莊子 外編 17篇 秋水篇 第7章(장자 외편 17편 추수편 제7장)
혜자惠子가 양梁나라의 재상이 되었는데 장자莊子가 가서 만나 보려 하였다. 어떤 사람이 혜자惠子에게 이렇게 말했다. “장자莊子가 와서 당신을 대신해서 재상 자리에 들어앉을 것입니다.” 이 때문에 혜자惠子가 두려워서 온 도성都城 안을 사흘 밤낮 동안 샅샅이 수색하여 장자莊子를 붙잡으려 했다.
장자莊子가 스스로 찾아가서 그를 만나 이렇게 말했다. “남쪽에 새가 있는데 그 이름이 원추鵷鶵라고 하네. 자네는 알고 있는가? 이 원추는 멀리 남쪽 바다에서 날아올라 북쪽 바다로 날아가는데, 오동나무가 아니면 머물지 않고, 연실練實이 아니면 먹지 않고, 예천醴泉이 아니면 마시지 않는다네. 그런데 그때 솔개가 썩은 쥐 한 마리를 얻었는데, 마침 원추가 그곳을 지나가게 되었다네. 그랬더니 솔개가 〈썩은 쥐를 빼앗길까 두려워〉 위를 보고 꽥! 하고 소리를 질렀다 하더구만. 지금 그대는 그대의 양梁나라 재상 자리를 가지고 나에게 꽥! 하고 소리를 지르는가?”
惠子相梁 莊子往見之 或謂惠子曰 莊子來欲代子相
於是惠子恐 搜於國中 三日三夜
(혜자 상양이어늘 장자왕견지하니 혹위혜자왈 장자래하야 욕대자상이라하야늘
어시에 혜자 공하야 수어국중을 삼일삼야어늘)
혜자惠子가 양梁나라의 재상이 되었는데 장자莊子가 가서 만나 보려 하였다. 어떤 사람이 혜자惠子에게 이렇게 말했다. “장자莊子가 와서 당신을 대신해서 재상 자리에 들어앉을 것입니다.”
이 때문에 혜자惠子가 두려워서 온 도성都城 안을 사흘 밤낮 동안 샅샅이 수색하여 장자莊子를 붙잡으려 했다.
☞ 혜자상양惠子相梁 : 혜자惠子가 양나라의 재상이 됨. 혜시는 양나라 혜왕 때에 양나라의 재상을 지낸 적이 있다. 양혜왕梁惠王은 ≪맹자孟子≫에 보이는 양혜왕梁惠王과 같은 인물.
☞ 장자왕견지莊子往見之 : 장자가 〈스스로〉 찾아가서 그를 만나 보았다는 뜻.
☞ 수어국중搜於國中 삼일삼야三日三夜 : 수搜는 수색해서 체포하려 했다는 뜻이다. 국중國中의 국國은 국도國都를 뜻한다. 국중國中은 나라 도성都城 안.
莊子 往見之曰 南方有鳥 其名爲鵷鶵 子知之乎
夫鵷鶵發於南海 而飛於北海 非梧桐不止 非練實不食 非醴泉不飮
(장자 왕견지왈 남방에 유조하니 기명이 위원추니 자는 지지호아
부원추 발어남해하야 이비어북해할새 비오동이어든 불지하며 비연실이어든 불식하며 비예천이어든 불음이러니)
장자莊子가 스스로 찾아가서 그를 만나 이렇게 말했다. “남쪽에 새가 있는데 그 이름이 원추鵷鶵라고 하네. 자네는 알고 있는가? 이 원추는 멀리 남쪽 바다에서 날아올라 북쪽 바다로 날아가는데, 오동나무가 아니면 머물지 않고, 연실練實이 아니면 먹지 않고, 예천醴泉이 아니면 마시지 않는다네.
☞ 남방유조南方有鳥 기명위원추其名爲鵷鶵 : 원추鵷鶵는 전설상의 새로 봉황鳳凰과 비슷한 종류로 알려져 있다.
☞ 발어남해發於南海 이비어북해而飛於北海 : 발發은 출발出發의 뜻이다. 발어發於의 어於는 from, 비어飛於의 어於는 to의 뜻.
☞ 비오동非梧桐 불지不止 비연실非練實 불식不食 비예천非醴泉 불음不飮 : 연실練實은 먹구슬나무 열매. 예천醴泉은 감로천甘露泉.
於是鴟得腐鼠 鵷鶵過之 仰而視之 曰嚇
今子 欲以子之梁國 而嚇我邪
(어시에 치득부서하야 원추과지어늘 앙이시지하고 왈하하니
금자 욕이자지양국으로 이하아야아)
그런데 그때 솔개가 썩은 쥐 한 마리를 얻었는데, 마침 원추가 그곳을 지나가게 되었다네. 그랬더니 솔개가 〈썩은 쥐를 빼앗길까 두려워〉 위를 보고 꽥! 하고 소리를 질렀다 하더구만. 지금 그대는 그대의 양梁나라 재상 자리를 가지고 나에게 꽥! 하고 소리를 지르는가?”
☞ 치득부서鴟得腐鼠 원추과지鵷鶵過之 : 이 치득부서鴟得腐鼠의 고사故事로 뒤에 벼슬자리를 ‘부서腐鼠’ 또는 ‘취부臭腐’로 비유하게 되었다.
☞ 하嚇 : 꽥! 노해서 지르는 소리. 위하威嚇(위협)하는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