허리가 뎅강 끊어진다.
집에 들어 오기 전 입구로 쳐들어 오면 꿀벌은 무리 중 사람으로 말하면 나이 많은 벌들이 먼저 나가서 싸운다.
물론 꿀벌은 덩치나 몸의 가죽 상태로 봐사 말벌의 상대가 되지 않으나 자기 동료를 위해 자기 집단을 위해 목숨을 초개와 같이 불사른다.
장수발벌 5~6마리가 와서 공격하면 1시간 정도 만에 몇 천 마리의 꿀벌이 희생되어 문 앞에 수북이 쌓인다.
그 현장을 실제 눈으로 보면 장수말벌의 씨를 말리고 싶다.
사람이 보살펴주지 않고 방치하면 장수말벌의 공격으로 며칠 사이에 1통의 2만여 마리의 꿀벌을 다 죽인다.
작은 말벌은 괜찮다. 이녀석 들은 공중에서 꿀벌 한 마리씩 낚아 채 가기에 희생이 작으나 장수말벌은 다르다.
그래도 죽음을 무릅쓰고 달려든다.
그러면서 자기 종족을 보존하고 지키려 한다.
우리나라 토종 꿀벌은 다르다.
장수말벌이 오면 집안에 숨어서 나오지 않는다. 이 때문에 토종꿀벌이 살아 남아 있는 이유 인지도 모른다.
장수말벌은 덩치가 커서 양봉 벌통과 마찬가지로 토종꿀벌의 집 문으로 들어오지 못한다.
만약 집 안에 들어 왔을 때는 일단 꿀벌들이 말벌 주위를 뺑 둘러가며 에워싸서 말벌을 공격한다.
작은 입으로 큰 장수말벌을 물어 뜯으려 한다.
인해전술로 달려드니 한 마리일 경우는 장수말벌이 결국엔 죽으나 여러 마리일 경우는 꿀벌의 희생은 처참하다.
최후의 한 마리의 꿀벌까지 공격에 가담하여 집단의 최후를 맞이하게 된다.
닭들과 확연히 다른 DNA를 꿀벌들은 가진 것 같다.
닭들은 천적인 수리부엉이의 공격에서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다가
동료 닭도 죽이고 자기도 죽는다.
그야말로 ‘너 죽고 나 죽자’ 식으로
공멸(共滅)한다.
꿀벌들은 자기 한 몸 희생을 각오한 결과 천적인 말벌을 죽이는 데 성공 할 수 있다.
그렇게 ‘나 죽고 우리 살자’ 식으로 생존해간다.
닭들은 모든 것을 제로섬게임으로 사고한다.
그래서 ‘닭 대가리’라고 하지 않는가.
꿀벌들은 자신의 행동(行動)을
‘윈윈’하는 관점에서 조율한다.
닭들은 개죽음당하지만 벌들에게는
명분 있는 희생이 있을 뿐이다.
이런 점을 인간들이 ,
지식인들이,
정치인들이 배워야
난국을 타개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
인간이 지구(地球)를 지배하게 된 것은 상호 협력(協力)할 줄 아는 제로섬게임의 사고를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먼 거리를 달릴 수 있는 동물이 바로 인간(人間)이다.
한 번 사냥감을 정하면 가장 빠르게는 아니지만 끝까지 추적(追跡)해 잡는다.
그것도 혼자가 아니라 같이 협동해 잡는다.
인간의 언어(言語)도 사냥터에서 사냥하기 위한 소통의 목적(目的)으로 나온 것이라고 하지 않는가?
닭 대가리가 되는 것이 나은가,
아니면 용 꼬리가 나은가.
리더가 되려면 닭 대가리가 되는 것보다
용 꼬리가 되는 게 낫다.
왜.
우수한 집단에 가
가장 낮은 자세로 조직을 운영(運營)하는 서번트 리더십이 최고이기 때문이다.
강한 조직과 약한 조직의 차이는
개개인 한 명 한 명이 자기 희생적 자세(姿勢)로 일하느냐에 달려 있다.
꿀벌은 절대 꿀을 혼자 먹지 않기 때문에,
그리고 자기의 몸을 던지기 때문에
천적을 이길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