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811)풍랑 속에서(마태복음 14:22-33)

풍랑 속에서 (마 14:22-33)예수께서 즉시 제자들을 재촉하사 자기가 무리를 보내는 동안에 배를 타고 앞서 건너편으로 가게 하시고 무리를 보내신 후에 기도하러 따로 산에 올라가시니라 저물매 거기 혼자 계시더니 배가 이미 육지에서 수 리나 떠나서 바람이 거스르므로 물결로 말미암아 고난을 당하더라 밤 사경에 예수께서 바다 위로 걸어서 제자들에게 오시니 제자들이 그가 바다 위로 걸어오심을 보고 놀라 유령이라 하며 무서워하여 소리 지르거늘 예수께서 즉시 이르시되 안심하라 나니 두려워하지 말라 베드로가 대답하여 이르되 주여 만일 주님이시거든 나를 명하사 물 위로 오라 하소서 하니 오라 하시니 베드로가 배에서 내려 물 위로 걸어서 예수께로 가되 바람을 보고 무서워 빠져 가는지라 소리 질러 이르되 주여 나를 구원하소서 하니 예수께서 즉시 손을 내밀어 그를 붙잡으시며 이르시되 믿음이 작은 자여 왜 의심하였느냐 하시고 배에 함께 오르매 바람이 그치는지라 배에 있는 사람들이 예수께 절하며 이르되 진실로 하나님의 아들이로소이다 하더라  옛사람들은 자연현상을 이성적, 과학적으로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사람이 감당할 수 없는 힘이 작용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바다에는 악령이 존재하면서 사람을 괴롭힌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악령의 마음을 달래려고 정성을 보이기도 합니다. 거센 풍랑이 이는 바다에 떠 있는 배는 보잘것없습니다. 사람들은 두려움에 휩싸여 울부짖습니다. 물론 바다에 떠 있는 배는 구원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노련한 선장은 풍랑 속에서도 배를 안전한 항구로 데려올 것입니다.우리 인생을 사람들은 거친 바다에 비유합니다. 우리 힘으로 감당할 수 없는 일들이 우리를 집어삼키려고 합니다. 거센 풍랑 속에서 우리는 갈 곳을 찾지 못해 두려움 속에 지내게 됩니다. 정성을 다하면 풍랑이 잔잔해지고, 우리 인생이 안전한 항구에 다다를 수 있을까요? 사람들은 스스로 감당할 수 없는 힘으로부터 보호받기 위해 신을 찾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바닷가 사람들은 많은 신을 섬기게 됩니다. 거센 풍랑에서 안전하게 지켜달라고 비는 것입니다. 요즘은 바다에 악한 신이 있어서 사람들을 괴롭힌다고 믿는 사람은 없습니다. 자연현상일 뿐이지요. 그러나 자연현상조차 사람들은 감당하기가 어렵습니다. 태풍을 피해 가며 살아야 합니다. 때를 아는 것입니다. 언제 바다로 나갈지, 아니면 나가지 말아야 할지를 아는 것입니다. 하지만 일기예보를 안다고 해서 안전한 것은 아닙니다. 알 수 없는 뜻밖의 일들이 수없이 많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우리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계획을 잘 세우고 때에 맞춰 실천한다고 하지만 뜻밖의 사건이 우리를 괴롭힙니다. 원하지도 않고, 계획에도 없는 일들이 수없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건강을 잃을 수도 있고, 사고를 당할 수도 있습니다. 순풍이 부는 바다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폭풍이 불어올 수도 있는 것입니다. 어떻게 살면 두려움 없이 평안을 누릴 수 있을까요?예수님은 오병이어의 기적을 행하신 후에 기도시간을 가지시려고 합니다. 그리고 다른 마을에도 복음을 전해야 하기 때문에 제자들을 먼저 배를 태워 호수 건넛마을로 가게 하십니다. 그리고 남아 있던 무리들을 돌려보내고 혼자 산에 올라가서 기도하십니다.예수님은 아무리 힘들고 바빠도 기도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기도 없이는 주님의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기도를 통해 하나님과 교제하고 하나님의 뜻을 알고, 하나님께서 주시는 힘과 능력을 공급받습니다. 기도를 통해 주님은 하나님과 하나가 됩니다. 그리고 주님은 평안을 얻습니다.제자들은 배를 타고 호수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습니다. 갑자기 바람이 불며 물결이 거세지면서 배가 흔들립니다. 제자들은 두려움과 공포, 걱정, 근심에 휩싸입니다. 이 장면에서 우리는 상반된 모습을 보게 됩니다. 기도하면서 평화를 누리는 주님과, 거센 풍랑 속에서 두려워하는 제자들입니다. 제자들은 무슨 생각을 하였을까요? 마태복음 8장에서 제자들은 제자들은 예수님과 함께 배를 타고 가다가 풍랑을 만나 고생할 때, 주님께서 바다를 잔잔하게 하시는 기적을 경험했습니다. (마 8:23-27) 그때 일을 기억하면서 ‘지금 주님이 우리와 함께 계신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바다를 잔잔하게 하실 때 주님이 함께 계셨는데도 제자들은 두려워했고, 주님을 원망했습니다. 스스로의 힘으로 풍랑과 맞서야 하기 때문에 두려워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에 대한 원망과 불평이 쌓입니다. ‘왜 우리를 내버려 두느냐’는 원망이겠지요.그러나 주님은 제자들을 외면하시지 않습니다. 기도하시면서도 제자들을 살피십니다. 제자들이 지치고 감당할 수 없을 때 주님은 물 위를 걸어오십니다. 제자들과 함께하시는 주님이십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주님을 알아보지 못하고 유령으로 생각하며 더욱 무서워하고 소리를 지릅니다. 제자들의 생각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물 위를 걸어오시는 주님이 바다를 요동치게 해서 자신들을 괴롭히는 바다의 악령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원래 두려움이 생기면 제대로 볼 수가 없습니다. 예수님도 알아보지 못합니다. 그때 주님이 말씀하십니다. ‘안심하라, 나다, 두려워 말라.’ 예수님께서 ‘나다’라고 하면 모든 두려움과 걱정이 사라집니까? 예수님이라는 존재만으로도 안심하거나 두려워하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그 능력을 보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베드로가 청합니다. ‘주여 만일 주님이시거든 나를 명하사 물 위로 오라 하소서.’ 베드로의 청에는 조건이 붙어있습니다. ‘만일 주님이시거든’ 어디서 들어본 말입니다. 마귀가 예수님을 시험할 때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조건이 붙는다는 것은 믿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예수님은 베드로의 청을 들어주십니다. ‘오라.’ 이 말을 듣고 베드로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주님을 바라보며 물 위를 걸어갑니다. 물 위를 걸어가는데 바람이 불며 물결이 치는 것을 보고 무서워합니다. 아마 주님을 보지 않고 물결을 보았겠지요. 그 순간 그는 물 속으로 빠져들어 가고, 주님을 향해 소리칩니다. ‘주여 나를 구원하소서.’ 주님은 손을 내밀어 베드로를 건져 올립니다. 그리고 한 마디 하십니다. ‘믿음이 작은 자야 왜 의심하였느냐?’신앙인들은 ‘주님의 부재’를 느낄 때 두려움을 느낍니다. 아이가 엄마와 함께 있을 때는 아무 걱정이 없지만 엄마가 안 보이면 무서워 우는 것입니다. 엄마가 안보인다고 엄마가 아이를 잊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항상 아기를 살피고 있습니다. 아이들 중에는 엄마 손을 꼭 붙잡고 있어야 안심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불안감이 큰 아이입니다. 또 어떤 아이는 엄마가 안 보여도 잘 노는 아이도 있습니다. 엄마가 지켜보고 있다고 신뢰하는 아이입니다.아마 제자들은 풍랑 속에서 예수님의 부재를 느끼고 두려워했을 것입니다. 우리가 죽게 생겼는데 왜 지켜주지 않느냐고 원망할 수도 있습니다. 주님은 멀리 떨어져 계시고, 우리 곁에 올 수도 없다고 걱정하고 두려워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풍랑 속에서 두려워하는 우리에게 다가오십니다. ‘나다, 두려워하지 말라.’ ‘나다’라고 하시는 말씀은 모세가 하나님의 이름을 알려달라고 할 때, 하나님께서 ‘나는 나다’라고 하신 그 이름입니다. 누가 이름을 붙여준 것이 아니라 하나님은 ‘스스로 있는 자’라는 것입니다. 스스로 있는 자는 ‘내가 있어야 할 곳을 알고, 내가 해야 할 일을 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청하기 전에 하나님은 우리와 함께 하시고, 우리를 위해 일하시는 분이십니다. 주님께서 ‘나다’라고 하신 뜻도 같은 것입니다. 내 이름을 알고 믿는 것처럼, 너희는 안심하라, 두려워하지 말라는 것입니다.하지만 우리는 주님을 안다고 하지만, 온전히 신뢰하지는 못합니다. 베드로가 물 위를 걷다가 바람이 불고 물결이 이는 것을 보고 두려워한 것처럼 세상의 풍랑 속에서 우리는 두려워합니다. 주님이 나와 함께 하시며 나를 도우신다고 믿지만, 주님을 보지 못하고 자신을 보는 것입니다. 내 힘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일들 앞에서 두려워하고 염려합니다. 걱정 근심이 우리 눈을 어둡게 만듭니다. 아무리 믿음이 좋은 사람이라고 하고, 물 위를 걷는 기적을 체험한다고 해도, 두려움은 믿음을 빼앗아 버립니다. 주님은 믿음 없음을 책망하시면서도 부르짖는 자의 기도를 외면하지 않으십니다.사랑하는 교우 여러분!주님은 두려워하는 베드로에게 ‘믿음이 작은 자여 왜 의심하였느냐’고 책망하십니다. 의심은 두 마음을 품는 것입니다. 신앙과 불신이 섞여 있는 것입니다. 우리 역시 주님으로부터 ‘믿음이 작은 자’라고 책망 받을 것입니다. 믿음으로 지낼 때는 놀라운 일을 체험하기도 하고, 기뻐하고, 감사하기도 하지만, 세상의 풍랑을 보며 두려워하고, 넘어질 수도 있는 것입니다. 현실이라는 삶은 우리가 감당하기에는 우리 힘과 믿음이 작고 보잘것없음을 느낍니다.그렇다고 예수 믿으면 풍랑이 없는 인생을 사는 것도 아닙니다. 믿음은 풍랑이 없는 것이 아니라 풍랑을 마주하고 통과하는 것입니다. 내 힘으로 풍랑을 이길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주님만 믿고 의지할 뿐입니다.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며, 풍랑을 다스리시고, 우리를 안전하게 항구로 인도하실 것입니다.우리는 어려운 일을 겪을 때마다 주님의 부재를 경험합니다. ‘주님은 왜 나를 돌보시지 않는가?’라고 원망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주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지 않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두려움과 걱정이 우리 눈을 가려 주님을 보지 못하는 것입니다. 주님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하시며, 우리를 위해 일하십니다.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함께 하겠다’(마 28:20)는 주님의 약속을 믿고, ‘나다, 안심하라, 두려워하지 말라’는 주님의 말씀 만으로도 평화를 누리는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사랑하는 교우 여러분!우리 인생은 풍랑 속에서 출렁이는 작은 배와 같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우리를 통해 계획하신 일을 마칠 때까지 우리를 안전하게 지켜주십니다. 주님께서 우리 위해 일하시는 것처럼 우리도 아무 걱정 없이 우리가 해야 할 일, 주님을 기쁘시게 하는 일을 잘 감당하는 믿음의 성도들이 되시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