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경궁 담 벽 길 맞은 편 서울대학교 병원을 둘러 늘어서 있는 길을
걸은 후 혼자만 들리도록 속삭이며 낭독해보세요)
둘이라도 무섭게 보름에서 딱 하루 모자란 달이 환하고
빛 들이치는 밤
네가 꿀 수 없는 꿈이 내 세계를 넓힌다 연인이 갈라지듯
길이 확
넓어지는 거지, 꿈은 코앞에서 길을 잃고 나를 잃고 그것
을
감춘다
금방 퇴원하겠다,
좋은 말을 가난하다
한낮의 빛과 새벽 빛, 한밤의 어둠과 새벽 어둠, 보름의
달빛과 보름 딱 하루 전 달빛
한 사람처럼 걷다가 헤매고 눈앞의 버스를 보내고 다음
버스를 보내고 보낸다
나 이제 안 와,
바람이 확 불어 머리 위로 은행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좋은 말을 경쟁하며 머리를 두 손으로 가리고 웃기 시작
했다
버스 안으로 냄새가 따라오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너는 나를 슬프게 하는 기쁨
꿈에서 사람이 죽으면 죽은 채로 함께 다니면 그 만들던
냄새는 어디로 가나
그래, 좋아지면 밖에서 보자
왜 꿈처럼 좋은 말을 듣나
[스미기에 좋지], 붐날의책, 2022.
첫댓글 좋은 말이 가난하다
창경궁은 한때 창경원이었다.
동물원으로 소풍 가던 곳이었고 벚꽃축제를 하던 곳이었다.
이후 다시 창경궁으로 복원된 곳.
딱 한번 창경궁을 산책한 적 있는데
역시 역사의 장소라 거닐기에 좋았다.
희귀한 나무들이 많아 좋았다. 아니 오래된 나무라고 해야겠지.
언제 또 넉넉한 마음으로 산책을 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