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올라와서 잠깐 산책한 것 빼고는 태균이 제대로 백수생활입니다. 영흥도 들어온 다음날, 운동하러가자더니 그 뒤로는 제주도가기 전까지 그냥 뒹굴뒹굴 어떻게 하는 게 백수의 전형인지 그대로 보여줍니다.
식사시간 때만 반짝일 뿐 소파나 침대에 누워 휴대폰 유튜브하기, 중간중간 낮잠자기 등 특별히 할일없는 세월의 모습들이지만 어딘가 불편하고 아픈 조짐 행동들을 연실 밖으로 표현합니다. 집중적으로 왼쪽 다리를 가리키며 불편하다고 하지만 앉는 자세가 몹시 안절부절이고 주기적으로 통증의 찡그림이 있는 것으로 보아 떨어져나온 결석이 어딘가 걸려있는 게 아닌가하는 느낌이 듭니다.
제가 불편하고 아프면 태균이도 꼭 어딘가 불편해지고 아프곤 합니다. 저는 사실 단순한 감기몸살이 아니라 완이 보살핌의 후유증입니다. 완이 마무리 3일정도 남겨둔 저녁, 응가쌀듯이 화장실 뛰어가는 완이를 변기에 앉게하려 잽싸게 따라들어갔다가 욕실 바닥에서 제대로 미끄러지며 순간적 낙상사고를 당했습니다. 순간적으로 등허리쪽이 너무 아팠지만 참을만 하다 생각했는데...
때로 가벼운 교통사고가 차후 점차적인 부상증세로 가듯 딱 그 꼴로 사람 힘들게 합니다. 왼쪽 갈비뼈 쪽의 통증은 밤새 잠을 설지게 하고 등허리쪽 척추 이상은 일어날 때와 허리숙이고 펼 때마다 악소리가 저절로 나오는 극심 통증지경입니다. 사고 후 조용히 수습하려 했음에도 제주에서 완도도착 후 분당까지 오랜 운전으로 인한 무리수가 부상상태를 악화시킨 듯 합니다.
끼니야 어떻게하든 해결할 정도지만 짐정리 차원의 용인과 영흥도 체류는 의미가 반감되긴 했습니다. 무리를 해서는 안될 것 같아 최소화하긴 했지만 그래도 양쪽 집의 정리는 끝이 없습니다. 태균아빠가 한 일하긴 했습니다. 짐정리를 목표로 한 부분이 있어 저와 별도로 트럭을 끌고왔으니 트럭 또한 요긴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정리하고 버리고 새로 가을옷 겨울옷 챙기고 참 어수선하고 정신사나운 용인, 영흥도 체류입니다. 그 와중에 잘 말려진 마늘도 제주도가져가려 한 박스 담아놓고 실험적으로 심었던 생강도 수확했습니다. 파, 마늘, 생강은 제가 늘 듬뿍 넣는 양념들이라서 이것들을 직접 수확할 수 있으니 얼마나 큰 소득인지! 시중 농산물에 비해 크기나 수확량은 형편없이 작아도 그래서 더 귀하게 여겨집니다.
한동안 주인의 손길을 받지못한 영흥도집은 흥건히 물이 배었던 천정에 얼룩을 남기고 집안 곳곳 극심 곰팡이자욱을 남겼지만 며칠이라도 열심히 지극정성으로 습기를 잡아가니 훨씬 쾌적한 상태가 되었습니다. 곰팡이 짙었던 벽지도 다 떼어내고...
추석이 지나서도 꺾이지 않던 무더위가 이틀 세찬 비바람을 맞더니 기온은 급강하했습니다. 널뛰기 날씨의 요동에 적응까지 해야되니 더 정신사납습니다.
그 와중에 잠시 짬내서 간만에 고교동창들과의 즐거운 수다! 제가 육지에 올 때마다 시간을 내서 번개모임을 해주니 그 또한 고맙지요. 카페에서의 한 컷 사진을 보니 아직은 할머니형상들은 아닌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 이건 제 생각? 태균이 보고싶다고 아우성이니 태균이 복도 많습니다.
무더위로 포도색깔은 보라색보다는 붉은 기운이 강해 영흥도/대부도 포도가격은 대폭 내렸습니다. 오히려 작년보다 단맛이 더욱 강합니다. 친구들에게 작년에도 그랬지만 한 박스씩 선물하니 아주 좋아합니다. 태균이도 싫컷 먹이고 제주도갈 때도 몇 박스 가지고 가려고 합니다.
귀가시간이 저녁시간을 넘기자 아빠시켜 연실 전화해대는 태균이. 아쉬운대로 햄버거 사들고 돌아오는 길, 태균이는 이미 문 밖에 서서 엄마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엄마중독자 태균이... 이번 정리물품 중에 들어있던 태균이 어린시절 사진들은 여전히 과거의 폭풍사랑 기억을 소환시키곤 합니다.
빠르게 열흘가까이 용인과 영흥도를 오가는 시간들이 지나가고 있고 월, 화는 연 이틀 태균이 서울대 정기검진이 예약되어 있으니 또 바쁘게 움직여야 합니다. 비움을 마냥 실천하고 싶어도 여기서도 시간에 쫒기는데다 몸까지 살짝 근심을 보탰으니 원래 목표로 하던 큰 정리는 잘 마무리가 될 지 기대로 남지않길 바랄 뿐입니다.
첫댓글 아이고~~ 올 여름내 완이랑 고생하느라 애쓰셨습니다. 완이도 대표님 노력으로 조금더 나아지는 방향으로 접어들었길 바랍니다. 대표님~ 푹 쉬시고 다시 제주에서 태균씨와 함께 좋은 가을날을 맞이하세요.
그 바쁨 중에 사고까지 참 고생이십니다. 태균씨의 어린시절 넘 귀엽습니다.
아무쪼록 용인 영흥도 잘 마무리 하시고 병원진료 잘 진행되시길 바랍니다.🌻🙏🥀
대표님 빨리 나으세요. 다치신 몸 얼른 회복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