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눈을 들어라(1)
231231낮(송년주일) (창13:14-17)
<14)롯이 아브람을 떠난 후에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이르시되 너는 눈을 들어 너 있는 곳에서 북쪽과 남쪽 그리고 동쪽과 서쪽을 바라보라 15)보이는 땅을 내가 너와 네 자손에게 주리니 영원히 이르리라 16)내가 네 자손이 땅의 티끌 같게 하리니 사람이 땅의 티끌을 능히 셀 수 있을진대 네 자손도 세리라 17)너는 일어나 그 땅을 종과 횡으로 두루 다녀 보라 내가 그것을 네게 주리라>아멘
2023년 12월 31일입니다. 2023년 마지막 날이자 마지막주일입니다. 금년은 주일이 53주 더라구요...
마지막 날, 마지막 주.... 왠지 다른 해보다 금년 송년 주일은 더 마음이 묵직한 것 같습니다.
서로 인사한번 합시다.
한 해 동안 수고 하셨습니다. 고생 했습니다. 잘 사셨습니다. 함께여서 힘이 되었습니다. 행복했습니다. 나로 인해 섭섭했거나 상처가 있으시다면 용서하세요... 나도 용서하겠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는 것은 은혜입니다. 모든 것이 주님의 은혜입니다.
어떤 인사가 좋을까요? 해보고 싶으신 인사말 있으세요? 같이 해보시게 말씀해 보세요...
오늘 본문의 배경은 이렇습니다.
창12장에서 아브라함은 하나님께 부름을 받습니다. <너는 너의 본토 친척 아비집을 떠나 내가 네게 지시할 땅으로 가라> 아브라함은 조카 롯을 데리고 떠납니다. 가나안에 이르러 하나님께서 소유를 번성하게 하셔서 그 땅에 좁아서 롯과 아브라함의 종들이 서로 다투기 시작 했습니다. 그래서 아브라함은 우리가 골육지친인데 서로 다투는 것이 옳지 않다. 세상사람 보기에도 덕이 안 된다. 그러니 네가 먼저 선택하라. 네가 우하면 나는 좌하고, 네가 좌하면 나는 우하리라... 그랬더니 조카 롯이 배은망덕하게도 눈앞에 보이는 좋은 땅 물이 풍부한 요단 들을 다 차지해 버렸습니다. 아브라함은 겨우 산꼭대기 척박한 땅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롯이 아브라함을 떠나게 됩니다. 오늘 본문은 바로 이때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14절과 15절입니다.
<14)롯이 아브람을 떠난 후에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이르시되 너는 눈을 들어 너 있는 곳에서 북쪽과 남쪽 그리고 동쪽과 서쪽을 바라보라 15)보이는 땅을 내가 너와 네 자손에게 주리니 영원히 이르리라>
롯이 떠난 후에 아브람의 마음은 어떠했을까요?
마음이 몹시 찹찹하지 않았겠습니까?
가나안 땅에서는 하나밖에 없는 골육인데 함께 살지 못하고 떠나보내는 마음이 어찌 안타깝지 않았겠습니까?
도처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데 잘 살아갈 수 있을까? 또 얼마나 걱정이 되겠습니까?
어디를 가든지 여호와 하나님을 잘 섬기면서 믿음으로 말씀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이런 걱정과 더불어 인간적으로 조카에 대한 섭섭한 마음도 없지 않아 있었을 것입니다.
롯에게 선택권을 주었을 때 ‘저는 아직 젊으니까 어디든지 괜찮습니다. 삼촌이 먼저 선택하십시오.’ 그런 양보의 말 한 마디만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그런데 아무런 말 한 마디 없이 물이 풍부하고 양을 치기에 좋은 요단을 택하여 떠나가는 조카를 보면서 인간적으로 왜 섭섭하지 않았겠습니까?
조카와 헤어지는 아픔과 걱정과 섭섭함이 어우러져 고개를 떨구고 있었을 때 여호와께서 나타나서 하신 말씀이 오늘 14절과 15절의 말씀입니다.
14절에서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너는 눈을 들어라>고 말씀합니다.
너는 눈을 들라고 말씀하셨을 때, 분명 아브라함은 눈을 떨구고 있었을 것입니다.
왜 아브람이 눈을 떨구고, 고개를 떨구고 있었을까요?
아브람이 잘못해서가 아니고 고개를 들지 못할 정도로 큰 실수를 해서도 아닙니다.
후회와 회한의 감정 때문에 그런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조카 롯을 보내면서 걱정스러운 마음과 섭섭하고도 안타까운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참으로 착착한 마음을 갖고 고개를 떨구고 있었을 때 하나님은 ‘너는 눈을 들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스포츠 경기를 보다 보면 감독이 선수들에게 ‘고개를 숙이지 말라, 얼굴을 들어라.’ 고 말하는 것을 종종 볼 때가 있습니다.
‘그것은 네 잘못이 아니고 네 실수가 아니다. 상대방이 잘해서 그런 것이니까 미안해하거나 죄송해할 것 없다. 다 잊어버리고 열심히 하라’는 뜻입니다.
‘너는 눈을 들어라. 고개를 숙일 필요가 없다. 눈을 떨 굴 필요가 없다.’
‘조카가 떠나가는 것이 네 잘못이 아니다. 네 실수가 아니다.
조카가 없다고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제부터 나를 더 의지하며 열심히 살아가면 내가 너를 인도할 것이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향하여 위로해주시고 격려해주시고 계시는 것입니다.
아브라함의 그 허전하고 섭섭한 마음을 아셨기에 찾아오셔서 위로하시는 것입니다.
요한복음 21장에 보면 디베랴 바닷가에서 고개를 들지 못하던 베드로에게 부활하신 주님이 나타나십니다.
베드로는 십자가를 앞에 두고 ‘내가 죽을지언정 다른 사람이 다 주를 버려도 나는 주님을 배반하지 않겠다.’고 호언장담을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죽음이 눈앞에 닥치자 두려움에 빠져버린 베드로는 어린 소녀 앞에서도 주님을 모른다고 부인을 하고 심지어 저주까지 하게 됩니다.
이러한 실패를 생각할 때 베드로는 고개를 들 수가 없었습니다.
너무나 미안하고 죄송하고 몸 둘 바를 몰랐습니다.
그래서 도망치듯 갈릴리 호수로 와서 고기를 잡으며 과거의 실패를 잊어버리려고 했습니다.
그런 베드로에게 주님은 나타나셔서 ‘고개를 들라’고 말씀하십니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내 양을 치라 내 양을 먹이라’
과거의 쓰라린 실패를 묻지 아니하시고 용서하시면서 수제자로서의 위치를 다시 회복시키셨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지난 1년을 살아오면서 오늘 마지막 날, 혹여 고개를 떨구고 계신 분 있습니까?
고개를 드세요!
여러분, 하나님은 위로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위로의 하나님으로 다가오셔서 실망과 낙심과 허전함과 슬픔에 사로잡힌 자들을 격려하시고 용기를 주시는 하나님이 바로 아브람의 하나님이요 베드로의 하나님이요 저와 여러분의 하나님이십니다.
지난 일 년 여러분은 무엇 때문에 고개를 떨구셨던 적이 있습니까?
실패입니까? 실수입니까?
아니면 슬프고 답답하고 분하고 서운해서 고개를 떨구었습니까?
금년 한 해를 돌아보면서 떳떳하게 고개를 들 수 있는 것보다, 오히려 고개를 떨굴 수밖에 없는 일이 더 많을 수 있습니다. 어떤 이유에서든지 고개를 떨구고 살아가는 우리들을 향하여 주님은 ‘너는 눈을 들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은 과거 때문에 실망하고 낙심하고 슬픔에 사로잡힌 자를 찾아오셔서 고개를 들라고 위로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실패를 생각하여 고개를 들지 못하는 자를 찾아오셔서 고개를 들라고 용서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섭섭하고 원통해하는 자들을 찾아오셔서 내가 갚아 줄 테니 고개를 들라고 말씀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질병의 고통 때문에 심음하는 자들에게 찾아오셔서 내가 너의 고통을 대신 해 줄터이니 너는 고개를 들라고 말씀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번번히 취직이 안되어 절망가운데 고개를 떨구고 있는 이들에게 찾아오셔서 내가 너의 희망이 되어 줄테이니 너는 고개를 들어라고 말씀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말 못하는 아픔을 감당할 수 없어 신음하며 고게를 떨구고 있는 자에게 찾아오셔서 내가 너의 아픔을 다 안다. 그러니 고개를 들어라고 말씀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이러한 주님을 바라보면서 지나간 해의 모든 감정을 떨어버리고 고개를 드십시오!그리고 주님 안에서 눈을 들어 2024년을 바라보는 여러분이 될 수 있기를 축원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