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밝게 더 기쁘게
제가 요즘 독서말씀으로 강론을 하는데, 오늘 복음은 위험성이 있어서 한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오늘 복음은 불의한 집사의 비유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집사처럼 살아라 하고 말씀하신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렇게 살지 말아라 하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어떤 부자가 집사를 두었는데 이 집사는 평소에 재산을 낭비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부자는 이 집사를 쫓아냈지요. 그런데 이 집사는 고민하다가 주인에게 빚진 사람들을 하나씩 불러 문서를 위조합니다. 기름 백 항아리 빚진 사람에게는 쉰 항아리로, 밀 백섬 빚진 사람은 여든섬으로 깎습니다. 사기친거지요.
그런데 주인은 이 불의한 집사를 칭찬합니다. 그가 영리하게 대처했다고 하고 오늘 복음의 마지막이 이렇게 끝납니다. “사실 이 세상의 자녀들이 저희끼리 거래하는 데에는 빛의 자녀들보다 영리하다.” 이렇게 끝나버리니까 예수님께서 사기를 조장하는 것처럼 들립니다. 이 뒤에 이어진 복음의 제목만 얘기하면 이렇습니다. “재물을 올바르게 이용하여라. 하느님이냐, 재물이냐. 돈을 좋아하는 바리사이들의 참모습” 그리고 16장 마지막에는 “부자와 라자로의 비유”가 나옵니다.
성경은 전체 문맥을 파악하고 읽어야 합니다. 그리고 비유로 하신 말씀은 그 소재에 얽매일 것이 아니라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잘 파악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비유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여러 가지를 빗대어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한가지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 한가지 주제는 이렇습니다. 평소 주인의 재산을 낭비하던 집사는 쫓겨나게 돼서 이렇게 속으로 말합니다. “‘주인이 내게서 집사 자리를 빼앗으려고 하니 어떻게 하지? 땅을 파자니 힘에 부치고 빌어먹자니 창피한 노릇이다. 옳지, 이렇게 하자. 내가 집사 자리에서 밀려나면 사람들이 나를 저희 집으로 맞아들이게 해야지.”
자기가 주인의 재산을 낭비한 것에 대해 전혀 미안해하는 마음 없습니다. 회개하는 태도 없습니다. 그저 자기의 이익과 안전만 꾀하고 자기의 앞날만 걱정하는 모습입니다. 얼마나 불의한 사람인지 잘 보여주고 있지요. 그리고 실제로 문서를 위조하는 사기를 칩니다.
그런데 주인은 집사를 칭찬합니다. 예전에 집사로 있을 때보다 더 큰 피해를 끼쳤는데 왜 칭찬할까요? 여기서 우리는 제한적 해석을 해야 합니다. 중요한 비유의 요지만을 파악해서 해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사기를 친 것을 칭찬한 것이 아닙니다. 영리한 대처를 칭찬한 것입니다.
세속의 사람들을 대표하는 불의한 집사도 자기의 앞날을 위해 재물을 영리하고 지혜롭게 대처하고 있는데, 오히려 하느님 나라를 유산으로 물려받은 사람들은 하늘에 보화를 쌓기는커녕 하늘나라에서 영원한 자기 자리를 준비하는 일에 인색하고 무지하고 바보같음을 지적하는 것입니다.
이 땅에서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데 외에는 관심없는, 세상의 불의한 집사들도 이렇게 교활할 정도로 민첩하고 영리하게 미래의 상황을 대처하는데, 하물며 영원한 세상을 바라보며 사는 하느님의 집사들은 너희들도 이 정도의 지혜는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책망하시는 교훈입니다.
나는 하늘나라를 위해서 무엇을 했나 생각해보게 됩니다. 현세의 재물을 이용해서라도 하늘에 나의 영원한 거처를 마련하려고 얼만큼 썼나 하고 생각해보게 됩니다. 여러분들이 가지고 있는 재물들... 은행에, 통장에, 금고에 썩혀두다가, 내일 일도 알지 못하는 우리들, 갑자기 내일 세상을 떠나게 되면 저 하늘 내 자리에 아~무 보탬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마이너스지요.
하늘 내 자리에 뿌러스 하기 위해서 오늘 여러분들은 친구들에게 쓰십시오. 없는 이에게 쓰십시오. 맛있는 거 사주며 인심쓰고 선물 사주며 격려하고 칭찬 하십시오. 그러면 그 재물은 하늘 내 자리 리모델링 하는 겁니다. 돈 많은 사람이 오히려 마이너스 인생일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돈 쓰면서 뿌러스 인생 사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그 인생, 멋쪄뿌러스!
첫댓글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릴 것이다
주님이 주신 재물이 흐르고 흘러 세상에 빛과 소금이 되는 선한 영향력 발휘하는 신앙인이 되길... 아멘!
나는 하늘나라를 위해서 무엇을 했나 생각해보게 됩니다... 아멘...
집사의 행동을 혼내실줄알았는데..... 한참 생각하고, 성경에 자주 나오던 제자들끼리 "이렇게 말씀이 어려워서야" 하던차에 감사합니다.!!신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