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문명과 전기
“나는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 곧 배부름과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처할 줄 아는 일체의 비결을 배웠노라.” (빌립보서 4:12)
최근(2023년 봄), 전에 없이 L.A.에 겨울 폭풍이 불어 닥쳐, 적지 않은 피해를 안겨 주었습니다. 그 중 가장 힘든 것은, 세찬 바람에 전기 줄이 끊어져 수 만 가구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은 일입니다. 전기 시설이 복구되어 다시 전기가 들어 올 때까지 며칠 동안 전기 없는 세상에서 산 가정도 적지 않습니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부자 나라요, 가장 잘 사는 나라지만, 전기가 여러 가지 사정으로 끊기는 때가 적지 않습니다. 전기가 나가면, 거의 모든 것이 정지됩니다. 우선 밤에 전등을 켜지 못하고, 냉장고, 화장실 변기, 히팅, 더운 물, TV, Computer 등이 마비되어 생활에 큰 불편을 겪게 됩니다.
전기가 나가면 Cell Phone charge도 못하고, internet, Wi Fi가 멎어 쓸모없게 됩니다. 물론 도로에 교통 신호등이 꺼져, 차들이 뒤 엉키고, 가로등이 들어오지 않아 캄캄한 거리를 조심스럽게 다녀야만 합니다. 정부 기관도, 각종 사업체도, 은행도, 공항도, 공공 기관도 컴퓨터가 작동하지 않아 모든 사무가 마비됩니다. 전기 없는 세상은 모든 것이 정지되고 맙니다. 전기는 현대인 삶의 가장 소중한 필수 요소입니다.
전기 다음으로 현대인들에게 요긴한 필수 기구가 바로 Cell Phone(한국에서는 휴대폰)입니다. 이제는 셀폰 없이 살아가기 어렵습니다. 필자가 밖에 나갈 때, 마지막으로 점검하는 품목이 셀폰입니다. 길을 가다, 혹은 운전하다 무슨 문제가 생기면, 셀폰으로 연락을 해야 하기 때문이고, 급한 전화가 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공중전화도 모두 없어져서 셀폰 없이는 전화 연락이 두절됩니다.
전기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전기가 없어도 아무 문제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 미국에 수십 만 명이 있습니다. 그들은 Amish들입니다. Amish는 재세례파의 분파로, 미국 Pennsylvania와 Indiana 등 몇 곳에서 집단촌을 이루고 살아갑니다.
필자가 목회했던 Indians주 Southbend에서 몇 십 마일 가면 Amish들이 살고 있는 Nappanee라는 동네가 있습니다. 우리 집에 손님이 오면 그곳을 구경 시켜 주고, 그곳에서 식사를 하고 오곤 했습니다.
Amish들은 18세기에 사는 사람들입니다. 우선 그곳에 가면 전기가 없고, 자동차가 없습니다. 전기가 없으면 어떤 상황이 벌어지는지는 앞에서 이야기했지요. 그러나 그들에게는 전기라는 것이 도대체 필요가 없습니다. 그들은 모두 자연 그대로의 삶을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기가 없기 때문에 우리가 누리고 있는 모든 현대적 이기(利器:이로운 도구)가 전혀 없습니다. 말이 끄는 쟁기로 밭을 갈고, 풍차로 물을 길러 올려 쓰며, 밤에는 등불을 켜고, 전화도 TV도 라디오도, 신문도 없이 살아갑니다. 그러나 그들은 날마다 찬송하며, 기도하고, 협동 노동을 하면서 기쁨과 감사한 마음으로 행복하게 살아갑니다.
그곳에는 현대 도시에서 일어나는 모든 악이 없습니다. 술, 마약, 도박, 창녀, 홈리스, 강도, 폭행, 강간, 절도, 공금횡령이 전혀 없습니다. 아무런 스트레스 없이 살아갑니다. 병원이나 약국도 없습니다. 아프면 며칠 누워 쉬면 일어나고, 하나님께서 부르시면 천국으로 갑니다.
그곳에 가면, 과연 누가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지 헛갈립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걱정과 근심, 두려움과 불안, 그리고 초조한 생활을 하고 있지요. 오랜 시간 전기가 들어오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넉넉한 휘발유와 발전기가 준비되어 있나요?
우리 현대인들은 지나치게 현대 문명에 매여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대규모 지진이 난다던지, 큰 화재가 난다던지, 폭우가 덮쳐 모든 걸 쓸어가 버린다던지, 극도로 가물어서 모든 수원지(水原池:물의 근원)가 말라버린다든지, 태풍이 모든 걸 쓸어가 버린다든지....등등....자연의 재해는 언제, 어디서든지 일어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바울 선생의 고백, “나는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 곧 배부름과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처할 줄 아는 일체의 비결을 배웠노라.”(빌 4:12)를 나의 고백으로 삼고 살아 가야합니다. 주님 안에서 어떠한 상황에서도 감사와 기쁨의 생활, 그것이 그리스도인의 삶의 모습입니다. 주말 잘 보내시고, 월요일에 만나겠습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