莊子 外編 17篇 秋水篇 第6章(장자 외편 17편 추수편 제6장)
장자가 복수濮水에서 낚시를 하고 있었는데 초楚나라 왕王이 두 사람의 대부大夫를 사자使者로 먼저 보내 이렇게 말하게 하였다. “우리나라의 모든 일을 선생先生에게 맡기고자 원願합니다.”
장자는 낚싯대를 쥔 채 돌아보지도 않고 말했다. “나는 듣건대 초나라에는 죽은 지 이미 3천 년이나 된 신구神龜가 있는데 왕은 이것을 상자에 넣고 비단보로 싸서 나라의 묘당廟堂 안에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지요. 이 거북이는 죽어서 뼈를 남겨 소중하게 받들어지기를 바랐을까요, 아니면 살아서 진흙 속을 꼬리를 끌며 다니기를 바랐을까요.”
두 사람의 대부大夫가 말했다. “그거야 차라리 살아서 진흙 속을 꼬리를 끌며 다니기를 바랐을 테죠.”
장자가 말했다. “어서 돌아가시오. 나도 진흙 속에서 꼬리를 끌며 자유로이 놀 작정이오.”
莊子釣於濮水 楚王使大夫二人 往先焉 曰 願以境內 累矣
(장자조어복수어늘 초왕이 사대부이인으로 왕선언하야 왈 원이경내로 루의로라)
장자가 복수濮水에서 낚시를 하고 있었는데 초楚나라 왕王이 두 사람의 대부大夫를 사자使者로 먼저 보내 이렇게 말하게 하였다. “우리나라의 모든 일을 선생先生에게 맡기고자 원願합니다.”
☞ 복수濮水 : 복濮은 물 이름이다. 동군東郡에 속함. 지금의 복주濮州 복양현濮陽縣. 황하黃河의 지류支流인데 지금은 흐름이 바뀌어 없어졌다고 한다.
☞ 초왕사대부이인왕선언楚王使大夫二人往先焉 : 대부大夫 두 사람으로 하여금 가서(왕往) 먼저 하게 함(선先)이란, 왕보다 앞서 두 사람 대부大夫가 먼저 가서 왕의 뜻을 전傳하게 한다는 뜻. 초왕楚王은 초楚의 위왕威王.
☞ 원이경내루의願以境內累矣 : 경내境內는 나라 안〈의 모든 일〉. 국중國中의 뜻. 루累는 ‘누를 끼침’, ‘심로心勞를 끼침’ 이니 나라의 정치를 맡긴다는 뜻이다.
莊子持竿不顧曰 吾聞楚有神龜死已三千歲矣 王巾笥而藏之廟堂之上
此龜者寧其死爲留骨而貴乎 寧其生而曳尾於塗中乎
(장자지간불고하야 왈 오문호니 초유신구사이삼천세의어늘 왕이 건사이장지묘당지상이라호니 차구자영기사위유골이귀호아 영기생이 예미어도중호아)
장자는 낚싯대를 쥔 채 돌아보지도 않고 말했다. “나는 듣건대 초나라에는 죽은 지 이미 3천 년이나 된 신구神龜가 있는데 왕은 이것을 상자에 넣고 비단보로 싸서 나라의 묘당廟堂 안에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지요.
이 거북이는 죽어서 뼈를 남겨 소중하게 받들어지기를 바랐을까요, 아니면 살아서 진흙 속을 꼬리를 끌며 다니기를 바랐을까요.”
☞ 초유신구楚有神龜 : ‘신구神龜’는 구복龜卜에 쓰이는 거북이를 말함. 구갑龜甲에 점치는 내용의 문구文句를 적고 불로 태워 그 균열된 모양에 의해 길흉吉凶을 판단하였다.
☞ 왕건사이장지묘당지상王巾笥而藏之廟堂之上 : 사笥는 상자, 건巾은 비단보 등의 보자기. 묘당廟堂은 조상의 사당.
☞ 영기생이예미어도중호寧其生而曳尾於塗中乎 : 영寧은 ‘차라리’인데 여기서는 그 뜻을 살려 ‘아니면’으로 번역함. 도중塗中은 진흙 속.
二大夫曰 寧生而曳尾塗中 莊子曰 往矣 吾將曳尾於塗中
(이대부왈 영생이예미도중이니라 장자왈 왕의어다 오장예미어도중호리라)
두 사람의 대부大夫가 말했다. “그거야 차라리 살아서 진흙 속을 꼬리를 끌며 다니기를 바랐을 테죠.” 장자가 말했다. “어서 돌아가시오. 나도 진흙 속에서 꼬리를 끌며 자유로이 놀 작정이오.”
☞ 오장예미어도중吾將曳尾於塗中 : 오장吾將의 ‘장將’은 意志를 나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