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지기
김행숙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내 직업이다.
당신의 목적을 부정하는 것이 내 직업이다.
다음 날도 당신을 부정하는 것이 내 직업이다.
당신을 부정하기 위해 다음 날도 당신을 기다리는 것이 내 직업이다.
그다음 날도 당신을 기다리다 당신을 사랑하게 되는 것이 내 직업이다.
그리하여 나의 사랑을 부정하는 것이 나의 직업이다.
나의 천직을 이유로 울지 않겠다, 라고 썼다. 일기를 쓸 때 나는 가끔 울었다.
― 김행숙 시집 『에코의 초상』 (문학과지성사, 2014) 중에서
첫댓글 어느 드라마에서 소개된 이후로 많이 알려지게 된 시라고 합니다. ^^
https://youtu.be/l1I9imJQo4Y?si=hfLjIscp4v_GPYib
PLAY
감사합니다~^^
덕분에 시집을 펼쳐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