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왜 남자만 밥 더 주냐" 분노한 여성’이라는 인터넷 기사가 눈길을 확 잡아끌었습니다. 한 네티즌이 "남자만 밥을 더 주는 곳이 있다. 주문할 때 여자가 시킨 메뉴가 어떤 거냐고 물어보길래 '왜 물어보는 거냐' 여쭤보니 남자는 식사량을 더 많이 제공한다고 하더라", "같은 가격인데도 시대착오적이고 불합리하다고 생각한다"며 "가실 분들은 참고하라"고 트위터에 올린 글이 화제를 모았답니다. 이 글이 SNS에 확산되면서 이에 대한 반응도 상당히 뜨거웠다는데, "여성 손님에겐 돈을 덜 받아야 하는 거 아니냐"면서 식당 측을 비난하는 반응이 나왔고, "상식적으로 말이 안 돼서 식당 얘기도 들어봐야 한다"는 의견도 다수 있었답니다. 논란이 거세지자 해당 식당 사장은 "쌀밥 좀 더 드렸다고 이런 일을 겪을 줄 몰랐는데, 식사량으로 성차별했다는 글에 씁쓸하다"며 "한 여성 손님이 밥 양으로 남녀 차별을 했다며 기분 나빠했다. 충분히 설명했음에도 저격 글을 올렸다. 여자에게 적게 주는 게 아니라 남자에게 미리 더 주고 있다. 그 후에 공깃밥을 추가할 경우 남자분들은 공깃밥 1000원씩 더 받고 여자분들은 추가 요금 없이 드린다"고 해명글을 올렸답니다. 덧붙여, "여성 손님 중엔 공깃밥 남기는 분이 너무 많다. 그래서 여성은 정량으로 주고 추가 시 돈을 안 받고, 남성 손님에게는 미리 더 주고 추가하면 1000원을 받는다"며 "이게 왜 여성을 나쁘게 차별하는 거냐. 몇 년 장사하며 쌓은 나름의 노하우였고, 오히려 센스 있다고 칭찬해주는 손님들이 많았다. 양이 적었으면 더 달라고 말씀을 하시지"라고 하소연했다고 합니다.
식당 사장의 해명에도 여전히 네티즌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답니다. 사장은 '양이 적었으면 더 달라고 하면 된다'는 입장이지만, 막상 손님 입장에서는 애초에 다른 양이 제공되면 기분이 나쁘고 선뜻 양이 적어서 더 달라고 말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반면 "더 주면 안 먹고 버리지 않겠나", "남녀의 차이를 인정하며 서로서로 공존하자", "여성을 차별하는 게 아니라 남성을 배려하는 건데 그게 고까워 보이나", "차이와 차별을 이해하지 못하나" 등 식당을 옹호하는 의견도 있었답니다.
제가 한 번씩 가는 노원동 곡수골목에는 잔치국수 한 가지 메뉴만 있는데, 곱빼기는 미리 주문하면 양을 더 주지만 가격은 동일합니다. 들어가면 남자 몇 명, 여자 몇 명인지만을 확인합니다. 남자 양이 조금 더 많습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적게 받은 여자분이 왜 적게 주어 차별하느냐고 따지는 경우를 본 적이 없습니다. 서문시장 칼국수골목에서는 어머니와 같이 가면, “어머니는 적게, 아드님은 많이”하고 얘기하며 주십니다. 매주 아침 한 끼를 해결하는 황태콩나물해장국집에서는 어머니 양은 물론이고 제 양도 적게 주십니다. 매주 가니 식사량을 알고 맞춰 주시는 겁니다, 음식을 남긴다는 부담감을 느끼지 않을 수 있어 이런 행위를 배려로 느끼고 있습니다. 꽤 많은 식당이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만, 여기에 대한 불만을 직접 들어본 예는 없습니다. 그러나 다르게 생각하는 이도 많은 것 같습니다. 저는 위 기사에서 식당 주인의 해명에 더 끌립니다. 그리고 "차이와 차별을 이해하지 못하나" 라는 네티즌의 답글에 공감이 갑니다. ‘차이’와 ‘차별’에 대한 생각은 음식에서 벗어나 요즘 세상의 상당한 이슈에도 투영됨을 느낍니다. 생각의 차이는 삶의 차이로 이어집니다. 어떻게 보고 느끼고, 생각하느냐가 제 삶을 윤택하게 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임을 새삼 느낍니다.
수목원에서 봄을 맞으며 잠시 ‘생각의 차이’마저 잊습니다. 자연 앞에서는 차이도 차별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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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수목원의 봄기운을 즐기다('23년 3월 10일)
오후 출장을 앞두고 봄볕이 좋아 어머니와 나들이에 나섰다. 미세먼지 나쁨은 이제 참고 가야한다. 무시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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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차이(모셔온 글)=======
하루는 공자가 하급관리로 일하고 있는 조카 공멸에게 물었습니다.
"네가 일하면서 얻은 것이 무엇이며 잃은 것이 무엇이냐 ? "
공멸이 대답하였습니다.
"얻은 것은 하나도 없고 세 가지를 잃었습니다.
첫째는 일이 많아 공부를 못했고,
둘째는 보수가 적어 친척 대접을 못했으며,
셋째는 공무가 다급하여 친구사이가 멀어졌습니다.“
공자는 공멸과 같은 벼슬을 살고 있던 제자 자천에게 똑같은 질문을 했습니다.
자천이 대답했습니다.
"저는 잃은 것이 하나도 없고 세 가지를 얻었습니다.
첫째는 배운 것을 실행 해보게 되어 배운 내용이 더욱 확실해졌고,
둘째는 보수를 아껴 친척을 접대하니 그들과 더욱 친숙해졌고,
셋째는 공무의 여가에 친구들과 교제하니 우정이 더욱 두터워졌습니다."
-----공자가어 자로초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