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해나 소설집 「혼모노」를 읽고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 활동가 송은영
성해나 작가는 대중의 연인 박정민 배우 때문에 알게 되었다. 박정민 배우는 연기 잘하는 배우 중 한 명으로 알고 있었는데 출판사를 차린 것을 알고 급 호감이 생기던 터였다. 2025년 청룡영화상시상식에서 박정민과 화사의 콜라보는 나만의 박정민에서 대중의 연인으로 바뀌는 순간이 되고 말았다. 그런 박정민이 추천사를 쓴 책이라니 안 볼 수가 없었다.
『혼모노』는 성해나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이다. 일곱 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처음 읽었을 때 이야기가 너무나 빠르게 읽히고 전개 또한 빨라 너무 가볍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게 뭐지? 라는 찜찜한 기분은 한참 동안 사라지 지 않았다. 다시 읽을 기회가 생겼다. 여러 가지 사회문제를 참 세련되게 잘 꼬았구나 싶었다. (세련된 필력에 내 심사도 꼬인다) 일곱 편 이야기 모두 명확한 결말이 없이 되려 질문을 던진다. ‘넌 어때? 넌 이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어?’라고 그것도 귀에 대고 은밀하게 속살거린다. 더 찜찜하게스리. 내가 이리도 찜찜한 기분은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주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탓 일것이다. 제목을 유심히 보면 좋을 것 같다. 제목이 이야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일곱 편의 이야기 중 ‘구의집’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구의집은 실제 김수근 건축가의 남영동 대공분실을 모티브로 한 이야기이다. 작년에 권윤덕 작가와의 만남에서 남영동 대공분실을 민주화운동기념관으로 재개관 소식과 민주인권그림책 프로젝트에 대해 알게 되었다. ‘구의집’으로 그림책 ‘건축물의 기억’이 떠올랐다. 글로 그림으로 더 생생하게 새겨졌다.
제 생각에, 이 공간엔 창을 내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피조사자가 유리를 깨고 밖으로 나갈 가능성도 있고 자칫 비명이 새어나갈 수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희망이 생기지 않습니까. (181p)
선생님, 제가 잘못 생각했습니다. 인간에게는 희망이 필요합니다. (중략)
제가 선생님의 뜻을 미처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빛이 인간에게 희망뿐 아니라 두려움과 무력감을 안길 수도 있다는 것을요. 그래서 창이 필요 했던건데...... 저는 완전히 반대로 생각했으니까요. (191p)
제자 구보승은 유난히 성실하다. 그 성실함이 담당 교수의 눈에 들었고 그 성실함으로 교수로부터 외면당하기도 한다. 구보승은 교수의 가르침대로 성실하게 건물을 짓는다. 우리가 말하는 성실함은 언제든 어느 상황에서도 옳은 일일까?
작가는 불친절하다. 윤리적인 상황들을 던져두고 독자가 그 안에서 부유하도록 방치한다. 그뿐만 아니라 작가가 장치해둔 요소들이 있다. 그 요소들을 발견하지 못했던 나는 그저 가볍고 자극적인 소재라는 생각으로 끝났던것이다.
아직 『혼모노』를 읽지 않았다면 나의 불편함을 함께 해주기를 슬쩍 권하는 바이며, 작가의 첫 번째 소설집을 찾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