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냄새 나는 사람들의 사투리가 열무맛처럼 담박했다 잘 익은 호박 빛깔을 내었고 벼 냄새처럼 새뜻했다 우시장에 모인 아버지들의 텁텁한 안부 인사 같았고 떡집 아주머니의 손길 같았다 빨랫줄에 널린 빨래처럼 편안한 나의 사투리에도 혁대가 필요하지 않았다 호치키스로 철하지 않아도 되었고 인터넷 검색이 필요 없었다 월말 이자에 쫓기지 않았고 일기예보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 흙냄새 나는 사람들의 사투리를 태운 시내버스 운전사의 어깨가 넉넉했다 구멍가게 할머니의 얼굴이 사과처럼 밝았고 우체국에서 나온 사람들이 여유롭게 햇살을 받았다 이발사의 가위질 소리가 숭늉처럼 구수했고 신문 대금 수금원의 눈빛이 착했다
첫댓글
어린시절, 명절 때마다 이발소를 굳이 다녀오시던 아버지가, 많은 먹거리를 준비하던 엄마가 떠오릅니다.
떡집을 하던 고모님께서 매회 제사때마다 보내던 떡도 참 맛있었구나 합니다.
이제는 그때의 부모님의 나이가 되어 명절을 맞이합니다^
현실도 마음도 먹거리도 넉넉한 한가위 되세요^
잘 읽고 갑니다.
옛날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행운아입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넉넉함을 나누는 한가위 보내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