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은행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찾으려고 줄을 섰는데 어떻게된 영문인지 한참이 지나도 줄이 줄지 않았다. 앞쪽을 보니 한 사람이 돈을 한꺼번에 찾지 않고 100위안권을 한장 한장 인출해 위폐인지 확인하고 있었던 것이다.
중국에서는 부부간에 돈을 받을 때도 가짜인지 확인한다고 하는데, 이는 남편을 못 믿어서 그런 것이 아니고 남편도 모르고 가짜 돈을 받을 수가 있기 때문이라고. 중국에서 위폐는 정부당국이 지속적이고 강력하게 단속, 처벌하고 있음에도 근절되지 않고 있다.
물건 사고 돈을 주면 거의 모든 경우에 돈이 가짜가 아닌지 확인한다. 대형 상점의 경우 위폐감별기에 돈을 통과시켜 위폐여부를 확인한다. 소형 상점의 경우 점원이 돈을 만져보고 비춰보고 돈을 세웠다가 눕혀본다.
회사에서 급여를 은행에 송금하고 인출할 경우에는 위폐를 받을 가능성이 많지 않다. 왜냐하면 은행은 돈 수납시에 거의 100% 위폐 감별기에 확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회사에서는 가급적이면 현금 수납을 피하고 회사 은행계좌로 입금시키도록 유도해야 한다. 또 지급할 때는 현금을 다발로 받아 간 사람이 나중에 위폐시비를 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가급적이면 지표(기명수표)로 지급하거나 구좌로 송금해 주는방법을 택하는 것이 좋다.
최근 국경절 연휴를 앞두고 한 회사에서 임금을 지급하면서 급여구좌에 입금시키지 않고 명절 기분을 낸다고 홍바오(붉은 봉투)에 몇 백위안씩 넣어서 지급했는데 다음날 위폐가 있다고 환전을 요구하는 일이 있었다.
언젠가 택시를 타고 잔돈이 없어서 100위안짜리를 줬는데 택시기사가 이러 저리 만져보고 우물쭈물 하더니 돈을 되돌려주면서 다른 100위안짜리를 달라고 했다. 나는 다시 지갑에서 100위안짜리를 꺼내주고 되돌려 받은 돈은 주머니에 넣고 내렸다. 다음날 우연히 주머니의 돈을 보니 가짜 돈이었다. 이것이 택시기사의 가짜 돈과 진짜 돈 바꿔 치기 수법이다.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 소액으로 물건을 사면서 가짜 돈을 주고 진짜 돈을 거슬러 받는 방법이다.
한국도 요즘은 가끔 위폐가 나돈다는 언론보도를 접한적이 있지만 중국처럼 광범위하게 일반화 되지 않은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중국에서는 거래 때마다 발생하는 위폐 여부의 확인작업은 계산을 안 해봐서 그렇지 만일 그 수고를 노동력으로 계산해 본다면 아마 어마어마한 노동력의 손실이 될 것이다.
100위안짜리의 위폐여부를 확인해 볼 수 있는 포인트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나 같은 일반인이 흔히 하는 위폐의 감별 방법은 아래와 같다.
1. 지폐를 처음 손에 잡았을 때의 질감이다. 위폐의 경우에는 돈의 무게가 없는 듯한 감이 온다.
2. 지폐를 빛이 있는 곳에서 눈앞에 세워 보면 왼쪽 아래 100이라는 숫자가 녹색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폐를 천천히 뒤로 눕히면 녹색이 회색으로 변한다. 색이 변하지 않으면 위폐다.
3. 지폐를 빛이 있는 곳에서 세워 보면 좌측 여백('票样' 이라고 쓰여진 곳)에 마오쩌둥 얼굴이 나타난다. 마오쩌둥의 얼굴이 안보이거나 얼굴 선이 선명하지 않고 흐릿하면 위폐일 가능성이 높다.
4. 빛이 전혀 없어서 앞의 두 가지를 확인할 수 없을 때는 마오쩌둥의 옷깃(카라)을 엄지로 비비면 요철이 느껴진다. 요철이 없으면 위폐다.
점포에서 점원이 돈을 받자 말자 엄지로 모주석의 옷깃을 비벼 보면서 돈을 세웠다가 눕혀 위의 두 가지를 확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