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교의 북단에서 바라봤다
남단의 미끈한 다리를
친구가 저 복사뼈 어디쯤에서 뒹군
일요일, 엄마는 놀랐지
우리 아기가 문을 세게 차고 나가서
발톱이 빠졌어, 피식
친구는 마개를 따고
축하할 일이지?
우리는 음악을 마셨나,
마시고 있다는 말은 안 해도
이 어린놈의 새끼들,
우리는 크게 웃을까, 서로를 본다
웃을 일이 없다는 듯 말을 거는
형들, 어른들, 아저씨들, 죽었다
친구가 하나, 오토바이도 하나
빈속에 술을 한 통 부으면 꼭 음악 소리가 난다
술맛을 알려주었다
죽은 놈이
오늘부터 우리는 어떻게 걷나?
생각조차 싫은 일요일
아빠도 나도 목욕탕에는 더 가지 않고
군대 간 형의 편지엔 효도라는 말만 가득하다
꼭 그런 건 아니지만 친구를 잘못 사귀어서
나쁘게 아프면 언젠가 나도
민증을 보이며 딱꾹,
딸꾹거리면서 손가락질을 할 테지
철아, 이 나이가 무언지는 몰라도
어른이 되면 안다는 말
믿어도 될까?
도무지 자신이 없어서
바닥에 누워 꿈을 늘어놓으면
저멀리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석양
나쁜 피가
줄
줄
줄
흐르고 있었다
[고백은 어째서 편지의 형식입니까?],문학동네, 2024.
카페 게시글
시사랑
무른 피 / 오병량
플로우
추천 0
조회 42
24.08.03 01:55
댓글 0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