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도처에 널러 있는 불친절과 비틀림 너무너무 지긋
지긋 징그러워
나 혼자만이라도 세상에서 가장 친절한 사람이 되기로 했
어요.
만나는 사람마다 방긋방긋 인사하고, 마치 친절나무인 양
그 열매 뚝뚝 따먹게 하고 싶어요.
더이상 못 견디겠어요. 불평, 불만투성이 모든 거짓들. 정
말 지긋지긋 지루해요. 누구에게든 나눠주고 싶어요, 반짝
반짝 웃는 사랑과 행복.
친절이 별건가요? 사랑이 별건가요? 무한정 뿜어내어 듬
뿍듬뿍 주고 싶어요. 원하는 대로 골고루 나눠주고 싶어요.
태어날 때부터 갖고 나온 친절한 마음, 광(光)도 한 번 못
내보고 녹슬면 무엇 하나요? 모두에게 골고루 다 나눠주고
싶어요.
친절과 사랑이 무슨 광기(狂氣)나 되는 듯 입 꼭 다문 쇠
창살 같은 표정들. 이젠 정말 지긋지긋하지 않나요? 해바라
기처럼 웃으며 한세상 건너간다 하여 인품이 인생에서 줄줄
새는 건 아니잖아요?
"친절해라. 네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힘든 싸움을 하고
있으니"라고 플라톤도 말했잖아요.
나 혼자만이라도 그렇게 살래요. 세상에서 가장 친절한
사람.
[갈수록 자연이 되어가는 여자],문학동네, 2022.
첫댓글 세상 도처에 널려 있는 불친절과 비틀림...
김상미시인만이라도 가장 친절한 사람이 되어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