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그림은 잉글랜드 화가 조지프 롸이트(라이트; Joseph Wright, 1734~1797)의 1771년작 〈철학자들의(현자들의; 현인들의; 철학자의; 현자의; 현인의) 돌을 추구하는 연금술사(The Alchemist Searching for the Stone of Philosophers)〉이다.
☞ 종교 미신 과학 오류 맹신 맹종
☞ 플라톤 니체 한나 아렌트; 감각 경험 현실 초월 가치 허구세계 과학
☞ 현대 과학보다 미신이나 주술을 편신하는 심정습관의 편의주의
적어도 서양에서는 연금술(鍊金術; 련금술; 연금학; 鍊金學; 련금학; Alchemy; 크뤼소푀야; chrysopoeia; 크뤼소포에이아)이나 헤르메스학(헤르메스밀교; 밀교신학; 密敎神學; 비밀학; 秘密學; 밀종학; 密宗學; 신비학; 神祕學; Hermeticism; Hermetism; Hermetics)이 마치 반투막처럼 주술(마법; 마술; 요술; 환술; 점술 ☞ 참조), 미신, 민간료법(民間療法; 민간요법), 종교 따위를 삼투시켜 정련하거나 정제한 지식들을 부산(副産)했거나 분비했고, 근대 과학들은 그런 지식들을 흡수하거나 응용하면서 발달할 수 있었으리라고 후루룩 뚝딱 간평(間評; 簡評)되거나 얼추 총평될 수 있을 성싶다.
그런데 연금술(연금학)이나 헤르메스학(헤르메스밀교)의 최상목적(最上目的)은, 이른바 “광기의 돌(광기우매석; 바보의 돌; 얼간잇돌 ☞ 참조)”과 대비·대조되거나 대응될 만한, 이른바 “철학자의 돌”이나 “현자의 돌”과 그것에 함유되어 추출될 수 있다고 미신된 엘릭시르(elixir; 엘뤽시르; elyxir)라는 신비한 진액(津液; 연금진액; 鍊金津液; 묘약; 妙藥; 영약; 靈藥)이었다.
이렇다면 연금술이나 헤르메스학은 주술(마법; 마술; 요술; 환술; 점술), 미신, 민간료법(인간요법), 종교 따위와 과학들의 교차로, 합류점, 교점, 경유지, 접점, 혼합지점, 도가니, 증류기(蒸溜器)라고 비유될 수 있다.
하여간, 어쨌거나, 하여튼, 심지어 한국의 《표준국어대사전》에도 등재된 “현자의 돌”이라 어휘는 “중세의 연금술사들이, 병을 치료하고 모든 물질을 황금으로 만드는 신비한 힘을 가졌다고 믿었던 미신적인 돌”이라고 대략 풀린다(설명된다; 정의된다). 같은 대사전에 등재된 명사(名詞) “현자(賢者)”는 “어질고 총명하여 성인(星人)에 다음가는 사람”이고 “현인(賢人)”의 동의어(同義語; 같은뜻말)이며 “어리석은 사람”을 뜻하는 “우자(愚者)”와 “우인(愚人)”의 반의어(反義語; 반댓말; 반대말)인데, “우자와 우인”의 유의어(類義語; 비슷한말; 닮은말) “우물(愚物)”은 “어리석은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고, “우매(愚昧)하다”는 “어리석고 사리에 어둡다”를 뜻하는 형용사이다.
한국에서는 여태껏 대체로 “현자의(현인의) 돌(현자석; 賢者石; 현인석; 賢人石)”이라고 번역된 이른바 “철학자의 돌(philosopher's stone; pierre philosophale; Stein der Weisen; 철학자석; 哲學者石)”이나 “철학자들의 돌(stone of the philosophers; philosophers' stone; 라피스 필로소포룸; lapis philosophorum)”은 서양의 연금술사(alchemist; 연금학자; 鍊金學者)들이나 헤르메스학자(hermeticist; hermetist; 비밀학자; 밀교신학자; 밀종학자; 신비학자)들 사이에서 연금술(연금학)이나 헤르메스학의 최상목적이자 최적수단(最適手段)이라고 믿겼을 뿐 아니라 만병통치약, 불로장생약, 불로불사약, 만병통치불로불사묘약, 만병통치불로장생영약 따위라고 미신된 이른바 엘릭시르(엘뤽시르)를 함유한 질료나 원료라고 믿겼다.
철학자의 돌, 철학자석, 현자의 돌, 현자석, 현인의 돌, 현인석 따위와 관련하여 《브리태니커 백과사전(Encyclopædia Britannica)》에 수록된 전직 편집위원 애덤 오거스틴(Adam Augustyn)의 다음과 같은 설명문도 참조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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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에서 연금술사들이 추구한 철학자의 돌은 “팅크(약재; 약주; 藥酒; 염료; the tincture)”나 “파우더(가루; 분말; 화약; the powder)”라고 별칭되는 미지된(未知된; 불가사의한; 신묘한) 물질(실체; 질료; 원료)이다. 연금술사들은 철학자의 돌이 평범한 금속들을 황금이나 은 같은 귀금속들로 변질시키는(연금시키는) 효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믿었다(미신했다). 그들은 심지어 철학자의 돌에서 만병통치불로불사묘약(엘릭시르; elixir of life)을 추출할 수 있다고도 믿었다. 연금술이 인간의 영혼(인간령혼; 人間靈魂; 인령; 人靈; 인혼; 人魂)을 완성하려는 시도와 관련되는 한에서, 철학자의 돌은 질병들을 치료하고 생명을 연장하며(장수시키며), 정신(영혼)을 재활시키거나 부활시킨다고 생각되었다.
여태껏 다양하게 묘사된 철학자의 돌은 때때로 ‘모든 곳에 존재하지만 인지되지도 인정되지도 않는 만유공통물질이다’고 세설(世說)되곤 했다. 중세부터 17세기말까지 연금술사들은 철학자의 돌을 얻으려고 각자의 연구실에서 수많은 물질과 그것들의 상호작용과 반응들을 실험하고 관찰하며 탐구했다. 그런 과정에서 부산(副産)된 지식들의 대부분은 나중에 화학, 야금학, 약학 같은 과학들을 발달시켰다.
철, 납, 주석, 구리 같은 평범한(다존하는; 多存하는) 금속들을 귀금속들로 변질시킬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는 희망을 반영한 연금술은 유리(琉璃)로 제작된 서양배처럼(조롱박처럼) 생긴 도가니에 ㅡ 이른바 “헤르메스의 항아리(the vase of Hermes)”나 “철학자의 달걀(the philosopher’s egg)”에 ㅡ 평범한 금속들을 담아 가열하여 변색시키는 과정을 반드시 포함했다. 그렇게 가열되어 변색되는 금속의 연금과정을 면밀히 관찰한 연금술사들은 ‘가열되는 금속의 검은색(흑색)은 재활이나 부활을 준비하는 늙은 금속의 죽음을 암시하는 징조이고, 흰색(백색)은 은으로 변질되는 금속에서 반드시 관찰되어야 하는 색이며, 붉은색(적색)은 황금으로 변질되는 금속에서 반드시 관찰되어야 하는 최상단계의 색이다’고 믿었다(미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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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언급된 헤르메스는 그리스 남신(南神) 헤르메스(Hermes)를 신봉한 종교철학과 이집트 남신 토트(Toth)를 신봉한 종교철학을 혼합하여 헤르미스밀교(Hermes密敎; 헤르메스철학; Hermeticism)를 창시한 고대 그리스 현자(현인; 철학자)였다고 전설되는 헤르메스 트리스메기스토스[Hermes Trismegistos; 트리스메기스투스; Trismegistus; 세 번이나(세 배나; 세 겹이나; 세 곱빼기로) 가장 위대한 헤르메스; 메르쿠리우스 테르 막시무스; Mercurius ter Maximus]라는 신비인물이다.
아래왼쪽그림은 이탈리아 나폴리(Napoli; Naples)의 가톨릭교 수도사·지식인 도나토 데레미타(Donato d'Eremita, ?~?)의 1624년판 저서 《만병통치불로불사묘약(엘릭시르 비타에; Dell' elixir vitae)》에 수록된 제1삽화 〈가장 고귀한 해독제 엘뤽시르(엘릭시르) 비타에(Nobilissimo, antidoto dell' elyxir vitae)〉이고, 아래오른쪽그림은 17세기 네덜란드 화단에서 활동한 신원미상화가의 〈연금술사를 덮치는 봉변(Trouble Comes to the Alchemist)〉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