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1. 19. 08;00
영하권까지 떨어지게 만든 찬바람은 가을
더위를 쫓아냈다.
가을비가 자주 오지 않아 누렇게 말라가던
단풍나무잎이 서리를 맞아 빨갛게 산야를
물들여간다.
매스컴이나 사람들은 이렇게 단풍이 물들면
단풍이 불탄다, 절정이라는 말을 흔히 쓴다.
신갈나무, 상수리나무, 갈참나무, 굴참나무,
떡갈나무, 졸참나무 등 참나무 6형제가 제대로
붉어져가고, 이에 질세라 단풍나무도 점점
붉게 불타 오른다.
단풍나무 중 대표 단풍나무는 붉게 물드는
당단풍과 노랗게 물드는 고로쇠나무로
청단풍, 신나무, 아기단풍, 복자기나무와
함께 단풍나무 6형제들이다.
이밖에도 공작단풍, 은단풍, 최근 청태산에서
만난 청시닥나무, 시닥나무, 우산고로쇠,
중국단풍, 미국꽃단풍, 섬단풍나무, 복장나무
등이 있다.
신나무는 2010. 2. 18일 소백산 죽령옛길에서
찍었고, 공작단풍은 내가 늘 오르는 숲길에서
요염한 자태를 뽐낸다.
캐나다에서는 설탕단풍나무로 메이플 시럽을
만들고, 수십만 원대의 고급 당구 큐대를
만들기도 한다.
요즘은 고급 건축자재로도 많이 쓰이지만
단풍나무는 그 색깔만으로도 백성들이 좋아
하는 나무이기도 하다.
가을의 주역인 단풍나무,
그런데 알고 보면 이 단풍나무는 예전 벼슬
아치나 양반네들한테 무시를 당하고 설움을
당한 나무이기도 하다.
자세히 관찰을 하다 보면 이렇게 아름다움을
지닌 단풍나무가 궁궐(宮闕)과 99칸짜리
양반네 집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단풍나무잎은 봄이면 붉은색, 여름이
가까워지면 녹색으로, 가을이 되면 온갖
색감으로 화려한 자태(姿態)를 뽐내다가
서리가 내리고 추위가 시작되면 우중충한
회갈색으로 변한다.
이렇게 계절에 따른 색깔의 변화를 가리켜
옛 선조들, 양반네들은 변절자(變節者)에
비유해 '지조 없는 사람'을 의미하는 것으로
낙인을 찍어 궁궐이나 양반집에서 배척을
했다.
계절 따라 색깔이 변하는 건,
자외선(紫外線)과 안토시아닌, 광합성(光合成)
을 이용한 나무의 생존본능일 뿐인데 양반들은
단풍나무를 변절자로 찍고 공공의 적으로
만든 거다.
양반들은 절개를 지킨다며 매화와, 난초,
대나무등 사군자를 좋아했는데 수많은 외침
(外侵)으로 나라가 누란의 위기에 빠졌을 때
사군자를 좋아하는 양반들은 목숨을 바쳐서
이 나라를 지켰을까.
물론 앞장서서 지킨 이도 많다.
그러나 임금은 몽진(蒙塵)이라는 미명으로
백성을 버리고 도망쳤고, 양반이 도망가면
백성들은 의병이 되어 농기구까지 들고 나와
나라를 지켰던 사실은 역사가 증명했다.
최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이스라엘과 중동
국가들 간 전쟁이 났다.
많은 이스라엘 청년들이 전쟁에 참여하기
위해 생업을 버리고 귀국길에 오르는 비행기
표가 동났는데 반해,
우크라이나는 젊은 남성들 60만 명이 해외로
도피하였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떨까.
2016년 조사에 의하면 대학생 63%, 성인
83%가 참전의사가 있으며, 해외에 있는
사람은 20% 미만으로 수치가 나왔었다.
그러나 최근 조사에 의하면 전투참여 13.9%,
후방에서 지원이 48.2%, 피난 27.3%, 외국
도피가 3.2%로 나온 게 우리의 현실이다.
우리나라 지도층인 국회의원들을 살펴보자,
학력은 3명 중 1명이 박사급으로 인구 200만
명 이상인 56개 나라에서 박사학위 소지
비율이 가장 높으며 남성 239명 중 43명이
병역미필이다.
출산율이 저조하여 현역병 입영이 2020년
23만 6146명에서 2023년 18만 7188명으로
줄었고, 군대에 빠지려는 사람은 점점 늘어
나는 추세라고 한다.
병역기피가 늘어나고 우울증 등 꼼수 진단서와
서류위조로 수백 명이 훈련 불참을 하였지만
85%가 병역면탈 유예 처분을 받았으며,
징역형은 단 1건으로 솜방망이 처벌을 하는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다.
최근 군사전문가인 유용원 국회의원이 해외
버티기 병역기피를 막기 위해 입영의무 면제
연령을 현재 38세에서 43세로 상향조정하는
내용의 병역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였다.
군대도 못 간 범죄 전과자가 국회 법사위원장
이니 개정안이 통과될까 의문스럽다.
그 법사위원장이 국감장에서 현역 해병대
장군에게 망신과 모욕을 주는 것도 모자라
대장 출신 민주당 국회의원은 일등병만도
못한 국가관과 안보의식으로 똥별이 되었다.
역사책에 의하면
고려말 의종시대 문신이 무신의 빰을 때리며
모욕과 망신을 준다.
이에 분격한 상장군 정중부와 의의방이 주도
하여 쿠데타를 일으켰고 많은 문신들이
무신들의 칼에 의해 무자비하게 죽어나갔다.
또한 그 무신정변으로 인해 이의방, 정중부,
최충헌, 김준의 무신정권이 들어서는 계기가
되었다고 서술하였다.
국군장성을 예우하지 않고 모욕과 망신을
주면 유사시에 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킬 수
있을까.
사기를 먹고사는 참군인들에게 국회의원들이
저지르는 행태를 보며 울분이 터졌다.
작금(昨今)의 통계에 의하면 현재 50만 명인
국군은 2040년이 되면 30만 명 조차 유지하기
어렵고 북한군은 130만 명에 달한다는데
우리는 이 난관을 어떻게 극복할까.
요즘 나라가 걱정되어 시니어 아미(Senior
army)에 가입하는 인원이 늘어난다고 하여
나뿐만 아니라 친구들도 관심이 많다.
구성원으로는 전직 장성, 교수, 의사 등 인텔리
출신도 많고, 20~70대, 여성 등 연령대도 다양
하며 일개 연대급에 해당될 정도로 가입자가
2,000명이 넘었다는 통계가 나왔다.
시니어 아미의 목표는 간단명료해
"나라가 부르면 우리는 헌신한다"다.
따라서 언제든 전선으로 달려갈 수 있도록
평소에 동원훈련을 실시하고 꾸준히 체력
단련을 하면 경계근무나 지원업무 정도는
능히 할 수 있다는 거다.
나는 10월 21일 대통령실에 북핵에 대비해
전 국민 무장화(PP2410-0023449호)를 건의
했다.
예상대로 대통령실에서는 국방부로 이첩을
했고 국방부 답변서에는 공무원들의 모범
답안인 "참고하겠다"는 말이 전부다.
전 국민이 무장을 한다?
통치자의 의지만 있다면 꿈은 이루어진다.
물론 거창한 목표이겠지만 2022년 기준
273만 명의 예비군을 현대식으로 무장을
시키고,
추가로 남성 500만 명 만이라도 개인화기로
무장시키면 핵폭탄보다 더 무서운 게 아닌가.
K2 소총의 가격은 50만 원대로 알려졌다.
500만 정을 지급한다면 대략 2조 5천억 원이
든다.
이지스 구축함이 대략 1조 원 이상 들어가는데,
구축함 두 척과 국민 500만 명이 무장하는 것
두 개 중 적(敵)에게 어느 게 더 강하게 보일까.
21;00
점점 생각이 많아지는 가을이다.
단풍나무를 생각하다가 본질에서 벗어난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이제부턴 내 주변에 있는 단풍나무 나이테가
늘어나는 즐거움을 느끼며,
색깔만으로 변절자란 누명(陋名)을 쓰고
궁궐과 양반네들한테 쫓겨난 단풍나무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련다.
2024. 11. 19.
석천 흥만 졸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