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좋은 것은 마냥 좋기만 한 날을 살아서가 아닐 것이다.
좋은 날은 좋은 날 대로 날씨가 좋아 마음이 들뜨듯이 그렇게
좋은 마음으로 살아간다. 날마다 좋은 날만 있을 것 같이 산다.
그러나 사계절이 뚜렸한 날에도 어느 날 날씨가 좋지 않은 날,
그런 날이 있다. 그렇다고 날마다 날씨 탓만 하면서 지낸다면
날씨가 좋아지지 않는다. 날씨가 나쁜 날이면 그것에 대해 해
결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렇듯이 좋은 날이 이어지다가 어
느 날 갑자기, 갑자기라고 해야 맞을 것이다.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발생하고 그 일이 전 생애에 영향을 줄 만큼 심각하다면
그때도 모든 일 제쳐두고 슬픔과 아픔을 곱씹고 원망과 한탄
으로 지낼 것인가? 그런 일이 생긴 것만을 생각하면서 세상을
비관하며 남을 탓하느라 시간만 허비하는 것은 어리석다 한다.
그런데 무엇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일이 벌어졌다고 하자.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것 같은 심각한 일이 일어났다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그 순간부터 또 하늘을 원망하고 땅을
향해 욕과 비난을 쏟아낸 들 달라지지 않는다.
바라지 않고 희망하지도 않았던 일들이 순식간에 나를 향해
달려와 넘어졌을 때도 다시 일어나 가던 길을 가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이 세상에 좌절해 사라질 것들은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남을 원망하고 탓하는 것이 일을 해결하는 방법이
되지 않듯이 비웃음과 원망으로 되는 일은 하나도 없다. 그것
에 좌절하고 의기소침해진다면 어떤 일에서도 일어설 수 없다.
남을 짓밟기 위해 비웃고 손가락질을 일당 벌이로 삼는 사람들
이라면 돈을 벌기 위해 하겠지만
그런 자들로 인해 분을 품는 것은 현명하지 않은 일이다.
살면서 비웃음을 듣고 별의별 일을 다 당해도 그들이 나를 잘
살게 하지는 않는다. 그들은 자신들 밥벌이로 날마다 남을 짓밟고
괴롭히는 일에만 골몰한다. 그러니 그런 자들에게 감정을 낭비할
필요는 없다.
각자 살아가는 인생이라면 나도 역시 그렇게 살면 되는 것이다.
서로 둥글게 어울려 산다고 해도 분명 한 부분에서는 그것과
무관하게 곤경은 나타나기도 한다.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속담이 있다.
그것은 일종의 희망을 주는 말이기도 하다. 시대가 변해도 사람
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었다는 것이다. 그것만큼은 어느 시대 어느
나라나 갖고 있는 판도라의 상자일 것이다.
가족이 좋은 것은 그렇게 나쁜 날에도 서로에게 힘이 되고 의지가
되기 때문이다. 서로 격려하고 힘이 되는 말로 지지대가 되어 삶의
희망과 의지를 북돋우는 힘이 되기 때문이다.
만약 아빠가 직접 이야기를 하셨다면 위의 글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아빠의 기일을 추모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