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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드레스] 04
S#1.김가네 집 앞
탁! 차에서 내려 재빨리 하나쪽으로 가는 우진이고
하나;(조수석 문을 열고 주그려 앉아 두나를 흔들며) 얘! 두나야! 두나야?
우진;소용없어요. 제가 얼마나 깨웠다구요.
하나;(너무 어이 없다는 듯 일어나며) ....... 자는거예요?
우진;(호흡) ...... (뭐라 말하기 좀 그런....)
하나;(시계를 보며) 아니 무슨일이야 이게? (다시 얼굴을 살짝 살짝 때리며) 얘! 김두나!
우진;저.... 두나씨하구는 어떻게 되시는지....
하나;두나 언니예요.
우진;우선 그럼 병원으루 갈까요?
하나;아파요? 두나 아픈거예요?
우진;병원으루 가죠 그럼. (하더니 다시 운전석쪽으로 가려는데)
하나;(잡아서) 잠깐만요! 무슨일인지 말을 해봐요. 댁은 누구예요? 대체!
우진;말씀 드리자면 좀 복잡합니다. 그리구 두나씨 어디가 아픈거 같진 않구
술을 좀 마셨어요.
하나;.....!? 취해서 이런다구요?
우진;병원 가야겠죠?
하나;취했다구요 두나가?
우진;예. 죄송합니다.
하나;술을 마셔? 두나가요?
우진;글쎄 본인두 술은 처음 마신다구... (하나, 얼른 다시 주저 앉아 두나를
마구 흔들며 얘 두나야! 일어나봐! 김두나! 정신 차려보라구! 하고
있고) 그치만 그 얘긴 나중에 했어요. 술 다 마시구나서.
하나;(깨우는걸 포기) 아후! 왜이래 얘가 정말? (벌떡 일어나더니) 보구만
있지말구 좀 꺼내봐요!
우진;병원 안가시구요?
하나;여자애 술 취해 병원 데려가면 볼만하겠네요. 술! 내가 마셔봐서 아는
대, 그거 뭐 별건가? 데리구 올라가서 팍! 찬물에 담그지 뭐.
우진;......?!
하나;아 안꺼내줘요?
우진;아 예! 알겠습니다. (몸을 숙여 두나를 잡으려하지만, 만지기가 좀 어 색하다) ..... (주저 하다가) 두나씨, (하나, 엥? 얘 뭐하냐? 눈빛으로
우진을 보고 있고) 저 지금 두나씨를 이 차에서 꺼내야 되요. 제가
좀 이렇게.... 잡을께요 두나씨를. (하나, 더더욱 엥? 싶고) 저 그럼, 잡아요 두나씨? (하고는 두나를 번쩍 안아 꺼낸다. 신부를 안는 신랑
처럼) 이싸.... (꺼내 안고는 하나를 보며) 헥 헥... (숨찬, 약간은 머쓱
한 표정)...
하나;......?!
우진;이제 어떡하죠?
하나;(정신이 든 듯) 아! 아니 근데 뭘 그렇게 안구 있어요. 내려요 여기.
우진;예?
하나;아닌가? (두나를 흔들며) 얘! 두나야! 두나야?
두나;(이제서야 슬며시 깨려하는) 으음.....
하나;깼다!
우진;(동시에) 깼어요?
두나;(웅얼 대듯 몸을 움츠리며) 추워어....
하나;얘! 일어나 봐! 눈 좀 뜨라구!
두나;(우진의 목을 꽉 껴안으며) 으음... 추워어....
우진;(놀란 토끼눈) .....!
하나;(더 놀라는) ......!
우진;어떡하죠?
하나;어떡하지?
우진;그냥 땅바닥에 한번 세워 볼까요?
하나;아뇨. 다시 차에 좀... 태워 보죠. 찬바람에 정신이 조금 드는 모양인대,
어쩄거나 댁이 우리 두나를 이렇게 안구 집으루 들어갈 순 없쟎아요.
우진;없죠.
하나;차에 좀 태웁시다. (얼른 뒷 문을 여는) 얼른요!
약간의 시간 경과.
우진의 차안.
추워서 덜덜 떨고 있는 우진(운전석)과 하나(뒷좌석)
하나에게 기대어 잠들어 있는 두나를 살살 달래듯 흔들어 깨우는 하나.
하나;두나야? 두나야? 여기 집이야. 이제 일어나서 올라가자. 응? (이빨 부
딪히는) 으으으으.... 정말 춥다. 좀 일어나라 두나야아....
우진;너무 추우시면 히터를 좀 틀어 드릴까요?
하나;안되요. 추워야 술이 깨죠.
우진;예. 알겠습니다.
하나;으으으으..... 두나야아..... 제발 좀 일어나라 두나야아.....
두나;(춥다는 듯 하나에게 파고 드는) 으음.... 으음..... (눈을 아주 살짝 뜨 는)
하나;얘! 눈 떠! 눈 떠 봐!
두나;(한쪽 눈만 겨우 뜨고) 으음.... 언니 왜 안자구 그래. (다시 눈을 감는)
우진은 놀라서 돌아보고
하나;(소리 지르는) 야! 너 정말 이럴거야!
두나;(다시 한쪽 눈을 겨우 뜨며) 왜그래. 잠이 안와?
하나;길에서 잘래! 일어나라구!!!
두나;응? (나머지 한쪽 눈을 마저 뜨며) 왜그래 언니.
하나;(얼굴을 양손으로 잡고 똑똑히 말한다) 두나야! 너 술 마셨어. 엄청 취
해서 계속 기절해 있느라 30분두 넘게 이렇게 기다리구 있쟎아. 너!
술이 많이 취해서! 지금 여기 우리 집 앞이야! 이제 일어나! 집에 들
어가자구!
두나;(약간 정신 들어) 무슨 소리야? 여기 어딘대?
하나;정신이 좀 드니?
두나;(골 아파서) 아우.... 아우.... 언니... 나 머리 깨져. 머리가 깨져....
우진;두나씨! 병원으루 갈까요?
두나;(놀라서 그대로 멈추고 있다가) ........ (우진쪽을 딱 보는) 어머? 어머
머?
하나;(우진에게) 겨우 정신 차렸네요. 우리 내릴께요.
우진;예! (얼른 내려서 뒷좌석 문을 열러 가고)
하나;김두나! 내려 얼른!
두나;언니 뭐야? 저남자가 왜 우리집에 있어?
하나;여기가 집이야? 여기가 집인줄 지금!
두나;(E. 비명) 아으.... 아으... 아으.... (S#2.의 소리)
S#2.자매의 방
이불 뒤집어 쓰고 쪼그린 채 침대에 엎드려 있는 두나의 비명.
두나;아으.... 아으.... 아으..... 아으....
하나;(침대에 누우려다가 너무 놀라 벌떡 일어나 두나를 두드려 패며) 왜이
래 너! 식구들 다 깨쟎아! (맞으면서도 두나는 계속 비명 지르고 있
었고)
두나;(이불 벌떡 제끼고 벌떡 앉더니) 그러니까! 내가 완전히 기절한 상태에
서 그남자 차에 실려 왔다구?
하나;(머리를 쥐어 박는) 으이그!
두나;아 왜 때리구 그래!
하나;한대 더 맞을래?
두나;(우진을 생각하니 챙피해서 팍! 짜증) 아으응.......
하나;(침대로 누우며) 그남자 누군지는 몰라두 너한테 무지 잘하드라? 벌벌
떨든대?
두나;(신경질 톤으로) 아 쓸데 없는 소리 좀 하지마!
하나;야! 너는 오늘밤 내가 구세주야. 너 딱 그시간에 내가 안왔어봐. 니가
어떻게 됐을지 생각이나 해봤어?
두나;불이나 좀 꺼! 잘꺼니까.
하나;야, 김두나!
두나;(좋게 말하면서도 짜증이 베어 있는) 아 미안해. 불 좀 꺼달라구.
하나;불은 끌 때되면 끄는데, 누구냐 그남자!
두나;남자.
하나;그남자가 그남자야 설마?
두나;그남자 아냐.
하나;그치? 그남자는 미국 갔댔쟎아 니가.
두나;그러니까 아니라구 그남자.
하나;그럼 아까 그남자는 누구야?
두나;(지겹다는 듯 한숨) 아후... 그남자 친구.
하나;그남자 친구? 그럼 그남자 대신 그남자 친구랑 그렇게 된거야?
두나;(신경질) 아 뭐가 그렇게 돼!
하나;야! 신경질을 낼 때 내라 너는 좀. 아무때나 그렇게 너는 도대체 왜그
러니?
두나;아 언니가 지금 나 신경질 나게 하쟎아! 뭐가 그렇게 궁금한건대!
내가 몇번을 말해 도대체! 언니는 언니! 나는 나!
하나;(혼잣말처럼) 기집애 못됐어 하여간.
두나;아후..... (답답하다)
하나;하긴, 생전 술이라군 몰랐던 니가가 그렇게 기절하도록 술을 마셨음 뭔
가 진짜루 기막힌 일이 있었겠지. 미안하다. 더이상은 안물어볼께.
두나;고마워.
하나;딱 하나만.
두나;아호. 뭔대.
하나;아까 그남자랑 사귀는거야?
두나;(침대 밖으로 벌떡 일어나 서며) 나 술마신다 또? (위협)
하나;(벌떡 일어나와 잡으며) 야야야야! 너 미쳤어?
두나;(쳐다 보는) .....
하나;알았어. 자자구 그만. (침대로 돌아 눕는)
두나;(그대로 가만...히 있다가 우진을 생각하고는 다시 신경질이 난 표정.
하지만 하나 때문에 소리는 못 내고 삭히는 표정) ........ 아으.....
S#3.오피스텔 주차장
시동을 끄고 내리는 우진. 진땀 뻈다는 듯한 표정으로 고개 설레 설레 하며 내린다. 두세걸음 걸어 가다가 딱! 멈춰 서더니 뭔가 ? 싶은 생각에 차로 다시 다가 가서 차 안을 들여다 보다가 미심쩍은지 뒷문을 열어 보니 두나의 핸드백이 있다. 그 옆엔 꺼내어져 있는 주민등록증까지....
혼자 웃는 우진. 아이고.... 싶어서....
S#4.우진의 오피스텔
머그컵에 녹차 팩이 있고, 주전자의 끓는 물을 부어 녹차를 만들고 팩을 꺼내는 평온한 표정의 우진. 두나의 일은 생각 안한다. 녹차를 들고 책상으로 가서 노트북을 열며 탁상 시계를 가깝게 끌며 보니 새벽 1시. 노트북의 파워를 켜며, 다시 문득 두나 생각을 한다. 혼자 빙그레 웃는 우진. 책상 서랍에서 두나와 형석의 사진을 꺼내어 보며 회상.
S#5.김가네 집 앞 (회상)
대문 앞에 서 있는 하나와 두나. 그 뒤에 어정쩡 서 있는 우진.
두나는 대문을 바라 보고, 냉정한 태도로 서 있고,
하나는 두나와 우진을 번갈아 어정쩡 보고 있다가 두나를 툭 치니
두나;벨을 어떻게 눌러! 2층으루 전화 해 봐. 제인 있쟎아.
하나;말구. (저사람말야, 하듯이 고개짓으로 우진을 가리킨다)
두나;(팩 돌아본다. 가만히 보고 있다)
우진;큼. (두나가 미안할까봐 시선 피해 주는데)
두나;왜 여태 거기 계세요?
우진;(놀라서) 네?
두나;아직 안가셨어요?
하나;(어리 둥절...?!)
우진;아, 예, 가야죠. 이제 괜챦으신거죠?
두나;(하나에게) 2층으루 전화 좀 하래니까? 밤새 여기 서 있을꺼야?
하나;어, 알았어.
두나, 다시 대문보고 냉정히 서고
하나, 핸드폰 꺼내며 대문간에서 내려와 저쪽으로 가며 일부러 자리를 피해준다는 듯, 두사람의 눈치를 살피며 간다. 번호를 누르며
우진;그럼 전 이만 가겠습니다.
두나;(팩 돌아보더니) 네 안녕히 가세요. (자존심 때문에 냉냉하게 대하고
고개를 다시 돌리는데)
우진;(O.L) 잘자요?
두나, 고개를 돌리다가 다정한 우진의 목소리에 어? 싶어 자기도 모르게다시 우진을 보지만
우진은 이미 차쪽으로 걸어가고 있다.
우진이 갑자기 뒤돌아 두나를 보자, 다시 얼른 고개를 돌려 버리는 두나.
S#6.자매의 방
곰곰히 생각하느라 잠을 못 이루고 있는 두나. 생각할수록 치명적인 자존심의 손상..... 속상하다..... 이불을 확 뒤집어 쓰는 두나.
S#7.김가네 집 전경 (이른 새벽)
S#8.김가네 부엌
제인의 식탁을 열심히 차리고 있던 정자.
들어오는 제인.
정자;어, 어서와. 아침에 입 맛 없어두, 밥하구 국하구 꼭 먹구 가야 돼.
외숙모가 신문에서 봤는대, 아침에 탄수화물을 먹어야 뇌세포가
잘 돌아 간댄다?
제인;(기운이 그다지 없는) 네, 고맙습니다. (먹기 시작)
정자;(안됐게 보다가) ...... (문득) 어! 어젯밤에 혹시 언니들 대문 니가 열
어줬니? 내가 깜빡 잠들었거든.
제인;네.
정자;언니들이 꽤 늦는거 같든대, 그 때까지 안자구 공부했어?
제인;네.
정자;(흐뭇하게... 보다가) 아참! 너 도시락 빈거 어쩄니? 부엌에 안내놨드
라?
제인;예. 모르구 학교에 두구 왔어요.
정자;어, 그랬구나. 그럼 오늘은 보온 도시락을 못싸겠네. 학교에 난로 있
니? 난로 있으면 3교시쯤 따끈 따끈 올려 놨다 먹으면 되는대.
제인;외숙모.
정자;어! 그래, 얘기 해.
제인;저 그냥... 도시락 싸지 마세요.
정자;왜! 반찬이 맛이 없어? 오늘은 외숙모가 고기 갈아서 작은 햄버거 스
테이크 만들었는대?
제인;그게 아니라...
정자;응? 말 해 괜챦아.
제인;외숙모 저 때문에 너무 일찍 일어 나시구...
정자;별말을 다한다! 넌 그저 공부나 열심히 해.
제인;외숙모 말씀대루 아침 꼭 먹구 나갈께요. 전기 밥솥에 밥만 있으면,
있는 반찬하구 제가 챙겨 먹구 나가두 되요.
정자;제인.
제인;도시락두 학교 매점에서 사먹을 수 있구요.
정자;(옆으로 앉으며) 제인아. (어깨를 두르고) 외숙모, 하나두 안귀챦어. 그
보다는 제인 니가 이렇게 말하면 외숙모가 얼마나 섭섭한대.
제인;(고개 숙이는) .....
정자;제인아. 여기는 외숙모 집이기두 하지만, 제인을 낳아주신 엄마, 또 그
엄마를 낳아주신 할아버지 할머니 집이야. 외숙모 말 무슨 뜻인지 알
지?
제인;(눈물 뚝! 목메서) 네.
택두, 부엌으로 조용히 들어서다가 제인의 울먹임에 놀라서? 가만히 듣고 있는
정자;니 엄마가 맨날 너 버릇 없다구 흉보구 그러든대, 언제 이렇게 철이 났
어?
제인;(눈물 콧물 정리하며 웃는 얼굴 되어 약간 웃는)
정자;근데, 철이 잘 못 났다. 제인이가 진짜 철 잘 나는 방법은 아침 꼬박
꼬박 잘 먹구, 도시락 싹싹 비워 오구, 학교 공부 착실히 잘 하구,
또..... 할아버지 할머니께 늘 웃는 얼굴루 동무해 드리구, 그렇치?
제인;네.
택두;(정자를 신뢰감으로 끄덕이며 흐뭇...하게 보는) .......
정자;(웃으며 제인의 머리를 귀뒤로 넘겨 주는데)
택두;에미야.....
정자;(놀라서) 네 아버님!
제인;(벌떡 일어나며) 할아버지 안녕히 주무셨어요?
택두;(웃으며) 오냐.
정자;당근즙 올리까요 아버님?
택두;그래. 가지고 공방으로 좀 오거라. (나가는)
정자;(공방? 싶지만) 네. (제인을 보는)
제인;(정자를 보는) .....?
S#9.김가네 집 앞 (이른 아침)
책가방 배낭은 등뒤로 매고, 헝겊으로 만든 조그만 간이 가방에 싸인 도시락을 가슴에 꼭 안은채 대문을 나와 기분 좋은 얼굴로 종종종종 걷는 제인인대, 추워서 동동 거리고 있던 완자, 제인이 다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제인은 춥다는듯 동동동 걸으며 땅을 보고 가느라 길 옆의 완자를 못보고 지나치려는데
완자;(부르는) 제인!
제인;(듣는 순간 기분 좋던 표정이 확 얼어 버리고 그자리에 서는) ......
완자;(제인의 양쪽 귀를 손바닥으로 춥지 말라는 듯 딱 잡아주며 와락 안으 며) 아이고... 춥지? (하다가 가슴께의 뜨근한 도시락을 느끼고) 아니
이게 뭐냐?
제인;(신경질 팩!) 엄만 왜 자꾸 집앞에 찾아 오는거야? 이럴거면 아예 할아 버지한테 빌구 집으루 들어오든지!
완자;(도시락을 팍! 뻇으며) 이게 뭐냐구 묻쟎아!
제인;보면 몰라? 도시락!
완자;어머머? 아니 이걸(정자) 그냥! 너 보온 도시락은 어쩌구, 외숙모가 너
이런대다 도시락 싸주는거야?
제인;(도시락 팍 뺏으며) 엄마가 무슨 상관이야!
완자;엄마가 무슨 상관? 엄마가 무슨 상관?
제인;내가 여기다 싸달랬어 왜!
완자;니가? 니가 왜!
제인;점심 때 꽁꽁 언 찬밥 먹구 콱 채할라구 왜!
완자;(기막혀) ....!
제인;왜애!
완자;(좋게) 제인.
제인;(팩 돌아서는) .....
완자;제인아....
제인;학교에서 보온 도시락 안가져 왔단말야.
완자;(좋게) 그런걸 왜 까먹구 다녀. 잘 챙기지.
제인;(눈물 그렁 그렁해지며 소리친다) 일부러 안가져 왔어 왜! 외숙모가
새벽마다 일찍 일어나서 나 아침밥 챙기구 도시락 챙기구 미안해서
일부러 안가져 왔다구! 사물함에다 넣어두구 일부러 안가져 왔단말
야! (확 가버린다)
완자;(가슴이 너무 아픈) ...... (신음같은 소리가 새어 나오며 눈물) .....
제인;(눈물 뚝뚝 흘리며 마구 앞으로 걸어가는)
완자;(얼른 감정 수습하고 쫒아가며) 제인! 제인!
제인;(그냥 무조건 걷는)
완자;(옆으로 와서 같이 걸으며) 조금만 기다려. 엄마 곧 들어갈거야.
제인;(걸으며, 안쳐다 보며) 곧 언제!
완자;곧!
제인;.... (걷기만 하는)
완자;할아버지 너한테 암말씀두 안하셔? 엄마 어딨냐구 안물어봐?
제인;(멈춰서서 확! 째려보는)
완자;(미안해서 시선 피하는) .....
S#10.할아버지 공방
당근즙을 얌전히 내려 놓는 정자.
정자;당근이 어째 단맛이 들하네요 아버님.
택두;잠깐 앉자.
정자;??? 네.
택두;(통장과 인감을 내주며) 이거... 얼마 안된다만 집한칸 얻어 다오.
정자;??? 아! 고모요?
택두;초록 에미 말고, 내가 쓸게다.
정자;네?
택두;느이 어머니하구 나, 우리 둘이 쓸 집이라구.
정자;무슨 말씀이신지...
택두;그 돈, 사실은 느이 에미하구 나 저승가는 집값으루 묶어 둔게야.
정자;(너무 기막혀) 아버님??!!
택두;뭘 그리 놀래. 늙은이 죽는거야 정한 이치고, 죽어서 화장할게 아니
라면 묘지 자리 필요한것두 당연한 이치지.
정자;세상에! 아버니임!
택두;그런데, (보는)
정자;....?
택두;그 돈, 지금은 묘자리 봐달라구 주는게 아니고, 한... 15평쯤 되는 집을
알아봐 다오. 아범한텐 아직 말하지 말고.
정자;아니 도대체...?
택두;아파트는 내 원체 싫어한다만 자그마한 빌라건 아파트건, 하여간 두 노
인네 생활이 편한게 중요하니까 아파트도 나쁠건 없을게야.
정자;(얼른 무릎 꿇고 내려 앉으며) 아버님. 잘 못 했습니다. 잘못했습니다
아버님.
택두;(놀라서) 아니 너 왜이러냐 갑자기?
정자;제가 아버님 어머님께 제 힘껏 모시느라 하긴 하는데, 아무래두 제가
부족했습니다. 용서하시구 고정하세요 아버님. 그리구 가르쳐 주십
시요. 이래 저래 니가 잘 못했다 꾸짖어 주시구 용서해 주세요 아버
님.
택두;그런게 아냐. 일어나 어서.
정자;아버님.
택두;일어나.
정자;.......
택두;어서.
정자;(다시 제대로 앉는)
택두;(한숨) .....
정자;아버님....
택두;내 너하구 산지도 30년이 됐고, 며느리두 자식이다. 너 고생시키구 싶
지 않아 그래.
정자;새삼스레 아버님,
택두;(O.L) 니 어미가! ..... (한숨과 함께 말하는) 아프다....
정자;예?
택두;에비 알면 펄쩍 펄쩍 뛸테구, 집 구해 우리가 이사를 나갈때까지는 에
비한테는 말 안하는걸루 하구, 그저 넌 어른 뜻 받드는게 진짜 효도 겠거니 하고, 나하구 니 에미 내보내 다오.
정자;아버님! 어머님이 아프시다면서! 아니 대체 그리구 어디가 어떻게 아프
신대! 그리구 도대체 무슨 말씀이세요! 아프시다면서 어딜 나가신다
구요.
택두;에미야.
정자;네.
택두;내가 더이상은 너한테 말하구 싶지가 않구나.
정자;.....???
택두;여기 공방두 봄 될때까지 내 잠깐 작업 좀 쉬마. 이사 나가서 니 어미
하구 나하구 시간 좀 제대루 보내 보고, 봄 되서 날씨두 따뜻해 지고
니 어미두 좀 괜챦다 싶으면, 공방은 내 들락거려야지. 그러니 집은
요근처루 얻는게 좋겠구.
정자;도대체 아버님?
택두;에미야. 너 혹시 나중에 우리만큼 나이가 들면, 내 지금 마음을 니가
알련지 모르겠다. 자식한테 아픈꼴 보이구 싶지 않은거, 힘이 되구
내 다리 지팽이가 걸을 수만 있으면, 똑바루 꼿꼿하게 니들 앞에
일어서서 웃어주구 싶은거, 그게 부모 마음이다.
정자;(도대체 알 수 없어 생각하고 있는) .......
택두;우리, 편하게 해주구 싶으면 내 보내 다오. 니 어미 아픈꼴 온 식구한
테 다 보이구 싶지 않아 이래. 니 어미두 아마 자기가 지금 어떻다는
걸 제대루 알면 내가 이렇게 해주길 바랄게다. 자기 아픈 모습 보이
구 싶지 않을게야.
정자;(알았다!) 아버님 혹시?
택두;(한숨) .....
정자;(눈물이 왈칵) 아버님 혹시!? (목이 메어 말 못하는) 어머님이? 어머님
이? 정신, 정신 놓치셨어요?
택두;(눈을 감는)
정자;설마 설마 했는데, 그게 그럼, 어머님이 그러셔서? (가슴이 찢어져라
우는) 아우우.... 아버니이임..... (고통스레 우는) 아버님....
(택두 밑으로 다시 무릎꿇고 내려 앉으며 택두의 무릎에 엎드려)
아버니임..... 아버님. 아버님....
택두;(한숨) .... 너한테두 한두번 실수를 했던 모양이구나.
정자;아우. 아우. 아우....... 아버님..... 아우....... (하염 없이 우는) .....
택두;(정자의 등을 다독여 주며 눈물이 촉촉히 고이고, 고개 들어 천정을
보는) ........
S#11.중후 부부의 방
넋을 놓고 앉아 있는 정자....
S#12.화장실
신문 펼지고 대변 보고 있던 중후.
중후;(한숨) 후우.... (조용히 신문을 무릎 위로 내리며 혼잣말 조용하고 참
담하게) 또 죽었구만. 또 죽었어. 50대 가장, 또 자살. 후우....
(심난하다) ........ 40대 명예 퇴직. 50대 가장 자살. 쩝! 후우....
S#13.김가네 마루
TV 유치원 따위의 어린이 프로를 혼자 앉아 재미나게 보고 있는 초록.
S#14.할아버지의 방
머리를 곱게 빗고 있는 꽃분. 혼자 배시시 거울 보고 있는 18세 소녀처럼.
그 모습을 뒤켠에 앉아 망연...히 바라 보고 있는 택두.
택두;임자... 이쁘구만?
꽃분;(얼른 좋아서) 나 이쁘면 꽃구경 데려 갈래?
택두;지금이 꽁꽁 겨울인대 꽃구경을 어디서 하나.
꽃분;니놈이 내 그럴줄 알았다. 순 노랭이 같은 놈.
택두;임자...
꽃분;너 솔직히 말해봐. 너 돈 없지?
택두;돈도 없고, 꽃도 없고.
꽃분;이놈아, 니가 니 번지르...한 인물만 믿고 젊었을 때 좀 놀았냐? 그러
니 무슨 돈이 있어?
택두;(한숨) ....
꽃분;(바짝 다가 앉으며) 니 마누라한테 100원만 얻어 오면 안돼?
택두;(슬픈 눈으로 보는) ....
꽃분;니 마누라 화났지? 너 미워 화났지?
택두;임자는 내가 밉소?
꽃분;니가 젊었을 때 바람 많이 펴서, 니 마누라 아마 너한테 화났을거야.
택두;내가 무슨 바람을 폈다 그래요. 임자 그건 오해지.
꽃분;살림을 차려야만 바람인가? 근데 이놈아, 너 왜 자꾸만 나한테 임자
임자 하는대!
택두;(가만...히 보는) ........
S#15.중후 부부의 방
정자는 아직도 넋을 놓고 있고, 들어와 신문을 방바닥에 그냥 버리던 중후.
중후;에이! 꽝꽝 얼었어 신문두. (정자를 보니)
정자;(넋놓고) ...
중후;당신 뭐해?
정자;에?
중후;어디 아퍼?
정자;아니예요. (시선 피하며 얼른 일어나 나가는)
중후;.....???
S#16.김가네 부엌
식탁위에 반찬 대충 놓여져 있고, 냉장고 위나 옆에서 조그만 밥상을 꺼내 시부모 밥상을 따로 차리는 정자. 근심스럽다.....
출근 준비 마치고 들어서는 하나.
하나;안녕히 주무셨어요? (전기 밥솥으로 가서 뚜껑 여는)
정자;(대답 없이 밥상 차리는)
하나;(반응 없자 정자를 보는) ...? 엄마?
정자;그래.
하나;엄마 뭐해요? 웬 밥상이야?
정자;할아버지 할머니, 당분간 며칠 따루 드시기루 했어. (들고 나가는)
하나;(놀라서) 왜요? 누가 편챦으세요?
정자;(버럭 화내듯) 누가 그래! 누가 편챦으시대?
하나;엄마?
정자;(들고 나가는데)
두나;(소리치며 들어오는) 언니! 언니!
정자;(화내는) 아침이다? 어디서 그렇게 소리를 질러?
두나;???
정자;(밥상 들고 나가는)
두나;???
하나;(밥그릇 네개 놓으며) 가서 아버지 진지 드시라 그래.
두나;엄마 왜 저래?
하나;(어꺠 으쓱. 모른다)
두나;아! 내 백 어딨어?
하나;(국 뜨며) 무슨 백?
두나;무슨 백은! 어젯밤에 백 안챙겼어?
하나;뭐? 백? 아니?
두나;아호... (죽겠는) ....
S#17.패션 회사 자판기 앞
동전을 안넣고 동전으로 자판기 동전 투입구 근처를 톡톡톡톡 치며 생각에 잠겨 있는 두나.
직원;(동전 꺼내며 오며) 김두나 뭐해?
두나;(얼른 정신 차리고) 아! 아니예요! (휙 사무실로 가는)
S#18.패션 회사 사무실
책상위에 동전을 또 톡톡톡톡 두드리고 있는 두나. 생각..... 우진을 찾아가야 하나 어쩌나.... 생각이 해결이 안난다.
수화기를 얼른 들더니, 수화기를 들고도 한참 생각하다가 다이얼을 누른다.
두나;어 언니 나야.
S#19.웨딩샾
하나;(곤란해 하며) 나 지금 바쁜대... (하며 마주 앉아 있는 사람 눈치를 보 자)
성여사;괜챦아, 전화부터 받어. (차를 마시는)
하나;네 어머니. (약간 돌아 앉으며) 무슨 일이니?
두나;(필터) 엄마 거기 와있어?
하나;아냐. 얘기 해.
S#20.패션 회사 사무실
두나;(망설이다가) ....
하나;(필터) 여보세요?
두나;어제 그남자 말야 언니.
하나;(필터) 어.
두나;우리집 어떻게 찾았대?
S#21.웨딩샾
하나;(성여사를 의식해서 우아하게) 그걸 내가 어떻게 아니. 나야 모르지.
두나;(필터. 빽 소리치는) 도대체 내가 그남자 차에서 기절하구 있었다는게
말이나 돼?
하나;(수화기를 잠시 떼지만 얼른 성여사를 보는)
성여사;....? (소리가 밖으로 약간 새는 바람에 놀라서 보고 있는)
하나;(우아하게) 글쎄. 말은 좀 안되는대, 어제 그랬었어 너.
두나;(필터) 그럼 언니가 알구 있는건 뭐야? 어제 상황중에 언니는 어디서
부터 등장인물이냐구!
하나;그게 그러니까 중간에.
두나;(필터) 중간 어디말야! 언니가 오니까 그남자 차가 이미 도착해 있었
어?
하나;그래 그럼. 우리 저녁 때 집에서 얘기하자.
두나;(필터) 언니!
하나;어, 너 회사라구? 그래, 회사일 바쁘지?
두나;(필터) 관둬! 끊어! (탕 끊기고)
하나;그래, 고맙다. 나중에 또 전화하자. 안녕.... (끊고 성여사에게 오며)
어머니, 죄송합니다 말씀 중에.
성여사;말씀 중은 무슨. 니가 얘기하던 중이었쟎니.
하나;아! 그랬나요? 제가... 무슨 얘기를...?
성여사;젊은애가 깜빡 깜빡 재밌구나 너? 요즘 웨딩 드레스 유행 스타일에
대해서 말하구 있었쟎아.
하나;(어색한 웃음) 오호호! 그랬나요 제가?
성여사;누구니? 누구 전화야?
하나;네?
성여사;소리가 밖으루 좀 새드라? 누가 막 소리치구 그러지 않았니?
하나;아 예! 소리친게 아니구요, 제 동생인대요, 주변이 좀 시끄러웠나봐요.
하하하. 네. 시끄러워서. 주변이.
성여사;으음. 동생 있댔지 참.
하나;네. 패션 회사 디자이너예요.
성여사;아이구, 손재주들이 좋은 집안이네.
하나;헤헤헤 네.
성여사;그건 그렇고, 내가 여기 온건 너 시간 되면 쇼핑 좀 같이 가자구.
하나;네?
성여사;바쁘니?
하나;아, 네에... (하며 안쪽을 보니)
정실장;(마네킹 하나 안쪽에 들여 놓고, 꽃달고 있다가 눈치 채고는 나가
라는 눈짓)
하나;바쁘지는 않구요, 어머니, 무슨 쇼핑 하실려구...
성여사;무슨 쇼핑은. 내 워낙 쇼핑을 좋아하긴 한다만, 요즘같이 나라경제
가 흔들 흔들 하는때에 사구 싶은거 맘대루 다 사겠니 어디? 그저
기념 삼아 너 옷 한벌 해주구, 나두 옷 한벌 입구.
하나;네? 저를요?
성여사;내가 딸이 없쟎니.
하나;네?
성여사;하나야. 내 소원이 뭐였는줄 아니?
하나;....?
성여사;늘씬하구 이쁜 딸하나 있음, 어머! 그러구 보니 니 이름 하나네?
그래, 어쨌건, 그런 딸 하나 있음, 팔짱 딱 끼구! 백화점 매장마다
돌아 다니면서, 옷사주는거!
하나;(감동) 어머니....
성여사;(일어나며) 일어나. 한번 해보자 오늘.
하나;(일어나며) 어머니....
성여사;(정실장에게) 저기요!
하나;(얼른 정실장에게) 실장님!
정실장;? 네? 저요? (얼른 오는)
성여사;우리 하나, 오늘 저하구 데이트 좀 해두 되죠?
정실장;아우, 그럼요. 좋겠다 김하나. 시집간 내 친구들 보면, 하여간 시어머
니들이 골치든대, 무슨 복이니 그래?
성여사;(어정쩡??? 좋은 소리? 나쁜 소리? 잘 모르겠어서 보는)
정실장;나라 경제가 아무리 어렵다해두 오늘 하루만 애국자 포기하고, 어머 님한테 팍팍 좀 사달라 그래. 특별 케이스라는게 있쟎니.
하나;(핸드백 챙기며 좋아서 빙그레)....
성여사;그런대...
정실장;네?
성여사;(하나) 이쪽은 사장이구, 그쪽은 들어보니 실장이든대, 어떻게 말은
거기가 더 높게 써요?
하나;(당황) 아! 어머니! 학교 3년 선배세요.
성여사;3년 선배치군, 얼굴이 많이 조숙하시네? (정실장, 표정 뻥...! 이고)
스물 여덟? 그렇게 안보이는대?
정실장;스물 여덟이요? (하는데)
하나;(정실장을 몰래 툭 치며) 아! 맞다! 언니가 8년 선배죠?
정실장;(어리둥절)...?
성여사;그래. 그렇다면 모를까.
하나;(팔짱 딱! 끼며) 어머니! 팔짱 이렇게 끼면 되요?
성여사;(기분 좋아서) 풍도, 불러 낼까?
하나;아니예요 어머니. 오늘은 어머니랑 저랑 데이트쟎아요.
성여사;가자. (나가는)
하나;네 어머니! (나가며 뒤돌아 정실장에게 눈짓 손짓 해주고 나가는)
정실장, 어리둥절 보고 있다가, 혼자 왼손 손가락 세개를 펴고 보다가, 오른손 손가락을 차례로 꼽는다. 셋. 여덟, 등등을 대사 없이 혼자 계산해보며, 도대체 모르겠다는 듯....
S#22.길
하나의 차가 달리고 있고
S#23.하나의 차안
하나;차가 좀 작죠? 불편하지 않으세요 어머니?
성여사;무슨 소리니? 난 작년까지만해두 프라이드만 타구 다녔어. 중형차루
바꾼게 올해가 처음이다?
하나;그러세요? 어머님처럼 부자가 그렇게 작은차를 타셨어요?
성여사;작은 차를 타야 부자가 되는거야. 프라이드 그차두 내 꼬박 8년 타구 바꾼거구, 그전에는 당연히 차두 없었구, 버스만 타구 다녔다 나?
하나;세상에.... 정말 검소하셨네요?
성여사;아, 이젠 정말 써두 되겠다. 내가 이만큼 피땀흘려 벌었으니 이젠 좀
써두 되지. 그 땐까지 버스 타는게 당연한거 아니니?
하나;예, 당연한 말씀이세요. 저는요 어머니, 풍도씨가 쪼금 그렇쟎아요.
성여사;풍도 돈 많이 쓰지?
하나;아뇨, 많이는 아니구요, 젊은 사람치구는 일단 사업을 하니까, 씀씀이
가 있기는 있죠.
성여사;너 혹시 그래서 우리 풍도 좋아하니?
하나;어머니! 천벌을 받아요!
성여사;호호호. 천벌씩이나?
하나;그럼요.
성여사;어쨌건, 풍도가 그래서 나두 펑펑 그런줄 알았다구?
하나;솔직히... 네.
성여사;나두 요즘은 펑펑이지. 큰차 타, 옷두 잘 사입어, 생각해보면 부질
없는 사치야.
하나;대신 어머님은 젊어서 고생 많이 하셨다면서요.
성여사;풍도가 그러디?
하나;네. 그래서 자긴 어머님한테 잘 해드려야 한다구, 일부러 어머니 용돈
두 굉장히 많이 드리구 그런다구...
성여사;하이구 녀석! 그게 원래는 다 누구돈인대. 누구돈을 누구한테 생색
을 내?
하나;글쎄말이예요. (하는데 핸드폰 울리자) 풍도씰거예요 어머니. 오늘 아
직 통화 못했거든요. (스피커 폰으로 떳떳하게 플립 열고) 여보세요?
민우;(필터) 나다 민우! 샾으루 전화했더니 나갔다 그래서!
하나;(너무 놀라는) .....! (성여사를 보는)
성여사;(놀라서 하나를 보는)
민우;(필터) 여보세요? 김하나씨 핸드폰 아닌가요? (하는데)
하나;(김하나 이름만 겨우 듣고 놀라서 플립을 탁! 덮어 버리더니 얼른)
잘 못 걸린 전환가봐요 어머니.
성여사;잘 못 걸리다니? 분명히 김하나를 찾지 않았니?
하나;그랬어요? (하는데)
성여사;(앞을 가리키며) 어머 얘! 조심해!
하나;(놀라서 앞을 보고) 오우! (하며 급히 브레이크를 밟지만 끼익...! 하고
소리내다가 앞차를 쿵! 받아 버리는)
성여사;(앞으로 쏠렸다 뒤로 쿵!) 아이쿠!
하나;(받는 순간 놀라서 성여사와 동시에) 아악! (뒤로 쿵! 머리 부딪히는)
아호...... (하는데)
울리는 핸드폰 벨.
울상이 되어 난감한 하나의 표정.......
S#24.풍도의 의류 매장
옷 쫘악... 걸어 둔것 하나씩 제껴 보며 확인해 보며 걸어가면서 핸드폰을 들고 있는 풍도.
신호만 가고 상대가 받지 않는다.
가입자가 받지 않으니 다음에 다시 걸어 달라는 안내 멘트가 나오자 탁! 끊으면서
풍도;(혼잣말) 어딜간거야 대체! (핸드폰으로 하나 삐삐를 다시 거는. 안내
멘트에 2번 누르고) 김하나. 핸드폰을 꺼둔거야 뭐야. 왜 통 연락이
안돼?
S#25.길
차안에 앉아서 뒷목을 주무르고 있는 성여사이고, 창밖으로는 앞차 사람에게 미안하다고 사과 하며 명함을 주고, 쩔쩔 매고 있는 하나의 모습이 보인다. 어디선가 삐삐 소리가 들린다. 둘러 보며 소리를 추적하다가 성여사가 엉덩이를 들며 손을 넣어 보더니 깔고 앉았던 하나의 삐삐를 꺼내며 약간 언쟎아지는데 차에 타는 하나.
하나;아우 어머니, 많이 다치셨죠? (하는데)
성여사;(삐삐를 건네며) 너 삐삐두 왔다. 아까 그청년이 친거 아닐까?
하나;네?
성여사;여기 있었어. 내가 깔구 앉었던 모양이야. 아우...(하며 목뒤를 주무
르는)
하나;(말도 못하고 난처하게 보는).....
성여사;차 많이 다쳤니?
하나;아뇨, 살짝 쿵 해서 저는 괜챦구요, 앞차만 조금....
성여사;(약간 언쟎은) 큼...
하나;(죽겠는데 들고 있는 삐삐가 다시 울리자, 아호... 곤란해....)
S#26.여관 방
이불 깔고 처량맞게 쭈그리고 누워있는 완자인데 삐삐가 울린다.
얼른 일어나서 삐삐를 눌러 보고는 전화 수화기를 잡으려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완자;?? 여보세요? ..... 여보세요? .... 아 여보세요?
달수;(필터) 아이고, 누님 아직 계시는군요?
완자;전화 잘 못 걸었어요. (하는데)
달수;(필터) 아 누님 접니다! 박찬호요! 박찬호! (화면 합성되고)
완자;찬호? 아! 웨이타 양반?
달수;쩝! 누님. 박상무라구요.
완자;(새초롬) 근데 무슨일루? 나 지금 삐삐 확인해야 되서 바쁜대?
달수;아 그러세요? 그럼 전화 끊을까요?
완자;아니 잠깐! 어제 우리 오빠한테 무슨 소리했수?
달수;오빠요? 어제 그분이 친오빠세요?
완자;아 친오빠건 가오빠건 무슨 소리했냐 묻쟎우 내가!
완자;누님 아침 자셨어요?
완자;챠! 지금이 몇신대 아침?
달수;제가 지금 일어났거든요.
완자;그래서! 밥 먹자 그거유?
달수;싫음 관두시구요.
완자;큼. (가만...히 있는)
달수;싫으신가부네?
완자;싫지만, 얘기는 좀 들어 봅시다? 우리 오빠하구 올케 왔을 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S#27.설렁탕 전문집
맛나 보이는 설렁탕이 두그릇 놓이고
달수, 얼른 파가 담긴 바구니 그릇을 들어 완자에게 내밀며
달수;누님! 파 하시죠?
완자;(웃음 참으며 피식 웃는) 챠! (웃겨서 입술 씰룩이며 파를 조금 떠서
설렁탕에 넣는데)
달수;에이, 거, 팍팍 좀 뜨슈! 파는 이거 공짭니다!
완자;아 입에서 파냄새 나게 파는 많이 먹어 뭐해?
달수;누님 거 모르시누만? 파가 여자들 피부에 (엄지 손가락) 이거 아닙니
까 이거!
완자;(암말 안하고 침을 꼴깍 하며 파를 다시 푹! 떠서 설렁탕에 넣는)
달수;(혼자 흐뭇하게 웃고 파를 넣으며) 여자들은 나이들면 피부루 결정보
는거 아닙니까? 눈코입이야 비슷 비슷해 지구, 난 거 나이든 누님들
피부 하나 고우면 엄청 미인으루 보이대?
완자;큼. 어제는 대체 어떻게 된거유? 우리 오빠가 댁을 어떻게 알어?
달수;어제는 딱 빚쟁이줄 알았수.
완자;빚쟁이?
달수;아 무슨 친오빠가 그래요? 난 무슨 누님한테 빚 받으러 온줄 알았지?
완자;왜! 뭐라 그랬는대!
달수;아 내가, 오늘과 같이, 누님, 아침 식사나 같이 하시까요? 노크를 했죠.
완자;이런 이런 이런 이런. 난리 났겠구만.
달수;좌우간 그렇게 됐수다. 아 어이 드슈. 식으면 맛이 들한대. (먹는)
완자;어쨌건, 그래서 우리 오빠가 뭐래드냐구.
달수;뭘 뭐래요. 누님하구 나하구 어떤 사이냐구 자꾸 다그칩디다.
완자;그래서!
달수;그래서? 아무 사이 아니라 그랬죠?
완자;확실히 그랬수?
달수;(어이 없다는 듯) 허챠! 아니 그럼, 누님하구 나하구 관계 있습니까?
완자;(할 말 없는) 큼. (설렁탕 먹는)
달수;누님! 나 말요, 기집애가 하나 있었는대, 내가 강남에 거 50평짜리 전
세를 살았거덩. 근데 고 기집애가 고걸 홀라당 빼서 튀었지.
완자;(동병 상련) 어머! 어머 어머 어머! 부인이?
달수;결혼은 안했으니까 엄격히 뭐 그런건 아니고, 아 나 총각이라니까?
완자;아니 그래서! 그래서 어떻게 됐어?
달수;그뿐이 아니고, 쏠쏠챦게 모아둔 내 여러가지를 들구 튀었지. 내 지금
이 악물구 재기를 노리구 있는대, 하필 또 요즘 불경기라, 쉽지는
않드라구. 6개월 됐수다. 알그지 된거.
완자;세상에.... 똑같네 나랑. (했다가 아차 싶어서) !!!
달수;똑같다니?
완자;아니, 나두 뭐, 알그지까지는 아니지만, 현재로선 돈이 좀... 그렇지.
나두 강남에 살았쟎아. 서른 두평이었지만 나는 내집이었다구.
달수;그랬수?
완자;어어! 나 수원에서 갈비집두 했쟎아!
달수;그래요?
완자;(하이 톤) 어어어!
달수;그럼 그 오빠가 속이 탈만두 하시구만?
완자;....?!
S#28.분당의 빌라 분양 사무실 앞
중후의 차가 와서 멎고, 시동을 껐지만, 낙담의 기분으로 차안에 앉아 한숨을 들이쉬고 내쉬고 하고 있던 중후, 차에서 내려 사무실로 들어간다.
S#29.중후의 사무실
들어서며
중후;미스김! (하는데)
정남;(군복 입고 군기 꽉 차서) 충성!!
중후;(놀라서 보며) 어? 너 이자식?
정남;대한민국 육국 제 52사단 병장 김! 정! 남! 제대를 명! 받고 귀가 하
는 중! 보고 싶은 아버지께 먼! 저! 달려 왔슴다!
중후;(좋아서) 야... 짜식! 야임마! (더럭 안으며) 아이구! 왔구나! 왔어
드디어!
정남;예! 왔슴다!
중후;(떼내고) 아니 근데! 너 오늘이 제대야?
정남;모범적인 군! 생활로! 포상 휴가를! 적립하여! 제대를 일주일! 앞! 당겼 슴다!
중후;(얼굴 만져 주며) 오이구 니 엄마 알면 기절하것다? 안그래두 너 올날
만 손꼽아 기다리든대?
정남;예! 알고 있슴다! 어머니는 나의 태양, 나는 어머니의 태양! 저도 어머
니 만날날을 손꼽아 기다렸슴다!
중후;(귀엽다는 듯) 하하하하. 아이구... 짜식. 미스김! 우리 아들 봤어?
미스김;사장님 근 6개월만 웃는 얼굴 뵈요 제가.
중후;들었지 너 이자식!
정남;(차분히) 예. 불경기에 얼마나 노고가 많으십니까. 아버지 이제 장남
정남이가 제대했으므로 고생 다 끝나셨습니다.
중후;오우, 짜식, 군대서 말만 가르키나, 야! 밥 먹었냐?
정남;아직... 돈이 없어서... (하며 양손을 내밀며 헤죽...이 귀엽게 웃는다)
중후;이눔으자식! 제대를 했음 집으루 빨딱 가서 할아버지 할머니께 문안
인사부터 올려야지, 친구들 만나기루 했구나?
정남;예! 정다운 친구들 잠깐 만나주고, 집으로 즉시 귀가 하겠습니다!
중후;(지갑을 폼나게 꺼내며) 그렇치! 사내 자식이면! 친구들하구 술한잔
부터 하구 싶지! 니 엄만한테는 비밀이다?
정남;제가 당부드립니다!
중후;이따 집에서 우리는 처음 만난다?
정남;예! 알겠습니다!
중후;(10만원 주며) 옛따!
정남;감사합니다! 충성! (경례 붙이자)
중후;벌써 가냐?
정남;(군기 빼고) 빨리 빨리 움직여야 친구들 후딱 만나 치우구 집에 빨리
들어가죠 아버지.
중후;(어깨를 툭! 쳐주며) 그래! 집에서 보자!
정남;충성! (군기 빼고 미스김에게) 안녕히 계세요.
미스김;네.
정남;(중후에게 다시) 충성! (하는데)
중후;그만해 임마. 충성 알았다고.
정남;예. 이따 집에서 뵈요 아버지. (나가는)
중후;짜식. (혼잣말) 키가 더 큰거 같네?
미스김;그렇게 좋으세요?
중후;미스김두 아들 낳아봐. 겪어 보지 않으믄 모른다구, 아우, 난 또 아들 제대 하는날, 짜식 보구, 이렇게 감격스러울줄 정말 몰랐네? 이럴줄
알았으면 아들은 한 대여섯쯤 낳아서 줄줄이 군대만 보낼걸 그랬어?
미스김;(웃는)
중후;아참! 전화 온데 없구?
미스김;사모님이요.
중후;그래?
S#30.김가네 마루
전화벨 울리고 멍... 하니 앉아 있던 정자, 전화를 받는
정자;네, 잠실입니다.
중후;(필터. 기분 좋게) 어! 난대! 전화 했어?
정자;당신 오늘 좀 일찍 들어 올 수 있어요?
화면 합성
중후;아 그럼! 일찍 들어가야지? 정남이, (하다가) 일찍 들어가야지.
정자;그래요. 고마워요.
중후;근데 당신 목소리가 왜그래? 아침부터 좀 안좋아 보이든대 괜챦아?
정자;나는 괜챦아요. 일찍 오세요 그럼.
중후;그러자구! 저녁 때 뭐 좀 맛있는 것 좀 하지?
정자;(한숨) .... 예. 알았어요.
중후;....?
정자;끊어요 그럼.
중후;응! 들어가! (화면 없어지고)
정자;(한숨 쉬는데).....
꽃분;새댁! 나 목이 마른대?
정자;(너무 놀라 벌떡 일어나지만 아무말 못하고 숨도 못쉬고 꽃분을 보고
있는)
꽃분;새댁네 부엌이 어디유?
정자;(울컥 목이 메지만, 좋게) 예 어머니. 제가 드릴께요. (얼른 부엌으로
뛰어 가는)
꽃분;(기분 좋게 소파에 앉으며) 아이고.... 푹신...하니 좋다. (슬쩍 눈치 보
며 눕는)
S#31.김가네 부엌
냉장고 앞에 바짝 붙어 쭈그리고 앉아 고개 파묻고 소리 죽여 대성통곡 하는 정자. 소리를 파묻으려 애쓰지만 격하게 흐느껴 지는 정자의 어깨.
한참을 울다가 마음 굳게 먹고 고개 들어 눈물 콧물 정리하고 하... 숨을 토해내고, 마음을 수습하고, 일어나서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따르는데 다시 복받치는 울음. 식탁 의자에 주저 앉아 식탁에 엎드려 다시 우는 정자.
S#32.김가네 마루
소파에 누워 약하게 드렁 드렁 코를 골고 잠들어 있는 꽃분이고, 그걸 내려다 보고 있는 택두.
부엌에서 물을 들고 막 나오려던 정자, 택두를 보고, 멈춰 서서, 기척을 삼가한채 지켜 본다.
택두;(쭈그려 앉으며 꽃분을 깨우는) 임자... 들어가서 잡시다. 임자.... (흔드
는)
꽃분;(번쩍 눈을 뜨고 멀쩡한 정신으로) 아이고, 내가 깜빡 잠이 들었네?
일은 마치셨어요?
택두;(근심스런 표정이 약간 걷히고 살짝 웃는 표정이 되어) 내 임자하구
사진 좀 볼려구 올라 왔지.
꽃분;사진을 봐요? 무슨 사진이요?
감동스레 듣고 보고 있는 정자의 얼굴 위로
택두;(E) 임자 쪽두리 쓰구 나한테 시집 오던날 사진도 보고, 아이들하구
기념으루 박아 뒀던 사진도 보고, 또 우리 두나 대학 졸업할적에
찍었던 사진도 보고....
꽃분;아이그.. 하여간 당신은 그저 두나 두나. 고 기집애 성질만 팩팩한거
뭘 그렇게 이뻐하슈?
택두;샘나?
꽃분;하이구? 샘 내드려요?
택두;들어 갑시다.
꽃분;그럽시다!
택두와 꽃분 일어서려하자, 얼른 부엌으로 숨는 정자.
S#33.패션 회사 공장
재봉틀질 등등 옷을 직접 만드는 공장에 온 두나.
만들고 있는 샘플 옷을 보며, 직공들의 질문에 대답해 주고 있는 두나.
단추 구멍의 위치를 다시 잘 잡아 준다거나, 소매 프릴따위를 잡아 준다.
작업을 도와 설명을 끝내고, 직공이 작업하는 것을 한동안 지켜 보던 두나, 시계를 보더니 디자인 화일 여러권과 핸드폰이 놓여진쪽으로 얼른 걸어가서 핸드폰을 건다.
S#34.풍도네 카페
풍도;그래서! 어머니는 그러구 집에 그냥 들어 가시구?
하나;응. 기분 내키시면 백화점은 내일 다시 가자구 그러시든대? (하는데 핸 드폰 울린다. 자기도 모르게 가슴이 덜컹) 어마야!
풍도;뭘 그렇게 놀래? 받어 봐!
하나;(큰소리) 놀래긴 누가 놀랬대? 내가 말을 안해서 그렇지, 솔직히 인기
는 좀 된다.
풍도;(어이 없다는 듯 보고 있는)
하나;그거 저거 다 떼내구 내가 대체 풍도씨한테 왜이렇게 쥐어 사는거야?
풍도;전화 안받어?
하나;아이 거참, 핸드폰을 없애든지 해야지, 귀챦아 죽겠네 그냥. 여보세요!
두나;(필터) 전화를 왜이렇게 안받어?
하나;어! (일부러) 동생이구나? 두나구나?
풍도;(어이 없어 혼자 웃는)
두나;(필터) 동생이구나 두나구나는 또 뭐야?
하나;어! 그런게 있어! 전화 왜 했는대?
화면 합성
두나;퇴근 후에 시간 있어?
하나;시간? 오늘 저녁 때? (하며 풍도를 보는)
풍도;(작은 소리로) 맘대루 해.
하나;어, 있어 시간. 왜?
두나;나하구 어디 좀 가자.
하나;어디?
두나;아 백을 찾아야 될거 아냐!
하나;(놀라서) 그남자한테 가자구?
두나;그럼 그남자한테가지 그여자한테 가냐?
하나;내가 거길 왜 가. 난 싫어.
두나;나 혼자 거길 어떻게 가!
하나;야! 너처럼 똑똑한 애가 길 잃어 헤매니?
두나;아 그게 아니라, 아 어쩄건 같이가.
하나;야, 한번 싫댔음 영원히 싫은거야. 너 몰라? 난 그렇다구!
두나;옆에 누가 있길래 괜히 터프한척이야?
하나;뭐?
두나;같이 가.
하나;싫어.
두나;같이 가!
하나;노 땡큐! 이만 빠이다! (전화 끊고는 풍도를 보고 씩 웃고 있는 상태)
화면 합성은 안없어지고, 하나는 씩 웃고 있고, 두나의 대사
두나;아으! 왜이렇게 되는일이 없냐? (씩씩대고 있고)
하나;요즘 내 동생, 좀 되는 일이 없거든. (씩 웃고 있는)
두나;언니라구 하나 있는게 인생에 도움이 안되요 도움이! (씩씩 대고 있고)
하나;언니라구 하나 있는데, 의지할데가 나밖에 더 있겠어? (씩 웃고 있는)
두나;(신경질) 아으으으!!! (부르르 떨고 있고)
하나;성격은 좀 괴팍한대, 대신 걔는 맺구 끊는게 분명하구, 어! 자기두 내 동생 한번 만나자.
S#35.풍도 카페 전경
하나의 어깨를 다정히 두르고 나오는 풍도. 갑자기 걸음을 멈추더니
풍도;아 잠깐!
하나;응?
풍도;내가 오늘 너 사랑한단말 했던가?
하나;아니 아직.
풍도;사랑한다.
하나;(흐뭇)....
한쌍의 연인 스쳐 지나 카페로 들어가는데
풍도;(일부러) 아 사랑한다구우!
연인, 둘다 휙 돌아보고
하나;(자랑스레) 응! 고마워 자기야!
연인, 챠! 비웃듯 들어가고
풍도;기분 좋아?
하나;응!
풍도;(웃으며 기분 좋게 리듬타며) 근데 아까 그 얘긴 뭐야?
하나;(웃으며 기분 좋게 리듬타며) 무슨 얘기?
풍도;어, 엄마랑 차타구 가는데, 누가 자기한테 전화했었다며.
하나;어?
풍도;(기분 좋은 톤으로) 그, 민 뭐시기라는 동창놈은 왜 자꾸 전화질인대?
하나;....(뭐라 말할까...하다 에라 모르겠다) 으응! 내가 인기 좀 되쟎아!
아으, 귀챦어. (쑝 먼저 걸어가는)
풍도;(아우! 저걸 그냥! 하는 표정으로 서 있다가)
하나;자기야? (하고 돌아서서) 왜 안와?
풍도;원위치.
하나;응?
풍도;(한쪽 팔을 벌려 위치 만들며) 원위치이!
하나;(얼른 쫄쫄 가서 풍도의 팔에 쏙 위치해서 어깨 두름이 되도록) .....
(쌩끗 웃는) 됐지?
풍도;(폼 잡고) 가자. (어깨 안은채 걷는)
하나;(혼자 입을 풀풀풀 하면서 같이 걷는)
S#36.영화관
풍도의 어깨에 포근히 기대어 영화를 보고 있는 하나. 행복한 표정.
슬쩍 하나를 보고는 흐뭇해 하는 풍도.
영화 화면은 마구 부시는 긴장감 넘치는 액션 영화 혹은 무시 무시한 귀신 영화.
하나, 풍도의 표정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영화.
S#37.우진의 회사 회의실
회의실은 어둡고. 개발 1팀 직원 20명과 개발 이사 참석.
노트북과 프로젝션 스크린을 이용해서 설명을 마친 우진.
마지막 스크린이 탁 꺼지면서 깜깜했던 회의실, 다음 순간 불이 탁! 들어오며
우진;이상입니다.
개발 이사;강우진 부장, 그 데이타 레퍼런스 좀 볼 수 있겠소?
우진;예! 물론입니다. 제가 오늘 보여드린 데이타의 정식 보고서는 이미 사
내 정보 화일에 등록되어 있습니다.
개발 이사;음. 그럼 컴퓨터루 들어가 보면 되겠구만.
우진;예 이사님.
개발 이사;어제 내가 개인적인 일로 강우진 부장 환영 모임두 못했는데,
오늘 어때. 우리 개발 1팀, 다들 시간 괜챦은가?
우진;의견 수렴해서 30분 내로 보고 드리겠습니다.
개발 이사;그럽시다. (일어나며) 수고했어요. (나가고)
직원들은 모두 일어나고
우진;예! (고개를 정중히 숙여 잠시 있다가 고개를 들고, 직원들을 보며)
5분만 쉬었다가 다시 이자리로 모이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나가
는)
S#38.우진의 회사 거대한 창문 앞
종이컵 커피를 마시며 창밖을 내다 보고 있는 우진. 두나 생각.
두나;(목소리) 말씀대로 참 순진하시네요. 그 엉터리 임신 얘기 또 해요?
우진, 혼자 웃는.....
회상.
두나;(우진의 목을 꽉 껴안으며) 으음... 추워어....
우진;(놀란 토끼눈) .....!
우진, 웃던 표정이 진지해지다가 시계를 보고 회의실로 가는....
S#39.길거리 전경
저녁이 되어 춥고, 퇴근하는 사람들이 바쁜 네온이 빛나는 저녁 거리.
S#40.팬시 문구점 앞
추워서 옷깃을 여미고 파묻고 Fr. In 하던 두나. 팬시점을 지나치다가 다시 되돌아 와서 예쁜 것들이 많은 팬시점 안을 들여다 본다.
추웠던 표정이 뭔가 예쁜 것들을 보고 혼자 반짝 반짝 예쁘게 웃는 얼굴 되면서, 팬시점으로 들어간다.
S#41.팬시 문구점
크리스마스 카드 앞에서 카드를 이것 저것 빼서 구경하는 두나.
여러가지 재미난 카드에 혼자 키득 키득 웃기도 하고, 구경하다가
‘갑작이 운명처럼 나타난 그’ 라던가 ‘너는 내 앞에서 웃고 있지’ 라던가
‘니가 내게 왔을 때’ 라던가 우진의 등장을 연상 시킬 수 있는 카드 겉 그림과 글자 내용이 있는 카드를 문득 뽑아서 키들 키들 웃으며 보던 두나의 표정이 갑자기 그 내용과 그림에 굳어 버린다. 우진을 생각하는 두나.
회상.
1부에서 처음 만날 때.
오피스텔 문을 열며, 둘이 동시에 “누구세요?” 하던 장면과
넘어지는 두나의 허리를 안아 잡던 우진의 모습위에 두나의 목소리.
두나;(목소리) 얼마죠?
팬시점.
직원;(카드를 세더니) 12500원입니다. (계산기를 두드리는)
두나;(핸드백을 열어 지갑 없이 만원짜리 두장을 꺼내 주는)
S#42.길거리
신호 대기에 걸려 서 있는 두나가 타고 있는 택시.
택시 안에서 표정 없이 밖을 내다 보고 있던 두나.
너무 다정한 연인이 서로 호떡을 먹여 주고 있다.
확 고개를 돌려 버리는 두나.
S#43.김가네 집 전경 (밤)
S#44.김가네 마루
두나;(표정 없이) 다녀왔습니다! (확 2층으로 올라가 버리려는데)
정자;(연속극 틀어 둔 TV, 소파쪽으로 오고 있다가 문득 돌아보며) 저녁은 먹었니?
두나;생각 없어요! (하다가) 엄마! 할아버지 어디 계셔?
정자;어, 저녁 드시구 다시 공방으루 내려가셨어.
두나;(공방으로 방향 바꾸는)
S#45.공방
작품을 열심히 만들고 있는 택두인데, 빼시시 웃으며 들어오는 두나.
두나;할아버지이....
택두;(좋아서) 아우구! 이제 왔구나?
두나;네. 오늘 웬일이세요? 이렇게 늦게까지 작품하시구?
택두;응. 그냥. (허리를 펴고 두드리는) 아이고...
두나;(얼른) 허리 두드려 드려요 할아버지? (벌써 두드리고 있는)
택두;아이구 아이구 아이구, 관둬 관둬.
두나;에이 할아버지, 허리 아프실때까지 하심 어떡해요.
택두;(흐뭇해서) 그래. 할애비가 잘 못 했다.
두나;다음부턴 그러지 마세요?
택두;오냐.
두나;시원....하세요?
택두;시원은 한대, 우리 두나 팔 아플까봐 할애비가 싫은걸?
두나;그럼 그만 할까요? (그만 두고, 빵끗 웃는 얼굴로 택두를 보고 있는)
택두;(벌떡 일어나며) 아이구! 할애비 허리가 벌써 다 나았네?
두나;할아버지! 저 보내주실거죠?
택두;(곤란) 두나야....
두나;할아버지이....
택두;두나야, 할애비 얘기 좀 들어 볼래?
두나;네.
택두;할애비 올해 나이가 몇인줄 알어?
두나;그걸 제가 왜 모르겠어요. 일흔 둘이시쟎아요.
택두;하나, 두나, 니들 둘 다, 다행히 내 손재주를 닮아서 나 참 뿌듯하고
좋다. 너 원하는대루 그 뭐냐, 이태리나 빠리, 미국 같은데 보내서
진짜루 잘난 디자이너 되는거, 좋지. 하지만 두나야, 할애비가 언
제 죽을지... 그걸 모르겠구나?
두나;할아버지이!
택두;너 거기 가 있는 동안, 할애비가 갑자기 쓰러져서 너두 못 본 채 저
세상으루 가게 되면, 할애비 불쌍하지 않겠어?
두나;(착찹한) ......
택두;에미 말 잘 듣고, 차근 차근 준비해서 혼인 치를 생각을 해야지. 그렇
지?
두나;(힘없이) 그래두 전, 가구 싶어요.
택두;(보는)......
두나;할아버지께서 그렇게까지 말씀하시니까 제가 다시 한번 생각은 해 보
겠는대요, 그래두 할아버지, 전 몹시 가구 싶다구요.
택두;그래. 다시 생각해 준다니 고맙구나. 그만 올라가자.
두나;네.
같이 나가는 택두와 두나.
S#46.김가네 집 앞 (밤)
군복 입은 정남, 엉망으로 취해서, 엉망으로 걸어온다.
집 앞에 다다르자, 엉망으로 주저 앉아 대문에 기대고 혼자 중얼댄다.
정남;두구 보자. (소리치는) 두구 보자아!!! 두구 보자구우우!!! 니가 나를
배신 해! 기집애 니가 고무신을 뒤집어어! (거칠고 성나서 엉망으
로 소리치고 몸짓을 허우적대는) 두구 보자! 두구 보자구!!!
(하도 허우적대고 소리질러 기운 빠져 기대는) ........
S#47.중후 부부 방
중후;(깜짝 놀란 얼굴) .....! 뭐?
정자;(한숨) ....
중후;아니, 저녁 잘 먹여 놓구, 당신 지금 잠꼬대 하는거야?
정자;아버님은 당신한테는 당분간 말하지 말라구 하셨지만, 이 큰일을 어떻
게 나만 알구 있어요.
중후;이 사람 농담한번 모질게 하네! 아 우리 어머님이! 우리 어머님이 얼
마나 정정하신대!
정자;(한숨).....
중후;(가만히 생각하는) .....
정자;......
중후;(울음이 나올것 같은) .....
정자;여보.
중후;내 좀 나갔다 오리라. (일어 나는데)
정자;어디 가는대.
중후;마당에. 담배 좀 피게. (나가는)
정자;(한숨) .....
S#48.김가네 마당
담배는 불도 붙이지 않은채 손가락 사이에 끼우고 구석 벽에 기대어 서럽게 울고 있는 중후. 생각할수록 눈물이 복받친다. 하늘도 원망스러운 듯, 하늘을 올려 보기도 하는 중후.
S#49.할아버지의 방
어둡고 스탠드 하나 켜져 있는.
꽃분과 초록은 잠들어 있고 낮에 보던 낡은 앨범을 끌어 당겨 넘기며 보는 택두.
어느 장에서 멈추고 돋보기를 얹어 쓰고 자세히 들여다 보는 택두.
기어코, 앨범 비닐을 쭉 벗겨 올려 들여다 보던 사진 한장을 조심 조심 떼어 낸다.
떼어낸 사진을 손바닥 위에 올려 놓고 다른 손바닥으로 소중하게 문지르며 닦듯이 하고는 들여다 보는 택두.
젊은 신랑과 쪽두리 쓴 색시의 전통 혼례식.
전통 혼례상을 가운데 두고, 서로 맞절하듯 하고 있는 신랑 신부의 옆모습 사진.
옛추억인듯 아련...히 미소가 배어 올라오는 택두의 입가가 오히려 슬프다.
S#50.김가네 집 앞 + 마당
술 취한 정남이 대문에 여전히 기댄채 중얼 중얼 혼잣말.
정남;나쁜 기집애, 나쁜 기집애, 넌 나쁜 기집애.....
정남의 장면에서 카메라가 끊기지 않은채 연결되어
카메라가 쑤우욱... 올라가서 김가네 마당 안을 들여다 보듯이 중후에게 쭈우욱....내려간다.
마당
쭈그리고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는 중후.
연기를 내뿜는 것이 한숨...
몇번의 연기를 한숨과 함께 내뿜던 중후가 눈물을 가득 머금고 하늘을 보며
중후;(한탄하듯) 엄마.... (하는데서 스톱 모션)
DISS.처럼....
택두가 보던 전통 혼례식의 사진이 엷게 오버랩되며,
중후의 모습과 혼례식 사진이 오버랩된 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