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讀>괘씸죄
우리는 행복하게 살기를 원한다.
몸도 마음도 편해야 행복할 수 있다.
행복하게 살려면
하는 일도 잘 돼야 하지만
사람과의 관계를 잘 해야 한다.
사람과의 관계를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괘씸죄에 걸리지 않게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2002년 6월 한·일 월드컵 대회 때
한국 팀이
대 이탈리아 전 때
동점골 상황에서 연장전에 들어갔다.
우리의
안정환 선수는 골을 넣고
반지에 입을 맞추면서 마구 달렸고,
전 국민도 열광했다.
연장전에서는
먼저 넣는 팀이
이기게 되어 있어서이다.
이탈리아는 월드컵 대회에서
세 번 우승한
세계 최강 팀 중 하나여서
약체로 평가 받은 우리에게
지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그 장면이
이탈리아 국민의 비위를
상하게 했던가 보다.
안 선수는
이탈리아 어느 프로팀에 소속되어 있었는데
팀에서는
그를 추방하기로 결정했다.
안정환 선수에게는 잘못이 없다.
축구에서
골을 넣고 좋아하는 것은
어느 선수나 마찬가지다.
이탈리아가 이겼다면
문제 될 것이 없으나
심판의 편파 판정으로 졌다고
그들이 주장하여
그런 결과가 온 것이다.
안 선수는
이탈리아 국민의 괘씸죄에 걸린 것이다.
우리말에
‘두고 보자’는 말이 있다.
기분 나쁜 일이 있어
당장은 복수를 못 하지만
기회가 오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괘씸하다는 말은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예절,
신의 등에 어긋나거나
가볍게 대했을 때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것인데
그런 심정을
직접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에
생기는 현상이다.
괘씸죄는
한 걸음 더 나아가
해코지 하고자 하는 마음을
갖게 된 상태라고 가정 해 본다.
지위가 높은 사람에게
비위에 거슬리는 말이나 행동을 하면
괘씸죄에 걸리기 십상이다.
그런 사람은
그래도
자기의 기분을 드러내 놓고
표현할 수도 있다.
직접
말로 항의하는 사람도 있으나
행동으로 보이는 사람도 있다. ‘
애햄’하고
큰 기침을 한다든지,
책상을 쾅쾅 치고
씩씩거린다든지 하면 조심해야 한다.
한 번 더 건드리면
바로 폭발한다.
나보다 아래에 있는 사람,
힘이 약한 사람의 기분을 상하게 하면
대개는
드러내 놓고 표현하지는 않으나
상처는 더 깊게 받는다.
약자는
열등감을 항상 갖고 있어서
무시당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윗사람보다 똑똑하면
괘씸죄에 걸릴 소지가 많다.
기독교 성경에
‘사울과 다윗’의 이야기가 나온다.
다윗은
왕인 사울을 위해
전쟁터에 나가서 공을 많이 세웠다.
그러자 백성들이
‘사울이 죽인 사람은 천천이요,
다윗이 죽인 사람은 만만이다’라고
부르는 노래를 듣고
왕은 시기심이 일었다.
시기심은
미움으로 변하여
다윗을 죽이려고 하였다.
다윗은
죄인 아닌 죄인이 되어 피해 다니면서
왕이 죽을 때까지
이스라엘에 들어오지 못했다.
윗사람은
항상 우월감을 가지고 있다.
자기의 능력을 부하가 능가하면
겉으로는 칭찬하지만
마음속에는 불안감이 인다.
거기서
조금만 삐딱하게 나가면
‘제가 잘 나면 얼마나 잘 났어,
어디 두고 보자’는
꽁한 마음을 갖게 된다.
그 응어리는
곧 괘씸죄의 시발이 된다.
육법전서에도 없으면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이 괘씸죄다.
괘씸죄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삶의 갈피갈피에 숨어 있다
튀어 나와 애를 먹인다.
사람이 죄를 지으면 벌을 받는다.
벌은
지은 죄와 처벌하는 조항이
일치할 때 받는데
이렇게 확실한 것은
법대로 집행하면 되지만
법 해석을
이렇게도 할 수 있고,
저렇게도 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속된 말로
‘귀에 걸면 귀걸이요,
코에 걸면 코걸이’다.
같은 사안을 놓고서도
해석하는 차이에 따라
결과는
엄청나게 달라 질 수가 있다는 말이다.
괘씸죄는
법에 걸리지 않기 때문에
다른 죄를 졌을 때 얹어서
몇 배의 벌을 받는다.
괘씸죄에 걸리면
상대방은 앞에서도 치고,
뒤에서도 친다.
앞에서 치는 사람은
그래도
눈에 보이니까
대비할 수 있지만
뒤에서 치는 사람은 방비할 수도 없다.
한국 전쟁 중
적 치하에서 살 때
‘저 사람 반동이요’하고 신고하면
적은 잡아다
재판 없이 처형하였다.
국군이 들어 와서는
‘저 사람 빨갱이요’해도
결과는 같았다.
신고한 사람은
평소 원한관계가 있어
마음속에 비수를 품고 있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들이대는 것이다.
우리가 뜻 한 바 목적을 이루고,
마음 편하게 사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대인 관계에 달려 있다고 본다.
나보다 나은 사람에게도 잘해야 하지만
못한 사람에게
마음을 더 써야 한다.
특히
돈이나 권력이 있을 때,
남들이
우러러 볼 때 조심해야 한다.
경주 최 부자 집이 생각난다.
그 집은
만석 군의 집이었는데
12대에 걸쳐 300여 년 간
그 재산을 유지했다.
부자가
3대 못 간다는 말이 있듯이
재산을
오래 보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자식 대,
손자 대에 와서는
돈만 쓸 줄 알았지 벌 줄은 몰라
허랑방탕하고
주색잡기나 하는 예가 많은데
최 부자 집은
그렇지 않아 지금도 화제가 된다.
그 이유가
특이한 가훈에 있다.
‘벼슬은
진사 이상 하지 말라,
돈과 권력은 함께 할 수 없다,
만석이 넘으면 사회에 환원하라,
백리 안에
굶는 사람이 없게 하라,
흉년에 땅을 사지 말라’는.
그 집에서는
이 가훈을 대대로 잘 지켰다.
그 때
활빈당이라는
의적 떼가 있었는데
그들은
관가나 부자 집을 털었으나
최 부자 집에 와서는
호통을 받고 물러났다고 한다.
자신만 떳떳하면
도적에게도
큰 소리 칠 수 있는 가 보다.
‘있을 때 잘 해’라는
유행가가 있듯이
여건이 될 때 인심을 얻어야
곤경에 처했을 때
벗어 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말 할 때는
한 번 다시 생각해 보고
상대방이
어떻게 생각할까를 헤아려 보고 하는
습관을 들이면
괘씸죄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다.
by/조 흥 제 |
첫댓글 육법전에도 없는 괴씸죄의 처벌이야 말로 말도 않되는 처벌이지요 괴씸죄를 거는자가 더 나쁘지만 얼쩔수 없는 일입니다 안타까운 처벌이지요 ㅎㅎㅎ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