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의 유래(설화)
옛날에
한 스님이 무더운 여름날
동냥으로 얻은 쌀을 자루에 짊어지고 가다
큰 나무 그늘에서
쉬어가게 되었는데...
때 마침
농부 한 사람이
소로 논을 갈다가
그 나무 그늘에 다가와
함께 쉬게 되었습니다.
"곧 모를 내야 할 텐데
비가 안 와서 큰일이네요.
날이 이렇게 가물어서야, 원."
농부가
날씨 걱정을 하자
스님은 입고 있던 장삼을
여기저기 만져보더니
이렇게 말했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해 지기 전에 비가 내릴 겁니다."
그러나 농부는
그 말을 믿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에이,
스님 농담도 잘하시는군요.
아,
이렇게 쨍쨍한 날
무슨 비가 온단 말입니까?"
"두고 보시지요.
틀림없이 곧 비가 올 겁니다."
스님은 비가 온다고 하고,
농부는 비가 오지 않는다며
서로 제 말이 옳다고
우기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럼,
어디 내기를 합시다.
스님 말씀대로
해지기 전에 비가 오면
저 소를 드리지요."
농부는
비와 관련된 농사일에
오랜 경험이 있는지라
날씨에 자신하며
소를 걸고 내기를 제안했습니다.
농사에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소까지 걸었으니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뜻이었습니다.
"좋습니다.
소승은 가진 게 이 쌀밖에 없으니,
지면
이 자루에 든 쌀을 모두 드리겠습니다."
스님도
스님대로 자신을 가지며
하루 종일 동냥한 쌀을
모두 내놓겠다고 나섰습니다.
그러고 나서
농부는 다시 논을 갈고
스님은
나무 밑에서 한참을 쉬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마른하늘에
천둥이 쳤습니다.
곧이어
시커먼 비구름이 눈 깜짝할 사이에
뭉게뭉게 모여 들더니
곧 장대 같은 빗줄기가
마구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농부는
비에 흠뻑 젖어
소를 몰고 나무 밑으로 왔습니다.
농부는
내기에서 진 것보다
농사일에 도움이 되는 비가 내려
소를 잃게 됐다는 것도 잊어버리고
좋아 했습니다.
"스님,
참으로 용하십니다.
갑자기 비가 올 걸 어떻게 아셨습니까?"
"아,
예. 소승이 입고 있던
옷을 만져보고 알았지요."
"예?
옷을 만져보고 어떻게 알지요?"
"네,
소승의 옷이 눅눅해지는 걸 보고
알게 되었습니다.
소승들은
빨래를 자주 못 하니까
늘
옷이 땀에 젖어 있지요.
땀은 곧 소금이니,
물기가 닿으면 눅눅해지는 건
당연한
이치가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아까
소승의 장삼을 만져보니
몹시 눅눅했는데,
이것은
공기 속에 물기가 많다는 증거이므로
곧
비가 오리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아,
그런 이치가 숨어 있었군요.
저는 그것도 모르고
주먹구구식으로
제 경험만 믿고
큰 소리를 치다가
보기 좋게 지고 말았습니다.
약속대로
소를 드리겠습니다.
몰고 가시지요."
농부가 아깝다는 듯이 말했습니다.
스님은 껄껄 웃으면서..
소고삐를 잡았다가
다시 농부에게 넘겨주며,
"소승에게
이 소는 아무 소용이 없지만,
농부님에게는
중요하지 않습니까?
농사짓는 일에
소만큼
큰일을 하는 것이 어디 있습니까?
이 소를 드릴 터이니
이번 일을 교훈삼아
농사나 잘 지으십시오."
스님이 떠나자마자
장대같이 쏟아지던
비가 뚝 그치고
언제 비가 왔느냐는 듯이
하늘도 금세 맑아 졌습니다.
이런 일이 있은 뒤로부터
여름날에 갑자기 쏟아지다가
뚝 그치는 비를
농부가 소를 걸고 내기를 해서 생겨난
비라 하여
"소내기"라고 불리었는데
변형되어 오늘날,
“소나기”라고 불리게 된 것이라 합니다. |
첫댓글 소내기 에서 유래되었다는 이야기 들은 적 있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