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서울대 이어 고려대서도 '尹 탄핵' 반대 집회
탄핵 반대 측과 정문 두고 대치
고유찬 기자
입력 2025.02.21. 17:25업데이트 2025.02.21. 17:55
21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에 반대하는 학생들이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뉴스1
서울 주요 대학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시위가 연쇄적으로 열리고 있는 가운데 고려대학교에서도 21일 탄핵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날 오후 4시, 고려대 재학생과 졸업생 등 300여명은 안암동 고려대학교 정문 앞에서 ‘사기탄핵, 민족의 수치’라는 슬로건과 함께 시국선언을 진행했다.
집회 주최자인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23학번 유찬종(21)씨는 “서울대와 연세대도 시국선언을 하는데 고려대가 나서지 않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 생각했다”며 “나라를 지키기 위해 청년들이 일어나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집회를 열게 됐다”고 밝혔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고려대 과잠(학교 점퍼)을 입고 “반대신문 사전제출·TF대본·검찰조서 증거채택? 사기탄핵, 민족의 수치”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었다.
21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에 반대하는 학생들이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뉴시스
고려대학교 교육학과 16학번 김미강(28)씨는 “대통령 탄핵 반대는 정권의 문제를 넘어 국가 존립의 문제”라며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한 싸움에 나섰다”고 했다.
이어 “4.18 학생 시위 당시 고려대 학생들은 민주주의를 위해 앞장섰으며, 오늘날 우리가 다시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나서야 한다”며 “2030 청년 세대가 침묵해서는 안 되며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싸움에서 행동하는 지성인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같은 날 고려대에서 탄핵 찬성 측도 맞불 집회를 열며 긴장감이 고조됐다. 유씨를 비롯한 고려대 재학생들이 오후 4시 민주광장에서 ‘고려대 탄핵 반대 시국선언’을 열겠다고 하자, 일부 재학생들이 1시간 이른 오후 3시 같은 장소에서 탄핵 찬성 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한 것이다.
21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찬성 측과 반대 측이 교문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고 있다. /뉴스1
이에 유씨는 이날 오전 고려대학교 학내 커뮤니티 등에 공지를 내고 “탄핵 찬성 세력의 물리적 충돌과 방해로 인한 안전문제로 시국선언 일정을 연기하겠다”고 했으나, 재차 공지를 내 기존의 민주광장에서 고려대 정문으로 시위 장소를 변경한다고 밝혔다.
보수 유튜버 안정권 씨가 대표로 있는 영상 플랫폼 ‘벨라도’는 재학생들의 탄핵 반대 집회가 예고된 같은 시각 고려대 정문 앞 인도에 집회를 신고했고, 이에 맞서 탄핵 찬성 진영에서도 “극우 세력을 수적으로 압도해야 한다”며 오픈채팅방 등에서 고려대 탄핵 찬성 집회에 참여할 것을 독려했다. 고려대 일부 재학생과 졸업생,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과 촛불행동 등 100여명이 이날 집회에 참석했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고려대 정문을 사이에 두고 반대 측과 불과 20~30m 거리를 두고 대치했다. 탄핵 찬성 측은 “꺼져라” “윤석열 파면” 등의 구호를 외쳤고, 이에 맞서 탄핵 반대 측은 “탄핵 반대”를 연호하며 소란이 빚어졌다.
21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에 모인 한국대학생진보연합 및 촛불행동 등 탄핵 찬성 세력. /고유찬 기자
#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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