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em 다람쥐 엄마
정하선 (丁河璿) jung ha sun
눈이 캄캄하다고 하는데
귀는 더 밝아졌나 봐요
바스락거리는 소리만 나도
귀가 입을 잡아당겨
입이 커졌나 봐요
볼이 커졌나 봐요
볼을 가득 채우는 것이
의무인 양 봉사인 양
입안에 도토리가 들어있어도
도토리를 집어넣어요
입안에 알밤이 들어있어도
알밤을 집어넣어요
심지어는 너도 밤도 집어넣지요
다 챙겨요 챙겨 감춰요
챙기는 것이 저 세상에 갈 탯줄인 양
엄마가 돌아가시고 큰형도 막내도
엄마가 감추어둔 돈이 있을 거라고
통장과 헌 옷 고쟁이 주머니까지 탈탈 털었지만
아무데서도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어요.
입고 가신 옷은 주머니도 없는 옷인데...
누나는 흰 죽처럼 멀거니 앉아서
정하선 시집(가볍고 경쾌하게) 시산맥
ai 시 해설과 번역
정하선(Jung Ha-sun) 님의 시 **<다람쥐 엄마>**는 자식을 위해 평생을 헌신하며 모든 것을 내어주었던 어머니의 '맹목적인 사랑'과 그 뒤에 남은 쓸쓸한 여백을 노래한 작품입니다.
1. 시 해설: 비어있음으로 채워진 사랑
이 시는 전반부와 후반부의 강렬한 대비를 통해 어머니의 삶을 조명합니다.
다람쥐의 형상화: 시인은 눈이 어두워진 노년의 어머니를 다람쥐에 비유합니다. 치매로 기억을 잃은 노모는 소리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입안 가득 도토리와 알밤을 채우는 다람쥐의 모습으로, 가족을 위해 무엇이든 모으고 챙겨야 했던 어머니의 본능적인 희생의 연결을 상징합니다. "입안에 가득해도 또 집어넣는" 행위는 탐욕이 아니라, 자식들에게 하나라도 더 주고 싶은 간절함이자 생존을 향한 처절한 '탯줄'과도 같았던 지난날이 치매로 정신을 잃었도 습관적으로 그대로 연장됨을 의미합니다.
비극적 반전: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자식들은 어머니가 숨겨두었을 '물질적 유산(돈, 통장)'을 찾기 위해 유품을 뒤집니다.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빈 주머니뿐입니다.
숭고한 유산: 시의 결말에서 드러나는 '주머니도 없는 수의'와 '누나의 멍한 표정'은 큰 울림을 줍니다.
어머니는 평생을 다람쥐처럼 모았지만, 결국 본인을 위해 남긴 것은 본인이 가지고 갈 것은 단 하나도 없었습니다. 어머니가 모았던 '밤과 도토리'는 이미 자식들의 피와 살이 되어 사라졌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줍니다.
누나는 흰 죽처럼 멍하니 앉아서, 란 시구가 하루 종일 가슴을 떠나지 않고 망치로 치듯 아픕니다.
핵심 시어 (Key Vocabulary)
탯줄 (Lifeline/Cordon ombilical): 여기서는 이승과 저승, 혹은 어머니와 자식을 잇는 생명의 끈을 의미합니다.
고쟁이 (Traditional undergarments/Ancien caleçon): 어머니의 세월과 정성이 깃든 내밀한 공간을 상징합니다.
흰 죽 (White porridge/Bouillie de riz): 슬픔으로 인해 넋이 나간 누나의 상태를 시각적으로 비유한 표현입니다.
2. 영어 번역 (English Translation)
Squirrel Mother
jung ha sun
They say her eyes have grown dim,
but her ears must have grown sharper.
At the slightest rustle,
her ears seem to pull at her mouth,
making it wider, puffing out her cheeks.
As if filling them were a duty, a devotion,
she stuffs in acorns
even when her mouth is already full.
She stuffs in chestnuts
even when her mouth is already full.
She even crams in beech nuts,
gathering and hiding them all,
as if this hoarding were a lifeline to the next world.
After Mother passed, the eldest and the youngest,
convinced she must have hidden money somewhere,
ransacked everything from bankbooks to the pockets of her old clothes.
But nothing came out from anywhere.
The clothes she wore to her rest had no pockets...
while sister sat there, blank and pale as white porridge.
3. 프랑스어 번역 (French Translation)
Maman Écureuil
jung ha sun
On dit que ses yeux se sont obscurcis,
mais ses oreilles ont dû s'affiner.
Au moindre bruissement,
ses oreilles semblent tirer sur sa bouche,
la rendant plus grande, gonflant ses joues.
Comme si les remplir était un devoir, un dévouement,
elle y engouffre des glands
même quand sa bouche en est déjà pleine.
Elle y engouffre des châtaignes
même quand sa bouche en est déjà pleine.
Elle y entasse même des faînes,
ramassant tout, cachant tout,
comme si ce butin était le cordon ombilical vers l'au-delà.
Après le décès de Maman, l'aîné et le cadet,
persuadés qu'elle avait dû cacher de l'argent quelque part,
ont fouillé les livrets de banque jusqu'aux poches de ses vieux habits.
Mais rien n'est sorti de nulle part.
Les vêtements qu'elle portait pour son dernier voyage n'avaient même pas de poches...
tandis que ma sœur restait assise là, vide et pâle comme une bouillie de riz blanc.
핵심 시어 (Key Vocabulary)
탯줄 (Lifeline/Cordon ombilical): 여기서는 이승과 저승, 혹은 어머니와 자식을 잇는 생명의 끈을 의미합니다.
고쟁이 (Traditional undergarments/Ancien caleçon): 어머니의 세월과 정성이 깃든 내밀한 공간을 상징합니다.
흰 죽 (White porridge/Bouillie de riz): 슬픔으로 인해 넋이 나간 누나의 상태를 시각적으로 비유한 표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