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 4월8일은 부처님오신 날입니다.
부처님이 이 세상에 오신 까닭은 무명중생들을 깨우쳐 주기위해서입니다.
신록의 계절, 룸비니 동산에서 부처님은 태어나자마자 일곱 걸음을 걸으시며
“천상천하 유아독존, 삼계개고 아당안지”
(天上天下 唯我獨尊, 三界皆苦 我當安之)고 선언했습니다.
“하늘과 땅 위에 나 홀로 존귀하니 온 세상이 모두 고통에 휩싸여도 내 마땅히 이를 편안케 하리라”는 외치심이 온 우주에 울려 펴졌으니, 참으로 거룩하신 부처님의 공덕이 미래세가 다하도록 법계에 두루 하오리다
이 선언에는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의 존엄성, 즉 모든 생명에는 불성이 있음과
부처님의 광대무변한 대자대비가 함축되어 있습니다.
나란 보잘 것 없는 존재가 아니라 부처님의 성품을 가진 위대한 존재라는 메시지를
이 세상에 전하시기 위해 나오신 것입니다.
그래서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이라 하신 것입니다.
#
‘나’야말로 이 역사와 운명의 주체요, ‘나’야말로 행불행의 주재자라는 사실을 깨달은
사람만이 그런 사자후를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신 고귀한 뜻을 알고 찬탄하며 또한 그렇게 깨달음을 얻으리라는 서원을 시인들의 다양한 시심의 표현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음 시는 오세영의 ‘백제의 미소’란 작품입니다.
돌에서 깨어나
인간으로 지금 막 환생해서
걸어 나오는 미륵이여,
이 세상 첫걸음에
알듯 모를 듯 입가에 흘리는
그대 미소는
진정 무엇을 말하려 함인가
(중략)
한 송이 연꽃에도 우주가 있다는데
그대를 막잠에서 깨운
암벽의 진달래
너무도 아름다워 그런 것인가.
돌도 불성 받아
인간 될 수 있음을
한낱 미소로 깨닫게 해준
서산(瑞山) 운산면(雲山面)
마애존불
-오세영 〈서산마애삼존불〉부분
#
위 시는 지극한 불심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마애불을 돌에서 깨어나 인간으로 지금 막 환생해서 걸어 나오는 모습으로
극화하고 있습니다.
이 세상 첫걸음에 알듯 모를 듯 입가에 흘리는 미묘한 미소에서
돌도 불성을 받아 인간이 될 수 있음을 간파하고 있습니다.
중생 사랑으로 나투신 불보살의 몸짓 표현이 이채롭습니다.
참으로 시인의 놀라운 상상력입니다.
부처를 조각한 바위도 이미 하나의 부처입니다.
그게 화신불입니다.
역설적이지만 부처를 새긴 조각상은 부처에다 부처를 새긴 것입니다.
한 송이 연꽃에도 우주가 있다는 것은 두두물물에 불성이 있다는 깨달음입니다.
사소하고 작은 것을 통해 전체를 보고자 한 화엄의 세계가 드러나 있습니다.
#
그래서
푸른 산 흰 구름은 부처님의 발자취요
뭇 생명의 노랫소리 부처님의 법문이요
대자연의 고요함은 부처님의 마음이니
불심으로 바라보면 온 세상이 불국토요
범부들의 마음에는 불국토가 사바세계일 뿐입니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위대한 말씀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을 가슴깊이 새겨 봅니다.
작은 풀 하나 바위 하나에도 부처님의 성품(=불성/佛性)이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백원기 교수의 '글쓰기와 심리치유'에서 인용-)
자비불교정토회
정인(正印)합장
첫댓글 감사 합니다..
성불 하세요...
천상천하 유아독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