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합과 사랑
요즘 좀 덥지요?
오늘은 궁합과 사랑에 대한 글을 올릴까 합니다.
이 글은 지난 2003년 06월 03일 썼던 글인데
어제 광은불자님께서 다시 자판 치시어 주셨던 글입니다.
언젠가 움막에 젊은 보살이 한번 찾아 온 적이 있었습니다.
그 보살님이 궁합에 대해 물어 보더군요.
가만히 들어 보니 미혼 남녀에게는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 되어
오늘 여기에 방문 하시는 보살님들과 거사님들께
과연 그 궁합은 무엇이고
아울러 사랑은 어찌해야 하는지를 적어 볼까 합니다.
“궁합宮合”
원래 납승은
‘자기에게 주어진 운명이라면,
마땅히 그것을 감수하고 견디며 살아 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몇 년씩 교재를 하다가
궁합이 나쁘다고 하면 홱 돌아서 버리는 경우도 왕왕 보았습니다.
궁합이란 남녀의 사주팔자를 비교하여,
합리성이 있느냐, 없느냐 아니면,
다시 말해서 잘 먹고 살 수 있겠느냐
아니면 못 먹고 살겠느냐 와 같은 계산일 것입니다.
다행이 궁합이 좋다면 모르겠지만,
궁합이 나쁘다고 하면 그것처럼 기분 나쁜 일도 드물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6년 여 동안 교재를 해오다가
궁합이 안 맞으니 결혼을 하지 말라는
남자 측의 부모들 극성에 결국에는 헤어지고
그 여자는
스스로의 목숨을 정리했던 기억이 떠오르기도 하는군요.
궁합이 안맞다는 것 하나로
결혼 약속까지 굳게 했던 그들은
그렇게 비극의 생을 만들었던 것입니다
그것도 단지 남자 측 부모의 주장 하나로 말이죠.
그것을 보니
진짜 궁합이 안 맞긴 안 맞는가 보다 생각 할 수도 있겠지만
그 어찌 청천 하늘에 날벼락이 아니라 할 수 있겠습니까?
지금 결혼 적령기를 앞둔
모든 부모의 심정은 다 비슷하리라 봅니다.
자녀의 짝과 내 자식의 궁합이 좋은지 나쁜지......
우리는 오늘
여기서 하나 짚고 넘겨야 할 과제가 있습니다.
궁합이 옳고 그르다는 판단보다는
더 더욱 중요한 것은 두 사람의 진정한 사랑 이라는 것입니다.
인연으로 맺어진 그 귀한 짝......
수천겁의 쌓은 인연으로 만난 사람들 인데
궁합 하나만 믿고
서로가 사랑한다는 정을 떼어 놓아서야 하겠느냐고..
옛말에
“수상이 면상에 못 미치고,
아무리 좋은 관상도 심상을 미치지 못한다.”했을 겁니다.
그래서 납승은 오늘 얘기 하려는 것입니다.
가급적이면 궁합에 너무 집착 하지 마시라......라고
잘못하면 앞에서 소개한 사람과 같이
치명적인 긁어 부스럼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사람들은 대부분이 살아 나가는데 있어서
삶의 의욕에 대한 자신이 없기 때문에
그 궁합이라는 것에 의존을 하려고 한다고 봅니다.
아마 그래서 그 사람들은 궁합이라는 것을 보려고
하루에도 몇 군데를 찾아다니는지도 모르죠.
우리 옛 말에 이런 말이 있지요?
“잘되면 내 탓이요, 못되면 조상 탓.”......이라고
그런데 모두들 사는 것을 얘기로 들어 보면
결혼 후에 발생하는 문제가 거의 대부분이
“우리는 궁합이 나쁘다.”라는 얘기를 합니다.
엉뚱한 얘기가 아닐 수 없는 것이지요.
왜 그동안 잘 살아 오다가
하필 경기가 어렵고 사업에 힘이 부치면
그것을 미끼로 궁합이라는 얘기를 꺼내 위로하면
살아도 부족한 생활을
골 깊이 긁어 부스럼들을 만드는지 말입니다.
이것에 제일 큰 문제입니다.
남녀가 만나 서로 사랑을 하고 가정을 꾸미는데
궁합이 왜 필요한 것인가요?
궁합보다도 더 소중한 것은 바로 사랑이라 생각이 듭니다.
남녀가 서로 존중하고 서로의 장점을 찾아서
조화를 이루고 화합하며 위로하며 살면
어떠한 서로가 난관을 얼마든지 헤쳐 나갈 수 있다고 봅니다.
【육방예경】에 보면,
아내가 남편에게 5가지 공경 하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1: 항상 남편보다 먼저 일어나고,
2: 언제나 남편 뒤에 다소곳이 앉으며,
3: 항상 남편에게 말은 부드럽게 하고,
4: 남편의 말에 늘 순종하며,
5: 남편의 뜻을 먼저 알아차려 받들어 공경하면
남편은 편안하며 아무 걱정이 없을 것이다.
또 한 남편이 아내에게는
1: 늘 부인을 예로써 대하여야 하고,
2: 남편의 위신을 지킬 것이며,
3: 의복 및 음식을 빠트리지 말고 대어주고,
4: 때에 따라 장엄하고,
5: 집안일은 의심을 두지 말고 믿고 맡겨라.
끝으로 부부간의 사랑이란
서로의 가능성을 보고 오늘을 양보하며
믿음으로써 살아야 할
인생의 반려자가 되는 것이라 생각 됩니다.
궁합 보다는 인연을 소중히 하고
조건을 넘어선 진정한 사랑이 있으면
아마 모든 어려움은
그때그때 잘 헤쳐 나갈 수 있다고 봅니다.
분명 사랑한다면 상대의 모범을 배울 것이며,
인생을 사랑한다면 연원한 동반자를 만들 것입니다.
더 덧 붙혀 봅시다.
사랑하다면 배우자의 인권을 탄압하지를 말고 (불살생不殺生)
서로가 아끼는 바를 빼앗지를 말 것이며 (불투도不偸盜)
함부로 음란한 생명의 정수를 상실치 않을 것이며 (불사음不邪淫)
상대에게 속임수로 지배하지 않을 것이며 (불망어不忘語)
서로에게 정결하게 행동할 것이며 (불음주不飮酒)
또한 올바른 길에 들어서기 위해서는 충고와 비판을 하되
절대로 자기감정을 실어서 하지 말아야 한다고 봅니다.
서로를 자세히 알 수 있는 지혜는 찬란한 빛과도 같고,
서로 믿으며 살아감으로써 하나가 되어 있음은 위대한 지혜이며,
다른 사람들과 손잡고 한 걸음 가는 것은
산을 옮기는 일보다 더한 기적인 것입니다.
어려울수록 상대를 위로하고 존중해 주고
궁합이란 얘기는 아예 입 박으로 꺼내지도 말 것이며,
서로가 신의하며 살아 갈 때
그것은 참 좋은 궁합일 겁니다. 2003년 06월 03일
예전 글이지만 다시 짚어 볼 한 글이라 올려 봅니다.
2024년05월23일, 오전 06:34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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