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소꼽장난 -->> 소꿉장난]
주말 잘 보내셨나요? 저는 주말 내내 외손녀와 소꿉장난하며 놀았습니다. 평소에는 퇴근이 늦어 같이 놀아줄 시간이 많지 않거든요.
"소꿉놀이를 하며 노는 장난"을 흔히, '소꼽장난'이라고 하는데요. 이것은 '소꿉장난'이 맞습니다.
'소꿉'은, "아이들이 살림살이하는 흉내를 내며 놀 때 쓰는, 자질구레한 그릇 따위의 장난감."을 말합니다.
학교 다니실 때, 모음조화를 배우셨죠? 모음조화는, "두 음절 이상의 낱말에서, 뒤의 모음이 앞 모음의 영향으로 그와 가깝거나 같은 소리로 되는 언어 현상."으로, 'ㅏ', 'ㅗ' 따위의 양성 모음은 양성 모음끼리, 'ㅓ', 'ㅜ', 'ㅡ', 'ㅣ' 따위의 음성 모음은 음성 모음끼리 어울리는 현상입니다. '깎아', '숨어', '알록달록', '얼룩덜룩', '갈쌍갈쌍', '글썽글썽', '졸졸', '줄줄' 따위가 그런 원칙을 따르고 있습니다. 모음조화는 우랄어족과 알타이어족에 속하는 대부분의 언어에서 나타납니다. 이 모음조화는, 음-양에 따라 큰말, 작은말의 느낌을 만들면서 우리 생활에서 그런대로 잘 지켜지고 있습니다.
바로 이 모음조화에 따르면, '소꼽'이 맞습니다.
그러나 모음조화에도 예외가 있습니다. 소꿉장난, 오순도순, 단출하다, 깡충깡충 따위가 모음조화를 따르지 않는 예욉니다. (소꼽장난, 오손도손, 단촐하다, 깡총깡총이라고 쓰면 틀립니다.)
국어학자들이 표준말이나 맞춤법을 정할 때 언어현실을 얼마나 인정하고 반영하느냐에 따라, 표준말이나 맞춤법이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이미 굳어진 말이라고 해서 어떤 것은 표준어로 인정하고 어떤 것은 인정하지 않고... 그리고 또 어떤 것은 예외라면서 그냥 따르라 하고...
별로 맘에는 들지 않지만, 어쨌든 현행 맞춤법에 따르면, '소꼽장난'이 아니라 '소꿉장난'이 맞습니다.
|
첫댓글 오늘도 휴식시간을 이용한 공부 무지 감사합니다 어안 선생님! 활기차신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