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사설왕국
막차라는 건 늘 사람의 기분을 이상스럽게 충동질한다. 다혜가 굳이 막차를 타고 올라가자고 할 때
내 머릿속에는 재빠른 주판질이 시작되었다. 이거야말로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막차가 서울에 도착하면
적어도 밤 10시 반쯤은 될 것이다. 분위기만 조성된다면 다혜와 나는 어른 연습을 하게 될지도 모르는
것이다. 여자는 어둠과 분위기에 약한 것이니까. 하나님이 태초부터 여자를 그렇게 만들었으니까.
사내들은 언제나 야음을 틈타 역사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브 할머니. 우리 사내들은 당신을 매우 무조건 약해지라고 특별 메시지를 보내 주세요.
어차피 그 징그러운 뱀에게 팔아먹은 거 아닙니까. 사내들은 뱀을 많이 먹어서 아담 할아버지처럼 멍청하게
목구멍에 걸리진 않습니다. 사내들의 소화능력에 대해서도 믿어 주세요. 여자사냥 잘하는 사내가 진짜
사내라는 걸 이브 할머니는 잘 모르실 겁니다. 그땐 단둘밖에 없었으니까 그럴 수밖에 없었겠지요.
다혜는 처녀일까? 나는 이런 궁금증에 사로잡혀 있으면서도 다혜에게 그 따위 질문을 해보거나
사실을 확인하려고 해 본 적이 없었다.
나는 여자를 생각할 때마다 늘 우리 나라에도 남녀평등이 빨리 되어서 물론 나는 그때 신체검사의
책임자였으면좋겠다. 더 솔직하게 말한다면 나는 백제의 의자왕이나 연산군 할아버지나 고려의 요승
신돈 같은 양반들을 조금씩 존경하고 있는 셈이다.
다혜가 처녀든 아니든 나는 상관하지 않지만 그녀를 홀딱 마시고 싶은 마음은 처음 만날 때부터
변치 않은 내 솔직한 심정이다. 그러나 이왕이면 처녀이기를 바란다.
"병원에 있으니까 여자들만 불쌍해 보여. 여자들이 그렇게 악받쳐 가며 낳은 애들이 결국 남자의
성씨를 따르게 되고...... .애인끼리 서로 좋아하다 보면 남자는 멀쩡한데 여자는 뱃속에 혹이 생기고...... .
왜 하나님은 여자의 배를 그렇게 학대하는 왜 그랬을까."
언젠가 병원 앞에서 기다리다 지쳐 버린 내게 다혜는 이런 식으로 미안함을 얘기했다.
어떤 소녀의 낙태 때문에 늦었다는 핑계였다.
"만약 남자에게 애를 배게 했다면 볼 만했을 텐데...... ."
다혜는 또 이런 말을 했다.
"볼 만했겠지."
나는 이렇게 대답해 놓고 어려서 어머니가 나를 꼭 배꼽으로 낳았다고 우기던 생각을 하고 피식 웃었다.
사내가 임신한다면 사내들 배꼽이 더 볼 만하게 생겼을 것 같았다.
"굳이 여자보고 애를 낳으라고 할 테면 평등하게 여자는 낳기만 하고 통증이나 악쓰는 소리는
남자들에게 대신 시켰으면 되었을 걸....."
소리를 했다. 내가 병원 입구에서 한 시간 가까이 떨고 기다리던 것이 미안해서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았다.
"그 어린 게 불쌍해...... ."
치한에게 못된 짓을 당한 소녀의 하소연을 다혜가 직접 들은 모양이었다.
"걱정 마. 내가 지금 하나님 되는 법을 연구하고 있으니까 곧 간단히 그런 걸 해결해 줄 수 있어."
"제발 그렇게나 좀 돼 봐."
다혜가 빈정거렸다. 늘상 들어서 면역이 되었을 텐데도 가끔은 내 황당한 소리를 삭여 들으려고 하지 않았다.
"하나님을 투표 같은 걸로 뽑게 될 날도 멀잖았다구. 그땐 무슨 수를 쓰더라도 당선될 거야. 부정, 테러. 위협,
공갈, 사기 다 줄게, 까짓거. 여자에겐 잉태를, 사내에겐 이마나 코 끝에 혹이 생기게 해버릴 테니까."
다혜가 까르륵거리며 웃었다. 내가 생각해도 기막힌 아이디어였다. 여자는 피임약, 남자는 혹 안 나는 약.
제약회사 사장들 엉덩이 들썩거릴 이 제안을 하늘에 계신 하나님은 당분간 도용하지 마십시오.
그리고 세상의 사내들 역시 이런 기막힌 아이디어를 가진 나를 무시함으로 해서 코 끝과 이마에
혹을 달고 다니는 불행한 사태를 야기시키지 말라.
하나님. 제게도 기회를 좀 주시죠? 저 스물 두 살짜리 여자와 사고를 낼 수 있게 은총을 내려주소서.
그래야만 하나님이 더
고속버스 시간은 약간 지연되었다. 병원에서 절대 안정을 취하라고 당부했는데도
어머니는 차부까지 쫓아나와 계속 내게 말을 걸었다.
"코 베어 간다는 서울 놈들 조심혀. 반반하게 생긴 지지배들은 거들떠도 보지 마. 그 여수 같은 지지배들
꿰차고 다녔다간 신세 조질 테니까. 샥시감은 그저 이 에미가 알아서 골라놀 테니까. 알것냐?"
나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한마디라도 말대꾸를 했다가는 서울 지지배들이 왜 여수이며 사내의 밑천까지
홀딱 뽑아가는지를 차근차근하게 또 설명할 것이기 때문에 이럴때는 잔말 말고 가만히 있는 게 상수였다.
"느이 아버지 봐라. 그 실한 양반이 여수 그 뒷얘기는 들으나마나 뻔한 얘기였다.
어머니가 서울 지지배를 유별나게 싫어하는 데는 아버지의 난봉기가 순전히 서울지지배 때문이라는 거였다.
나도 몇 번인가 그 여자를 만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비밀로 지키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지금이라도 그 사실을 털어놨다가는 당장 핏줄이 어떻고 느이네 장씨 가문의 조상이 어떻고 하며
나를 공박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하숙방이 추우면 밤에 몰래 나가서 연탄불구멍을 홀딱 빼내 버려라. 주인이 뭐라고 하면 연탄값 더 주면 되지.
그리고 창문에 구멍을 크게 뚫어. 너 하나 믿고 사는데......, 복장 터지게 하지 말구. 알것냐?"
어머니는 내 고속버스 좌석이 운전사 번씩이나 확인하고는 들깨 볶은 것과 인삼가루를 넣은 보따리를 챙겨 주었다.
"난 앉아서 구만 리 보는 사람여. 서울서 무슨 짓 하는지 다 아나까 허튼 수작 말고공부나 열심히 해야 혀.
떡하니 판사 돼 가지구 내려와야 돼. 혼자 산다고 날 업신여긴 년들하고 돈 떼먹고 튄 년들하고......
몽땅 잡아다가 콩밥 멕여 줘야 돼. 그래야 이 에미의 가슴앓이하고 신경통이 낫는 겨. 알것냐?"
"걱정 마세요. 어서 들어가세요."
내가 고속버스에 올라타면서 이렇게 대꾸했다. 어머니는 들리지도 않는데 계속 뭐라고 얘기를 하고 있었다.
어머니는 만신패거리들과 무당패거리들 때문에 서울에 있는 자식 일을 죄다 알고 앉아서 구만 리 보는 양반이
곗돈 떼먹고 도망간 여편네들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다니 원.
"내 웬수 갚아 주려면 공부만 열심으로 해야 혀. 알것냐?"
어머니는 고속버스 승객들이 모두 들으라는 듯 큰 소리로 말했다. 승객들이 웃었다. 나는 그들처럼 웃고 말았다.
어머니는 내가 판사가 되기만 하면 그동안 혼자 산다고 깔본 사람들을 죄다 콩밥 먹일 수 있다고 믿는 여자였다.
내가 아무리 그렇지 않은 거라고 설명해 보아야 알아들으려고 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판사라면 춘향전의
이몽룡이처럼 대번에 제마음대로 되어 버리는 거로 알았다. 춘향전의 구성이 엉터리라고, 과거에 적어도 10년쯤
걸려야만 어사가 되는 거라고 얘기해도 믿지 않았다.
"춘향전은 잘못된 거예요. 암행어사가 설사 되었다 하더라도 곧바로 남원으로 내려가서 즈이 애인부터 구해내는
그런 암행어사는 있지도 않았고 있어서도 안 되고...... . 그렇게 되면 우리 나라 사람 몽땅 판사공부 하라구요.
그건 말도 안 돼요. 소설이니까 그렇지요."
언젠가 나는 이렇게 어머니를 공박하고 나섰다.
"변사또 그눔 자식이 춘향이를 죽이려는 판에 웬수 시원하게 갚은 게 얼마나 잘한 일이냐?"
어머니의 대답이었다. 나는 속으로 웃었다. 내가 판사가 되어 어머니의 웬수를 갚아야 이상 무슨 말을 할 수 있으랴.
먼저 자리를 잡고 앉은 다혜가 눈을 찡긋해 보였다. 나도 맞받아 찡긋해 보였다. 어머니가 그걸 알았다간
다혜의 머리끄덩이가 어떻게 될까? 아버지를 잡아먹었다는 서울 샥시 초선이가 당하듯 할 게 뻔했다.
자리를 잡고 앉자 어머니는 창 밖에서 손을 흔들며 들리지도 않는데 계속 얘기를 하고 있었다.
다혜도 창 밖에 서 있는 여자와 손짓 발짓으로 얘기를 하고 있었다. 어머니의 얘기는 들으나마나 뻔한 것이었다.
"난 앉아서 구만 리를 본다...... ."
대충 그렇게 시작해서 또 끝에는 여수 같은 지지배 상종하지 말 것과 창문에 구멍 크게 뚫으라는 것 따위일 것이다.
다혜는 창 밖의 고모와 얘기를 하고 벙어리들이 수화하는 것 같았다.
어머니가 다혜를 쏘아보았다. 눈빛이 매서웠다. 어머니는 이미 내 옆자리의 여자에게 경계심을 품은 것 같았다.
천만다행한 것은 다혜가 어렸을 때 같은 동네에 살았던 국민학교 선생님 딸이라는 걸
전혀 눈치채지 못하는 점이었다.
- 저놈의 눈살이 요사스러운 것 같으니. 내 아들이 누군 줄 알기나 해? 판사여, 판사. 함부로 눈꼬리를 쳤다만 봐라.
머리끄덩이를 휘휘 저어 버릴 테니까. 그뿐인 줄 알아? 콩밥 멕여 버릴 테니까.
그런 눈초리였다. 어머니 옆에 서 있는 다혜의 고모 눈초리도 매섭기는 매한가지였다.
- 너두 사내라구 눈꼴이 시게 생겼구나. 수술하는 칼로 성하지는 못할 것이다. 걔는 간호원이라고.
뭐 대충 그런 것 같았다.
고속버스는 천천히 움직였다. 창 밖의 두 여자는 점점 멀어졌다. 다혜는 숨을 길게 내쉬고 배시시 웃었다.
익다 만 옥수수처럼 하얀 이가 고와 보였다. 시집 가서 애를 낳으면 새끼들 이빨만은 좋을 것 같았다.
나처럼 엉망진창인 이빨을 가지면 여자하고 입맞춤을 할 때도, 이빨 냄새에 신경을 쓰게 되는 것이다.
"빌어먹을..... 다혜네 고모는 마치 나를 여자 도둑놈 쳐다보듯 한단 말야.
그렇게 걱정이 되면 아예 따라 나서지 않고. 오기로라도 다혤 델구 살아 봐야겠다."
다혜가 키득거리고 웃다가 정색을 했다. 사내 사냥꾼으로 보던 눈치든데 멀.
난 오기로라도 거들떠보지도 않겠네. 자기만한 남자는 서울 가면 쌔구쌨다구. 안 그래?"
나는 대꾸없이 웃기만 했다. 다혜의 말이 그 순간에 어째서 옳은 것같이 느껴졌는지 모르겠다.
언제부터 전해 내려온 얘기인지 모르지만 남남북녀(南男北女)란 말이 있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 말은 시의에 맞지 않는 고어인 것만 같았다. 요즘은 중남중녀(中男中女)라고 해야 옳을 것 같았다.
서울 중심가를 벗어나면 날수록 확실히 미남미녀를 찾아보기가 힘드는 것이다.
일제시대에 말마디나 하면 감옥으로 가고 얼굴이 반반하면 유곽으로 간다고 했지만 서울 한복판으로
가는 것 같았다. 그러나 나는 다혜의 말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을 생각이었다. 길거리를 걷다가 무수히
마주치는 정다운 연인들을 보라고. 남자와 여자가 둘 다 잘생긴 거 봤어?
어차피 한쪽은 기우는 게 상대성 원리라는 거야.
"이번에 엄마가 후다닥 장가가라고 조르지 않았어?"
다혜가 불쑥 물었다.
"서울 지지배, 여수 같은 지지배 조심이나 하랬어. 샥시감은 어머니가 알아서 챙겨 놓겠다니까 머."
"스물 두 살짜리 철없는 남자 데리고 살 여자가 누군지 한심하네."
"한심할 거 없어. 나하고 살 여자라면 어차피 한심하긴 매한가지일 테니까."
다혜는 빈정거렸다. 그것이 어쩌면 여자 특유의 질투심인지도 모른다.
"춘향이하고 몽룡이 봐. 열 여섯살짜리들의 첫날밤 작태를 봤어? 모르면 몰라도 춘향이하고 몽룡이는 섹스의
전과자들이라구. 그렇지 않고서야 첫날밤에 그런 기교를 부릴 수 있어?"
이렇게 시작해서 우리들의 춘향전 논쟁은 시작되었다. 다혜는 주로 춘향의 정절과 몽룡이의 끈질긴 첫사랑을
실현시키는 것에 대체로 만족을 표시했고 나는 그 둘을 음탕한 족속으로 전락시켰다.
내 가슴 속에는 복안이 있었다. 춘향이와 이몽룡이를 자꾸 음탕한 인간으로 규정함으로써
다혜의 핏줄 속에 음란기가 생기기를 바라는 것이었다.
곡선으로만 구성되어 있는 그녀를 정말 갖고 싶었다. 물론 내가 여자의 육체에 대해 전혀 쑥맥은 아니었다.
돈을 주고 여자를 사보기도 했고 어쩌다 눈이 맞아서 내 엄지발가락으로 여자의 속옷,
그 요술헝겊 같은 걸 벗겨도 보았다. 그러나 아무리 해도 여자의 육체는 모르는 것 투성이였다.
하나님. 남자와 여자를 왜 하필이면 그렇게 만들어 놨습니까? 어차피 한 사람씩 짝을 지어 줄 바에야
태어날 때부터 둘을 한 덩어리씩 만들어 놓으면 나같이 그놈의 여자병에 걸려 고민하는 사람이
없을 거 아닙니까.
나는 가끔씩 내 자신이 음란증환자가 색한이었다는 카사노바와 로마의 일군단을 상대해도
끄떡이 없었다는 메살리나와 같은 음란의 피를 받은 걸까. 모르겠다. 사내 나이 스물 두 살이면 대게
그렇게 되는 건지 아니면 유독 나만이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인지.
세상 모든 사람들은 너무도 도덕적이고 정숙해서 그런지 어느 누구도 친족을 빼고 모든 여자를
다 갖고 싶다고 고백한 사람은 없었다. 그저 인간답게만 살아왔다고 말했을 뿐이었다.
설마 그럴 리야 없겠지만 그런 위선을 지니는 것이 진짜 인간다운 거라고 사람들이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솔직한 게 죄라면 몰라도 솔직한 게 죄가 아니라면 나는 감히 하나님 앞에 이런
'하나님 저의 음란증을 고쳐 주세요. 세상 모든 여자를 갖고 싶은 이 어처구니없는 사내를 처벌해 주세요'
우리는 휴게소에서 잠깐 내려서 커피를 한 잔씩 마셨다. 휴게소에 고속버스가 설 때는 으레 내려서
커피하고 한 잔씩 하는 버릇이 든 것 같았다. 그래야 완행버스를 탄 사람과 뭐가 달라도 다르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아무튼 요즘은 자기 입맛에 당기는 음식을 싸가지고 다니며 먹는 사람은 쪼다가 되어 버린 것이다.
하긴 장가를 가서 자기 마누라하고 외식을 즐기는 걸 마치 근사한 저녁 파티에 초대되었을 때 도시락 싸가지고
가는 것처럼 기피하는 사내들이 아직도 바깥나들이 때만은 기어코 탈색인종 흉내를 내는 습성이 있는 것 같다.
"내 돈이 없어졌어요. 내 돈이 없어졌다구요. 아이고 이를 어째.
운전사 아저씨 내 돈요...... . 내 돈이 없어졌어요."
갑자기 비명소리 같은 여자의 앙칼진 소리가 뒷자석에서 들려 왔다. 휴게소를 마악 빠져나가려던 고속버스가
멈추었다. 운전사와 안내원이 뒷좌석으로 가서 여기저기를 찾아보았다.
돈을 잃었다는 여자는 계속 앙칼진 소리로 20만 원을 잃었다고 떠들고 있었다.
"화장실에 가기 전에 분명히 있었어요 올라와서도 무심히 봤지요.
핸드백은 그대로 있었으니까요. 손수건을 꺼내려고 보니까
"그러니까 귀중품 잘 간수하시라고 몇 번이나 안내방송을 했잖아요."
안내원이 신경질조로 말했다.
"그런 소리 말고 좀 찾아 줘요. 큰일 나요. 어서요. 누가 그런 줄 알았나요."
그러면서 여자는 승객들을 무섭게 훔어보았다. 승객 가운데 도둑놈이 있는 거라고 단정하는 눈치였다.
"빌어먹을...... ."
나는 그 순간에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내가 소지한 현금이 여자가 잃어버렸다는 1만원권 지폐
20장이었기 때문이었다. 만약 조사가 시작되면 현금의 내역에 대해 설명하기가 애매한 돈이었다.
무당한테서 받은 10만 원을 어떻게 설명해야 한단 말인가.
재빨리 20만원을 그녀의 반코트 안주머니에 넣어 버렸다.
"찾았어요. 여기...... 미안해서 어쩌죠?"
나는 웃었다. 어차피 내릴 땐 어차피 내 주머니 속으로 들어올 거니까 걱정될 거 없었다.
"여러분 죄송합니다. 제가 코트 주머니에 넣은 걸 모르고 그만...... . 정말 죄송합니다. 기사 아저씨 미안합니다."
여자가 몇 번이고 이런 말을 했다.
"거 똑똑히 간수하쇼. 생사람 잡을 뻔했잖소."
나이가 제법 들어 보이는 사내가 투정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스무 명 정도밖에 안 되는 승객들을 다시 주욱 훔어보았다.
'새애끼들. 너희들 오늘 공쳤다.'
혼잣소리로 이렇게 말한 나는 그 두녀석의 눈짓 신호가 무엇을 말하는지 대번에 눈치챌 수 있었다.
한 녀석은 다른 패에게 해결이 의외로 잘 됐으니 안심하고 돈을 챙기라는 것 같았다.
'새애끼들. 여기 할배가 타고 있다는 걸 좀 알아라. 내 솜씨를 보여줄 테니 어디 한번 당해 봐라.'
그들은 소위 이동소매치기들이었다. 만약 내가 잘못 짚었다고 해도 염려할 건 없었다.
그 여자 돈을 내가 다시 챙기면 되는 판이니까 말이다. 꾼들 것보다는 천만 배나 쉬운 일이었다.
"소매치기가 도로 넣어 놓은 거 아닐까? 그 여자가 코트를 안 찾아봤을 리가 없잖아?
다혜가 내 옆구리를 슬쩍 건드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햇다.
"내가 넣어 놨어."
"뭐라고?"
"쉿! 내가 넣어 놨대니까. 진짜 소매치기는 지금 뒷자리에서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어."
"그럼 왜 잡지 않고...... . 아는 애들야? 의리 지키는 거야?"
"생판 모르는 놈들야."
"그런데 왜 자기 걸 넣어 놔?"
"내릴 때 본전 찾아가지고 내리면 되잖아. 가만히 있어. 모른 체 하고. 재들이 눈치채고
깊숙히 감추면 가엾게도 그 여자 돈을 챙겨야 하니까."
"차암. 그런 짓 다시는 않는다 해 놓구선."
다혜는 입맛을 쩍 다시고 돌아앉았다.
쟤들처럼 한 패가 있으면 절대 발각되지 않지만 나는 꼼짝없이 도둑으로 당분간 몰릴수밖에 없게 돼.
귀찮잖아. 내 돈을 그 여자에게 주고 그 여자가 잃어버린 걸 내가 찾아가지면 되잖아."
"용감한 시민상 줘야겠네."
다혜가 또 빈정거렸다. 다혜는 내 솜씨를 어느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더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었다.
"소매치기는 잡아서 벌받게 하는 게 차라리 인간적인 거 아냐? 도로 뺏는다고 뭐가 해결돼"
"그 말이 맞아. 그러나 사회는 그렇지 않아. 잡아 넣으면 기술이 더 뛰어나서 나오고 더 큰 소매치기가 돼."
"그게 두려워서 안 잡아?"
"그럼."
"잡아 넣어도 바로 나와. 효과가 없어. 오히려 기술만 더 뛰어나게 만드는 꼴이 돼. 손목을 자르거나
사형을 시킬 수는 없잖아?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사회적 병폐, 이를테면 그들과 연결이 되어 있는 경찰이나
그들을 부려 먹는 두목을 고발해 보았자 득이 없는 사회풍조, 그 짓을 해먹지 않고는 살 수 없는 그들의 환경과
일부만 잘사는 사회 속에 그들이 품고 있는 적개심 같은 것, 또 능력이나 성실한 대로 살지 못하는
기회주의자나 아부꾼, 협잡꾼, 파렴치한 족속들이 더 잘사는 풍토를 탓하지 못하는 주제에 그 작은 도둑놈들을
내 손으로 어떻게 잡아? 그렇다고 내가 휴머니스트라거나 코스모폴리타니즘에 빠진 놈은 아냐.
그리고 조금식 섞여 살아야 세상은 재미있을 것 같애."
"아휴 그 요설 또 시작하네."
다혜는 귀를 막는 시늉을 했다. 수도 없이 들어온 내 요설을 그녀는 언제나 이해하려는 편이었다.
고속버스는 시속계를 들여다보지 않아도 시속 1백 20킬로미터쯤으로 달리는 것 같았다.
휴게소에서 버린 시간을 찾기 위한 것 같았다.
"고속버스 안에 가게를 차려 놓으면 소매치기를 당하지 않았을 텐데.
고속버스 회사도 이익금이 생겨서 이런 고물차를 끌지 않아도 되고....."
"그거 기찬 아이디어인데. 그 아이디어 제공해 보지그래. 누가 알아. 평생 될지?"
다혜가 나를 충동질했다. 정당하게 돈벌이하는 문제가 나오기만 하면 흥분한다는 걸 알기 때문이었다.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돈을 버는 일이라면 벌써 한밑천 크게 잡았을 거라는 것도 다혜는 알고 있었다.
부당한 방법을익히고 솜씨를 보이는 데 있어서만은 천재라는 걸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조금 전에 돈을 잃은
여자의 반코트 속에 20만원을 넣어 줬다는 사실을 알고도 걱정하지 않을 정도로 그녀는 내 여러 가지 솜씨와
실력을 인정하고 있었다.
"구미가 당기는데...... ."
"그렇게 해서 부동산 장난해서 느닷없이 떼부자가 된 졸부들처럼 돈 벌면 어따 쓸까?
"나도 치질 걸린 놈처럼 어기적거리며 걸으면서 서민의 목줄을 한 10년쯤 졸라 버리게
쌀이나 연탄을 몽땅 사 버릴까?"
"사설왕국은 어쩌고?"
다혜가 입을 비쭉 내밀고 말했다.
"....."
나는 사설왕국 얘기만 나오면 숨아 가빠지는 것 같았다.
여기서 내 꿈을 얘기하라면 이 글을 천 년 동안 써도 지면이 모자랄 것이다.
나는 글을 쓸 기회가 있을 때마다 세종대왕을 속으로 무지무지하게 저주하곤 한다. 글자가 과학적이고
세계적인 창조라고 떠들어대지만 현대에 맞게 과학화하기에 너무 어렵게 사각형 속에 들어가는 글씨체인
한문자를 본떴다는 게 기분이 나빴다. 로마 가지고 타자를 치게 하거나 활자를 만들 수 있게만 했던들...... .
'가'자에는 기역이 하나이고 '꽤'자에는 기역이 두 개, '꽥'자에는 기역이 세 개...... .
생각만 해도 복잡하기 한이 없다. 입으로 말하는 대로 척척 활자가 되는 컴퓨터도 만들 수 없고...... .
어쨌든 나는 악역(惡役)을 맡기 위해 태어난 놈인지도 모른다. 하나님이 인간 세상에 별의별 역을
다 만들어 놓고 즐기는 거겠지만 하필 나를 악역으로 선택했는지모르겠다.
여보쇼, 하나님. 당신은 장난꾸러기죠? 그렇지 않고서야 나처럼 괜찮은 사내를 거 아뇨.
우리 하나님 자리도 선거해서 뽑읍시다. 당신 혼자만 언제까지 할 거요. 힘 없고 착한 사람만 천당에
데리고 가는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그래야 반역하는 친구들이 없을 테니까 그랬겠죠.
그러나 난 달라요. 무슨 짓으로든지 천당에 꼭 가서 당신하고 한판 붙어 볼 참입니다.
"좌우간 나는 돈 벌면 제일 먼저 일류대학교부터 세울 거야. 다혜, 네가 다니는 학교 따위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대학교. 전교생 모두에게 장학금을 주고, 생활비까지도 주고, 정말 선생 같은 선생만
뽑아다 놓고 공부하게 할 거야. 졸업하면 취직은 물론 집도 한 채씩 주고 자동차도 한
"흥분하지 마."
내가 그 얘기만 나오면 어떻게 흥분하는지 다혜는 잘 알고 있었다.
"흥분하는 게 아냐. 실현할 거야."
"흥분하면 약도 없어. 정신병원에 수용되는 게 그 중의 나은 대우일걸."
"정신병원? 내가 왕국을 세우면 정신병원도 없어져. 정신병 걸릴 이유가 없어질 테니까."
"당장 본전 찾을 생각이나 해."
다혜는 아무리 내 실력을 믿지만 뒤에 있다는 소매치기 두 명에게서 본전을 찾을 일이 걱정인 모양이었다.
"쳐다보지 마. 안심을 시켜야 돼. 내려서 보면 알아. 결과는 이미 난 거니까."
"그러다가 저 가엾은 여자 거 도로 털지는 않겠지?"
"나는 대학교를 세우면 절대 1등한 놈들은 뽑지 않을 거야. 꼴찌서부터 뽑을 거다. 1등하는 녀석들보다
꼴찌하는 녀석들이 훨씬 싸가지가 있어. 공부만 잘해 가지고 도대체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거야? 그런 녀석은 빤해.
공부벌레가 돼 가지고 철학이라곤 나부랭이도 없이 싸가지도 없고 허튼 자존심만 가지고 뭘 했느냐 말야.
결국 우리가 이 모양 이 꼴로 사는 건 그 1등한 새끼들 때문이란 말야. 우리가 어째서 일본애들한테 그런 치욕을
겪었는지 알겠어? 일제치하가 34년 11개월 19일인데도 굳이 36년이라고 우기는 치들하고 고구려의 저 광활한
영토를 당나라에 빼앗기고 그걸 고마워해서 당태종 앞에 임금이 쫓아가 머리를 조아리고 수치스럽기 짝이 없는
노예국이 된 신라의 문화만 떠드는 치들, 독립운동이 마치 33인만이 주역인 것처럼 떠들면서 그 33인이 거의
우리민족 배반자라는 걸 숨기는 치들, 조선조의 당파싸움 때문에 우리가 이 꼴이 되겠다고 부르짖는 치들과
우리 국민은 팽이처럼 때려야만 말을 듣는다고 부르짖는 식민지사관에 물든 치들이 누군지 알아?
모두 1등한 놈들이라구."
어쨌든 나는 1등하는 사람보다 꼴찌하는 사람을 좋아하는 게 사실이었다.
1등만 인정해 주고 신문에 사진 내주고 하는 게 속이 뒤틀려 보기 싫었다.
"꼴찌만 사는 나라. 그거 볼 만하겠다. 이 지구상에서 가장 근사한 나라가 되겠는걸."
다혜가 느물거리는 투로 말했다. 나는 대꾸없이 담뱃불을 붙였다. 너무나 내 속을 드러낸 것 같아서 조금은 쑥스러웠다.
한번도 1등을 해 보지 못한 나였기 때문이었다. 물론 나는 언제나 1등을 해 보려고 몸부림을 쳤었다.
그러나 하나님은 나의 1등을 눈꼴이 시어서 보지 못하는 것 같았다.
하나님. 걱정 마세요. 이젠 절대로 1등하려고 꿈도 꾸지 않을 테니까요. 하나님 선거만 빼고 말입니다.
"자기가 꼴찌니까 남들도 꼴찌만 하라는 거야? 그런 독선이 어디 있어."
내 옆구리를 세게 찌르면서 다혜는 웃었다. 그리고 속삭이는 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하긴 꼴찌들만 살면 피곤하지는 않겠다. 그렇지만 돌대가리들만 살면 나라 꼴이 뭐가 될까?
문명이 가면 갈수록 퇴보만 할 거 않야"
"얼마나 좋아. 문명은 퇴보해야 돼. 전쟁도 칼과 창과 활 가지고 하고...... . 꼴찌라고 모두 돌대가리인 줄 알아?
진짜 꼴지는 1등보다 머리가 더 좋은 거야. 그리고 꼴찌들만 살면 쌈질도, 투서질도, 전쟁도, 공갈, 사기,
파렴치 따위도 없을 거야. 어차피 사람은 죽어. 그렇게 아웅다웅하면서 죽어 봐. 모두 지옥밖에 더 가?
우린 지금 하나님 술수에 넘어가고 있는 거야. 그럴 바에야 차라리 이놈의 세상에 돌대가리만 사는 게 낫지."
나는 다혜 옆구리를 찔렀다. 다혜는 키득거렸다. 매력 있는 여자. 마시고 싶은 여자.
하나님이 만든 것 가운데 제일 그렇듯한 것이었다.
"마치 인류를 구하려는 사람 같애."
"자기도 사실 1등을 하고 싶은 거지? 그렇지?"
다혜는 내 가슴을 정확히 찌른 것이었다. 그러나 나는 고개를 저어 보였다.
난 정말 미치도록 1등을 하고 싶었다. 그러나 난 알았다. 1등을 하기엔 틀려먹었다는 걸.
1등을 하려면 어릴 때부터 잘 길들여져야만 했다. 한 번이라도 좋은 학교에서 1등을 하면 내내 1등이 되지만
나처럼 시골 똥통학교나 다니고 말썽이나 피우고 자란 놈들은 결코 1등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나처럼 못난 부모들의 저 무서운 교육열과 치맛바람과 과외바람을 보라. 물론 우리 어머니도 마찬가지였다.
당신 자신이 못 배운 한을 내게서 풀어 보려고 한 것이었다.
고속버스가 서울에 거의 다 오도록 우리는 1등과 꼴찌 논쟁을 계속했다. 검문소를 통과하고 나자 의자 깊숙이
몸을 기대며 뒷자리를 흘낏 쳐다보았다. 두 녀석은 전혀 모르는 사이처럼 따로따로 앉아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만약 검문소 순경이 녀석들을 수상하게 보아서 데리고 내려간다면 내가 도리어 공치게 되는 것이었다.
"내릴 때 다혜가 먼저 내려. 난 녀석들하고 함께 내릴 테니까."
"관찮겠어? 자신 있어?"
염려스러운 표정이었다.
"걱정 마. 내 짐을 가지고 내려."
"난 공범자가 되기 싫은데."
"날 실망하게 하지 마."
"물론."
고속버스가 천천히 터미널로 들어갔다. 안내원이 차가 완전히 멈출 때까지 앉아 있으라고 했지만
갈 길이 먼 막차 손님들은 벌써 짐을 챙겨 들고 나섰다.
"어서, 먼저 내려."
내가 다혜의 등을 밀어 내보내고 천천히 일어났다. 녀석들이 일어났다. 한 녀석은 키가 컸고 한 녀석은 작았다.
두 녀석 가운데 키가 작은 녀석을 뒤지면 틀림없이 성공할 것 같았지만 혹시 몰라서 두녀석 다 뒤질 생각이었다.
키 작은 녀석이 먼저 나섰다. 나는 녀석의 뒤에 바짝 붙었다.
키 작은 녀석은 내가 제 호주머니를 뒤지고 있는것도 모르고 있었다.
"쌔애끼. 좀 더 깊은 곳에 감추지 않고...... ."
나는 녀석의 호주머니에서 정확히 20만원을 빼내어 내 호주머니에 넣었다. 그러고는 걸음을 늦춰 키 큰 녀석이
내 옆을 스쳐 지나갈 때까지 기다렸다. 키 큰 녀석은 작은 녀석보다 예민해 보였다.키 큰 녀석에게 또 붙었다.
녀석은 내가 달라붙은 걸 조금 꺼리는 동작을 했다.
'아무리 그래 봐야 소용이 없어. 어차피 네 지갑은 내가 빼낼 테니까.'
나는 속으로 이렇게 말했다. 하나님이 내 솜씨를 지금 관찰하고 있다면 아마도 기절하겠지.
녀석의 지갑을 빼내 뒷주머니에 넣고 창 밖에 서 있는 다혜에게 손을 흔들어 보였다.
성공했다는 내 신호를 그녀는 재빨리 알아챘다.
"성공이지?"
내가 내려서자 다혜가 팔짱을 끼며 물었다.
"녀석들 지갑까지 빼 버렸어."
"알아줘야겠군. 혹시 내 건 빼간 거 없어?"
"앞으로 빼갈 거야. 한두 개가 아니라 다혜를 몽땅."
"히힛!"
어디 그럴 자신이 있으면 해 보라는 투였다. 나는 정말 언제고 다혜를 모두 훔쳐 올 생각이었다.
육체는 물론이고 정신까지 남김없이 훔쳐 올 생각이었다.
"좀 더 빨리 가자. 쟤들 노는 꼴을 좀 봐야 하니까."
우리는 걸음을 빨리 했다. 키 작은 녀석이 큰 녀석이 뒤를 똑같이 바라보고는 고개를 저었다.
"이제사 돈 없어진 걸 안 거야. 공친 걸 안 거지."
"쟤들 기분이 어떨까?"
"유쾌하진 않겠지. 뭐라고 위로를 좀 해 주고 싶은데."
"참아. 그러다가 괜히...... ."
다혜가 팔짱을 더 꼭 끼었다.
"지갑도 돌려줘야 하고...... . 작은 녀석이 변명이라도 하게 해야지 않겠어?"
"관둬. 제발 관둬."
"아무 일도 없을 거야. 쟤들도 할배는 알아보니까."
나는 다혜의 팔짱을 풀고 천천히 녀석들에게 다가갔다. 녀석들의 눈빛에서 꺼냈다.
"어이 형씨들, 이거 당신들 거 아녀? 좋은 지갑을 버리고 다녀서야 쓰나."
내가 지갑을 던졌다. 키 큰 녀석이 안주머니를 만지고는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작은 녀석의 손이 허리께로 들어갔다. 일전을 불사할 태세였다.
"지갑 가지고 곱게 가시지 그래. 어디가 부러지면 당분간 밥벌이도 못할 텐데. 안 그런가? 내 말이 틀렸나?"
"형씬 누구요?"
키 큰 녀석은 눈치가 빨랐다. 그렇게 묻는데는 그 나름의 계산이 섰다는 증거였다.
"나야 돌팔이지. 그러나 형씨들 정도는 가지고 놀아줄 수가 있어 솜씨를 봐서 할배같지 않은가?"
그리고 나는 천천히 돌아섰다. 키 작은 녀석이 칼을 꺼냈다. 나는 다시 천천히 돌아섰다.
키 큰 녀석이 작은 녀석을 막았다.
"형 참을 거요?"
작은 녀석이 식식거렸다. 나는 작은 녀석에게 다가갔다. 녀석은 칼을 들고 내게 덤볐다.
한 번, 두 번, 녀석은 고꾸라졌다. 그리고 나뒹굴었다. 키 큰 녀석이 무릎을 털썩 꿇었다.
"불쌍한 사람은 털지 마."
돌아섰다.
다혜가 배시시 웃었다. 다혜, 넌 내 거다.
널 훔칠 거다.
첫댓글 남자 주인공 마지막 장면 멋지네요 푸히힛~감사합니다
멎저요 ~몆져 ~~~~강총찬 ~~~~`
맞으욤~!! 여자는 3 M에 약하네요~ㅎ 무드~ 넘자~모니~ㅎ
이제야 새록새록 종찬에 행동들이 기역나네요!! 소설이 끝날때까지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을것 같아요 고맙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잘 읽고갑니다~~
잘~보구 갑니다~~~^^
즐감했어여
감사
잘 보았습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오래된 그때를 되집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