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초등학교 숙직관리인의 이야기입니다.
어느날 저녁 늦게 그 초등학교 교정을 지나게 되었는데 마침 쪽문이 열려 있길래 숙직관리인에게 무심코 여쭈어 보았습니다. “밤늦게 쪽문이 열려있네요”라고 말하자 그 쪽문은 밤새도록 열어 논다는 거였습니다. “학교를 지키려면 힘이 들텐데요”라고 말하자 놀라운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 사연인즉 자기는 밤에 아예 자지 않고 불침번을 선다는 것과 대신에 문을 열어 놓아 주민들이 언제나 밤중에도 운동장을 돌며 운동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운동장이 마침 산을 올라가는 지름길이라 돌아가지 않고 가장 직거리로 갈 수 있도록 늘 문을 열어 논다는 것이었습니다.
문을 닫고 편안히 잠을 잘 수도 있으련만 이웃 주민들을 위하여 잠을 자지 않은 채 학교를 지키는 숙직관리자를 보면서 큰 감동을 느꼈습니다.
“당신은 21세기 위대한 지도자입니다”라고 말했더니 자기처럼 말단의 심부름꾼이 무슨 지도자냐며 한사코 손을 내젓는 것이었습니다.
이 순간 문득 스위스 대통령이 생각난 것은 무엇 때문이었을까요? 기름 한 방울 나지않는 스위스가 전세계에서 일인당 국민소득(GNP)이 1위를 했을때 세계적인 기자가 스위스 대통령 면담을 신청하고 만난 장면이 신문에 보도된 적이 있습니다. 이 기자가 약속 시간에 좀 늦게 스위스 대통령궁에 도착했는데, 그 시간은 대통령이 막 퇴근한 후였습니다.
대통령이 어디 계시냐고 물으니 막 퇴근하셨다는 것과 거슬러 가면 한 10분내에 대통령을 만날 수 있을거라는 집무자의 말이 있었습니다. 그 기자가 차를 타고 10분이 채 안되어 자전거를 타고 가는 행인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혹시 대통령이 지나는 것을 못봤냐고 하자 자기가 대통령이라고 대답하는 거였습니다. 깜짝 놀라서 그 기자가 질문합니다.
“어찌 경호원 하나없이 자전거를 타고 퇴근하십니까?”라고 묻자 그 대통령이 무어라고 대답한 줄 아십니까? “어느 누가 자전거를 타고 가는 사람을 저격하겠습니까? 또한 부족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는데 국민을 위해 할 일이 무언가 생각하니 기름 한 방울이라도 절약하는 것이 국민을 위한 일이 아니겠나하는 생각에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탄다”는 거였습니다.
이 기막힌 말을 들은 기자는 준비한 질문지를 접어 넣고 더 이상의 질문을 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세상에! 정치적으로 가장 높다는 대통령이 경호원 없이 혼자서 자전거 퇴근이라니? 진정으로 작은 일을 몸소 실천하는 청지기 지도자의 표상을 본 듯합니다. 여기서 우리가 명심해야 할 일은 초등학교 숙직관리인과 스위스 자전거 대통령같이 자기에게 맡겨진 소임을 위해 자기를 희생하며 사는 청지기 정신이 꼭 필요하다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