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산여행<1>
중국의 명산《황산》, 나도 올라 봤소이다.
2010년 5월27일과 28일 아내와 함께 다녀왔다. 친구 학천이 내외도 동행했다. 황산(黃山)은 태산 형산 화산 숭산과 더불어 중국의 5대 명산이고, 중국인들은 이 산들을 보면 다른 산은 보지 않는다 했고, 황산을 보면 나머지 4대 명산도 볼 필요가 없다고 했으니, 과연 황산은 명산인가 보다. 인천-황산 간 직항 전세기로 수없이 많은 한국인들이 꼬리 물고 찾는 중이니, 더 무슨 증명이 필요할 것이며 나의 황산나들이가 또 무슨 별다른 의미가 있겠는가.
혹자는 장가계보다 못하다느니 하며 뒤늦게 나선 나를 김새게 만들지만, 그래도 내게는 역시 소중한 황산 체험이었다. 많은 이들이 황산을 갔지만 구름 속에 돌계단만 보고 왔다는 푸념을 늘어놓는 가운데, 나는 천우신조(天佑神助)하야 우천에도 황산의 골격을 뚜렷하게 볼 수 있었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천복(天福)에 감사할 따름이다.
또 아내가 2년 전 자전거 타다 고관절 대퇴부가 부러져 10개 이상의 철심을 박는 대수술 후유증에서 완쾌되지 않은 다리로, 황산의 백미이자 그 종주가 힘들기 그지없는 서해대협곡 전체를 함께 완주해 주었다. 그 인내와 용기가 대견스럽고, 그래서 나의 황산 트래킹이 더 소중하다. 아울러 이 힘든 길에 나설 수 있도록 동행해 힘을 실어주었고, 함께 황산의 진수 구경에 성공해 기쁨을 나눈 친구 학천이 내외에게도 진심으로 고마운 정을 전한다.
지금 내게 황산은, 장장 13 km의 오르막 내리막 돌계단 길에서 펼쳐지는 천길만길의 절벽단애의 비경-서해 대협곡으로 압축돼 온다. 그 계곡 길이 백미(白眉)고 압권(壓卷)이다. 그리고 그 같은 수직 벼랑에 돌길을 선반처럼 내어 매어단 잔도(棧道)를 내고 사람들을 통행시키며 비경을 구경시킬 마음을 먹은 중국인들의 웅장한 기세에 줄곧 감탄하고 탄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에 대한 강렬하고 진한 감동이 황산에 대한 이미지로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명불허전(名不虛傳)! 황산의 절경, 그중 백미 서해대협곡을 이슬비 속에 완주했던 이틀간의 행로를 다시 더듬는다. 비록 쾌청한 날씨는 아니었지만, 구름과 안개 속의 황산은 더욱 더 아스라한 선경(仙境)의 자태로 내게 다가왔었다.
5월26일 13:15 인천공항에서 KE9718편으로 날아 14:50 황산 둔개 공항에 내려 시내 안휘성 박물관과 명대(明代)의 옛 거리 ‘노가’를 돌아보는 것이 첫날의 일정. 이튿날 27일 서울보다 1시간 늦은 현지시간 08:30 여장을 푼 ‘호태’호텔을 전세버스로 출발해 비가 온다는 불안한 기상예보를 들으며 나섰다. 그래도 변덕심한 산악날씨니 요행 산에 올라선 해가 나주길 바라는 마음만 간절했다.
벌판이던 지형이 황산 근처로 가까워지자 꼭대기까지 차(茶)를 경작하는 산들이 나타나고 그 사이 밭 가운데 퇴락해 보이는 농가가 눈길을 끌었다. 016
산비탈 높이까지 형성된 울창한 대나무 숲이 이색적인데, 바위와 소나무의 조화로 절경을 연출하는 황산의 소나무 해충을 방지하기 위해(해충이 산상으로 전염 번식되는 것을 차단), 해발 800미터 선까지 대나무를 정책적으로 심었다는 것이 나중에 안 사실 017
황산입구 풍경구에서 버스를 내려 케이블카 타는 운곡사 입구까지는 셔틀택시로 죽림과 Q커브로 이어지는 아슬아슬한 산간도로를 이동 018 019 022
택시에서 내린 운곡사 입구부터 과연 산세가 범상치 않다. 곧 구름 속에 숨을지 모를 먼데 산봉우리 흐릿한 이 풍경이나마 급히 사진에 담는다 024
케이블카로 백아령까지 오르며, 눈 아래 펼쳐진 창밖 풍경들을 안개 속으로 사라지기 전에 주워 담는다. 운곡 케이블카 승강장, 기암괴석의 연봉과 계곡, 백아령 승강장
027 029 031 036 040 041 042
케이블카에서 내린 뒤 계곡과 봉우리를 배경삼아 촬영해보지만 급한 마음과는 달리 가는 비 와 안개로 시계가 시원치 않다 046 047
서해대협곡을 향하는 내리막에 서니 돌연 그림자가 비칠 정도로 볕이 나며 날이 개는 모양이라, 얼마나 좋았던지 049
명품 소나무들-500억 원 가치의 흑호송과 우산송을 지나 051 052
명소-필가(筆架)봉과 몽생필봉, 그리고 그 뒤 연봉을 볼 수 있는 전망대-필가는 붓을 꽂아두는 곳이고 몽생필은 몽당붓을 말한다니, 영락없는 그 모습들이다. 056 058
서해대협곡(북 입구) 방향 정원 같은 영산홍 길로 들어서 059
또 하나의 명소-단결(團結)송과 이곳에서 보이는 하늘로 날아오를 듯한 비래석. 단결송은 강택민이 종일 살펴보고 이 소나무의 가지가 중국의 한족과 55개 소수민족을 합친 56개인 점을 발견하고 화합을 기원하며 이름을 붙인 것으로 유명하다. 062 063 065
이곳 백운루에서 점심을 하고 길을 더하니 068
지세가 급변해 발아래 심상찮은 깊이의 절벽과 협곡이 나타난다 070 071 075 076
배운정, 여기부터 앞서 본 협곡의 바위벼랑의 애로(隘路)-선반처럼 매달린 잔도(棧道)가 시작된다.
그 잔도의 시작점에 서다 077 078 079
돌아본 절벽 위의 배운정 083
한 컷에 다 담지 못할 절벽의 높이와 이어지는 골짜기의 깊이 083 084 085
애로와 그 아래의 벼랑 086 087
삐죽 삐죽 솟은 마천루의 절벽들 089 092
그 기암절벽 위에는 노송이 어울려 장관을 이루고 수직벼랑을 뱀처럼 감으며 선반 사다리길, 잔도가 이어진다 090 091
드디어 서해대협곡(북쪽 입구)! 시작부터 굴이다. 이후로도 벼랑의 길은 굴과 잔도로 거듭도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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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비와 안개 속의 잔도는 위험하나 멋지며 우리를 말로 더 설명할 필요 없게 하는
선경(仙境)속에 들게 한다 102 103 104 105 107 108 109 110
더 내려가야 할 먼발치의 잔도 111 2678
그 절벽 험로의 군데군데 빗물로 빚어진 아름다운 연못이 신비로움을 더한다 112
잔도 풍경 일품 113
테라스 암반이 처마를 이루기도 116
협곡이 끝나는 어림으로 구름과 연봉이 열린다 117
협곡이 끝나며 열릴 즈음, 우리의 내리막 계단 길 트래킹은 다시 오르막으로 전환돼
황산 제2봉 광명정 방향을 향한다 123
다리에 철심이 박힌 아내가 이 길을 과연 다시 오를 수 있을까? 124 125
드디어 비가 본격적으로 내려 우장을 갖추니, 행선은 더욱 더뎌질 듯 126
대협곡 관리소(복무참)에 이를 즈음, 절벽에서 호기심과 경계심으로 제굴 앞에서 서성이는 원숭이를 발견, 먹이를 주면 떼로 달려드니 절대 금물이란다 127 128
관리소를 지나 발견한 옛날의 나무잔도. 이제는 위험해 출입이 금지된다 134
지나온 관리소, 아스라한 절벽 위의 그 모습 자체가 볼거리 아닌가 133 135
여기서도 깊은 협곡과 아슬아슬 스릴 넘치는 잔도의 연속 137 138 139 141
이제 우리 일행은 그 잔도 길을 즐긴다? 142 144 146 2670 2681 2683
그저 아름답다 146 147 2685 2686
보선교, 과연 신선들이 거닐고 노닐었을 만하다 154 156
보선교를 촬영중인 이몸 2689 2690
반대편 절벽 능선으로 이미 지나온 잔도 시작점 배운정이 보인다 157
멀리 오늘 산행의 종점인 천해 백운호텔이 보인다 159
왼편으로는 아침에 케이블카를 타고 오른 백아령과 승강장도 보인다 162
올라온 쪽 서해대협곡 끝자락으로 수없는 산들이 중첩되면서, 원근에 따라 먹물의 담도를 달리하며 조화를 이루는 수묵화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163
장하다 일행. 장하다 부인네들 168 169
드디어 백운호텔 도착 175
산장같은 호텔의 개실, 밤비와 바람소리에도 곤하게 잠을 이루었지 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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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튿날 새벽 일출을 볼 양으로 광명정에 올랐지만 비와 안개와 구름으로 아쉬움만 남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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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오늘의 산행 시작, 굵은 빗줄기 속에 호텔을 나선다. 184 185
힘들면 가마를 타라지만 그게 더 위험할 듯 186
역시 복 받은 우리. 비가 와도 황산은 내게 신비의 운해를 연출해 주누나 190 191 2697
비 속에도 행복한 일행 194 201 202
이런! 이런! 이런! 196 198 199 206
100걸음의 구름다리도 올라 197
황산 제1봉 연화봉 바로 아래, 정상등정은 구름이 끼어 시계가 제로이니 의미가 없고, 세찬 빗발이 위험하며, 시간도 부족해 포기하고 그 아래서 머물다 간 흔적만 남긴다. 203 204
오묘한 바위조형 구름 속에 더 신비롭다. 합장하신 부처님 합장하신 관음보살님 209 210
모두가 고개를 끄떡이게 하는 이름의 핸드폰 바위 212
등산이 마무리된다. 케이블카 타고 내려간 옥병루 승강장 211
그래도 계속되는 신비의 풍광. 그야 말로 산정(山情)이 무한(無限)이라! 213
오늘 산행의 마지막 방점! 천년 묵은 소나무 영객송을 찾아 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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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 케이블카를 타고 V자를, 우리는 해냈다 221
버스에 오르며 이젠 비가와도 즐겁다 222
첫댓글 이렇게 실감나고 세세하게 기록해 놓다니!! 황산 서해대협곡 종주의 벅찬 감정이 더욱 생생하게 살아나네.
사진이 기가 막히네 기산 묘계 덕분에 잘 봤네....가봤으면.....
마치 같이 다녀 온 것 같으이..... 같이 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다음 기회에...ㅋㅋㅋ
수호신과 경식이네도 함께 가길 권했었는데,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이뤄지지 못했던 점이 지금도 아쉽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