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
흥국생명 팀과 GS칼텍스 팀의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인천삼산월
드 체육관을 찾았다.
인천 삼산 월드체육관은 7호선 삼산체육관역 3번 출구로 나와서
2분여 거리에 있어 접근성이 상당히 좋다.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필자.
여자 배구 흥국생명 팀의 팬이 된 것은, 세계적인 스타 김연경
선수의 소속팀이고, 이다영. 재영 쌍둥이 자매의 인상 깊은 경기
에 더하여, 김미연 선수의 강서브에 매료되었기 때문이다.
팬이란, 원래 얼떨결에 되는 것이다.
작년에 준우승한 흥국생명이 8팀 가운데 5위를 달리고 있는
까닭은, 김연경 선수와 쌍둥이 자매가 올해 해외로 빠져 나가 전
력의 손실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의 용병 캣벨 선수가 영입되긴 해도.
4시 경기가 임박해지자 조명이 차츰 꺼지는가 싶더니, 장내 아나
운서의 소개대로 선수들이 하나씩 그라운드 안으로 달려 나온다.
체육관 안은 온통 핑크색의 향연이었다.
주심의 휘슬이 울리자 치어리더들의 현란한 춤에 맞추어 홈팬들
이 열광하기 시작됐다.
서로 같은 팬이어서 다행인 것은 자랑처럼 돋아날 희망이 있기
때문일 터였다.
왜 현장을 찾는가.
그것은 짜릿한 현장감 때문이다.
직접 보는 것은,
안방에서 TV로 중계를 화면으로 보는 것과는 달리 희열이 점점
고조되는 느낌을 받아서다.
배구에서 범실은 일상처럼 따라 붙는 병가지상사(兵家之常事)인
데, 그렇다면 누가 덜 하느냐 싸움.
홈팬의 열렬한 응원에도 불구하고 1라운드는 흥국생명이 아쉽게
25대 23으로 내주고 말았다.
2라운드에 접어들어 점수 공방전이 펼쳐질 즈음, 박미희 감독의
테그니컬 작전 타임.
오늘 물 만난 고기마냥 날뛰고 있는 캣벨이 있어 다행이지만 경
기란 무릇 혼자서만 잘해서는 안 될 일.
이럴 때 분위기 반전용으로 김미현 선수의 서브 에이스만한 게
없다.
흥국생명 김미연 선수의 강서브
올 고졸 루키 정연주 선수의 활약은 흥국생명의 미래를 밝게 해
준다.
리시브가 단점이라지만 그건 연습을 통해 보완하면 될 테고, 당
돌한 공격과 파워풀한 서브는 상대 팀을 압도한다.
신인이라면 의당 그런 맛이 있어야 한다.
상대에게 끌려갈 때쯤 블로킹 성공은 분위기를 바꾸어 놓는 기
폭제.
결국은 갈 길 바쁜 흥국생명이 GS 칼테스 팀에게 덜미를 잡혔다.
출산 문제로 은퇴했다가, 1년 만에 다시 코트로 돌아온 리시브의
여왕 김해란 선수가 부상으로 빠진 건 다소 아쉽다.
흥국생명 팀의 마지막 기회가 아니다.
시간은 아직도 흥국생명 편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밖을 나오니 벌
써 어둑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