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렌 버핏의 투자 역사는 3단계로 나눠볼 수 있는데, 각 단계별로 사용된 버핏의 투자기술을 중점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워렌 버핏의 투자 역사 1단계-초기
워렌 버핏의 헤지펀드 시절은 그가 사실상 무일푼으로 시작해서 애덤 스미스의 고전 《슈퍼머니 SuperMoney》에 들어갈 인터뷰를 했던 197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버핏은 그 당시 약 2,500만 달러의 자산을 소유하게 되었는데, 이때 그는 세 가지 기술을 갖고 있었다.
1. 담배꽁초 기술이다. 이 기술은 유형자산보다 낮은 가격에 팔리는 주식을 매수하는 것으로 버크셔 해더웨이를 매수할 때 사용했다. 버핏은 회사 경영권을 손에 넣을 정도의 많은 주식들을 매집할 때도 가끔 있었는데, 이럴 때 그는 이 기술을 사용했다. 이 기술을 통해 버핏은 투자회사 자산을 처분할 때 직접적인 힘을 행사할 수 있었다.
2. 가치투자 기술이다. 이 기술에는 동업자인 찰리 멍거(Charlie Munger)의 성장과 브랜드 잠재력에 대한 생각이 일부 반영되었다. 버핏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American Express)의 주식을 매입할 때 이 기술을 사용함으로써 상당한 수익을 올렸다.
3. 특별한 차익거래 상황, 워크아웃, 부실채권, 합병 차익거래, 분사 등의 기술이다.
워렌 버핏의 투자 역사 2단계-중기
1970년대와 1980년대는 워렌 버핏이 성공한 헤지펀드 매니저에서 투기가와 자산분배가 및 보험회사 중역으로 완전히 변신했던 시기이다. 그런데 왜 그는 보험회사를 택한 것일까?
그가 헤지펀드사업에서 손을 뗀 이유는 뭘까? 지금 생각해보면 경제전문가인 버나드 바루크(Bernard Baruch)가 “나는 항상 너무 빨리 판다.”라고 말한 것처럼 버핏도 좀 일찍 파는 경향이 있긴 해도 그는 확실히 시장의 흐름을 잘 읽는 사람이었다. 따라서 버핏이 주식시장에 10년 동안의 침체기가 오기 직전 헤지펀드사업에서 손을 뗀 타이밍이 적절했는지에 대해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지만, 나는 일단 그렇다고 믿는다.
나는 버핏이 향후 10년 동안 주식시장에 끔찍한 시기가 닥칠 수 있다는 걸 미리 예상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실제로 1973년과 1974년은 1930년대 이후 최악의 침체기였다. 그러나 버핏이 이 기간 동안 부진한 시장수익률을 두려워해서 헤지펀드사업을 정리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는 시장이 최악의 상태에 빠졌을 때도 시장에 대해서 항상 열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투자조합원들에게 쓴 연례편지는 그의 이런 면모를 잘 보여준다. 버핏은 절대적인 성과에 대해서보다는 남들보다 뛰어난 성과를 올린 데 대해서 긍지를 가졌다.
주식시장이 30퍼센트 올랐던 해에 20퍼센트의 수익률을 올렸다면 버핏에게 그해는 재난의 해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시장수익률이 마이너스 20퍼센트일 때 그가 플러스 5퍼센트의 수익을 올렸다면 그에게는 굉장히 잘한 것이다. 따라서 시장이 강력한 침체가 나타날 조짐을 보였다는 이유 하나 때문에 그가 헤지펀드사업을 접고 보험사업에 뛰어들게 되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약하다.
그보다는 버핏이 보험사업에서 그가 과거에 접하지 못했던 기회를 포착해서 그 기회를 이용하고 싶었던 것 같다. 버핏의 투자조합은 체계가 잘 잡혀 있다. 그래서 그는 운용 수수료는 하나도 받지 않는 대신 총투자수익의 25퍼센트를 받았다. 예를 들어 그가 500만 달러의 펀드를 운용하다가 20퍼센트에 해당하는 100만 달러의 수익을 조합원들에게 벌어주면 그는 수익금의 25퍼센트인 25만 달러를 받는 식이었다.
그러나 보험회사는 버핏 같은 전문적인 자산배분가에게는 훨씬 더 매력적이다. 보험회사는 버핏이 수익의 100퍼센트를 독차지한다는 사실을 제외하고 헤지펀드와 똑같이 움직인다. 사람들은 보험료를 낼 때 그들의 돈을 ‘투자’하는 셈이며, 질병에 걸리거나 재난이 닥쳤을 때만 자신들이 투자한 돈을 돌려받는다. 잘 운영되는 보험회사에서 보험료 수입에서 단기비용을 제외한 나머지 유동자금(float)은 이상적일 경우 보험료 수입 전액에 가깝다. 다시 말해 보험회사는 받는 보험료보다 항상 적은 돈을 지불한다.
이러한 식으로 얻은 모든 수익은 보험회사의 소유주들 몫으로 떨어진다. 유동자금이 보험료 수입 전액일 경우 보험회사의 경제학이 헤지펀드의 경제학보다 훨씬 더 유리하다. 버핏은 평생 중개활동을 하면서 보내기보다는 그가 원래 그의 투자자들을 위해서 주당 6~16달러 정도의 가격으로 사두었던 버크셔 해더웨이의 주식 대부분을 주당 40달러에 매수했다. 그리고 버크셔 해더웨이를 기반으로 삼아서 1970년대 나머지 기간 동안 여러 보험회사들과 지역은행들 및 네브래스카 퍼니처 마트(Nebraska Furniture Mart)에서부터 시즈 캔디즈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현금 창출 자산들을 매입했다.
이 시기 동안 버핏은 워크아웃 관련 투자에 덜 집중하는 대신 보험회사와 가구회사 그리고 초콜릿회사 등의 경영권 확보 전략을 쓰면서 버크셔에게 궁극적으로 수십억 달러의 투자수익을 올려준 코카콜라와 질레트와 같은 대형 가치주들에 대한 투자를 늘려나갔다.
이때의 버핏의 투자스타일을 한마디로 말할 수는 없다.
초기에 그는 장부가치(book value)보다 낮은 주가의 기업들을 인수하는 데 관심이 있었던 게 분명하다. 워싱턴 포스트가 대표적인 예인데, 버핏은 이 회사의 청산가치(liquidating value ; 현재 시점에서 기업이 영업활동을 중단하고 청산할 경우 회수 가능한 금액의 가치 ― 옮긴이 주)의 일부만을 주고 주식들을 사모으기 시작했다. 그러나 나중, 특히 1980년대가 되었을 때 그의 방법은 계량적이라기보다는 매우 주관적인 성격을 띠기 시작한다.
이와 관련된 대표적인 예가 코카콜라인데, 버핏은 1988년부터 이 회사의 주식을 사모으기 시작해서 결국 최대 주주가 되었다. 코카콜라의 주식은 시가총액 기준으로 수익의 13배에 거래되고 있었는데, 당시 시장에서 주식들이 보통 수익의 10배 정도에서 거래되고 있었기 때문에 결코 할인된 가격은 아니었다. 그러나 버핏은 자신의 투자를 확신했고, 코카콜라가 향후 올릴 수익을 고려해봤을 때 당시 엄청나게 헐값에 거래되고 있다는 그의 생각은 결국 옳았다.
나는 버핏의 투자경력 가운데 ‘중기’에 대해 별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1970년대와 1980년대에 해당하는 이 시기에 버핏을 주제로 한 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특히 로버트 해그스트롬의 《워렌 버핏의 완벽투자기법》은 이 기간 동안 버핏이 매수한 주식들을 자세히 다루고 있다.
나는 이 책을 읽은 후 “워렌 버핏과 똑같이 거래하기는 불가능하다. 다만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안전마진’이라는 단어를 계량화함으로써 버핏의 매매기법에 유사하게 다가서는 게 목표이다.”라는 말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다.
워렌 버핏의 투자 역사 3단계-후기
1990년대와 2000년대는 버핏에게 그 어떤 다른 회사도 겪어보지 못했던 흥미로운 딜레마를 느끼게 해준 시기였다. 그는 운용할 수 있는 현금을 너무 많이 갖고 있었다. 버핏은 우량기업들과 주식들을 찾아내는 걸 좋아했지만 이때 그에게 세상은 너무 좁아 보였다. 종종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연에서 그는 자신이 돈이 더 없더라도 차익거래를 통해서 연간 50퍼센트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뭔가 아쉽다는 듯 되풀이하곤 했다.
그러나 운용할 수 있는 현금자산이 500억 달러가 넘는 상황에서는 이 같은 수익률을 내기가 불가능했을 뿐만 아니라 시장을 돌아다니면서 저평가되어 있는 주식을 찾아내 투자한다고 해도 별로 티도 나지 않았다. 예를 들어 10억 달러의 가치가 있는 회사의 주식이 저렴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데, 버핏이 이 회사의 주식 10퍼센트를 매입할 수 있다고 치자. 그런데 이렇게 매입한 주식의 가치가 1년 후 100퍼센트 늘어났다면 이것만 봤을 때는 엄청난 수익률일지 몰라도 이로 인해 버크셔 해더웨이의 장부가치는 0.2퍼센트 늘어나는 데 불과할 뿐이다.
대신 1990년대는 버핏의 투자스타일에 있어 몇 가지 경향이 생겨난 시기였다. 먼저 안전자산으로부터의 도피가 일어났다. 1990년대 말, 모두들 닷컴 관련주들을 포함해서 주식이란 주식은 무조건 매수하고 있을 무렵 버핏은 채권, 은, 채권 차익거래, 그리고 궁극적으로 외국 통화 등으로 투자를 분산시켰다.
따라서 버핏의 투자경력이 50년에 이르며, 그가 지금껏 설명했듯이 다양한 투자스타일과 원칙들을 보여주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우리도 워렌 버핏처럼 거래하는 게 가능할지 한번쯤 자문해보는 것도 필요할지 모른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성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