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습게도 나는 이 영화가 이란 영화인 걸로 착각하고 서둘러 보았다. 학교 가는 길,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처럼 제작인지 감독인지 배경인지가 이란, 이라크 - 어휴, 좀 자세하게 알아둘 걸!- 그런 영화말이다. 그런데 이탈리아 영화이고 시각장애인이 된 한 아이의 이야기였고 실존인물의 이야기라는 것에 놀랐다.
잘못 선택한 영화는 절대 아니었다.
참으로 희안하게도 엔딩자막이 올라가는 동안에도 사람들은 일어나질 않았다. 메니아들만 왔다는 건가? 아니면 감동이 너무 강해서? 아니면 또다른 무슨 이유라도 있는 걸까? 영화를 보기 전이나 보고 나서나 도무지 학적 탐구를 하지 않는 나로서는 요즘들어 부쩍 부끄러움이 늘어간다. 하나를 봐도, 하나를 알아도 뭘 좀 제대로 알아야하는 것 아닌지 말이다.
다른 이야기이긴 한데 지지지지 하는 정말 듣기 싫은(?) 노래가 뭔 상을 탔다더니 길거리 가는 곳마다 지지지지가 들린다. 내가 아는 지지는 "아이, 더러워! 그거 만지지 마." 이런 뜻이었는데 그걸 두 번 반복한 지지지지는 도무지 무슨 뜻일까? 내가 말하는 학적탐구란 바로 그런 류의 것을 말하는 것이고, 영화의 경우 한 두어 발자국 더 나가서 감독이나 작품 배경 등을 상식처럼 읊어대는 부류에 속해봐야겠다는 것이다. 수다의 품위를 높인다고나 할까?
어쩌면 그리도 아이들이 착할까? 장애를 가진 아이들인데도 어찌 그리 밝을까? 어쩌면 내 편견일 수도 있겠지.
내가 선생이어서일까. 장애아를 성장시키는 배경에는 훌륭한 선생님이 있었다는 것이 무엇보다도 인상적이었다. 교육이 무엇이라는 것을 이해하여 바른 교육관을 가진 것은 물론이고 당당하게 주장하고 저항하는 용기 또한 우리네 교직 사회에서는 보기 드문 모습이었다. 한 아이의 퇴학을 막으려는 한 명의 선생님의 저항이 시민의 저항으로 번져가는 사회. 그런 사회적 배경이 있기에 이런 훌륭한 인물을 키워낸 것이 아닐까? 장애아이든 정상아이든 인간을 키워내는 배경에는 부모와 선생과 사회와 그리고 또래의 친구들의 역할이 어느만큼 중요한가를 다시금 생각케한다.
뭔가 사는 일에 힘이 빠지고 내가 지금 무엇때문에 이렇게 종종걸음을 쳐야하는지 그것이 오히려 우울로 다가들때 이런 이야기를 떠올리는 것도 에너지원이 되리라.
이루어낼 수 없을 것 같은 참 많은 부분이 조작되었을 것 같은 덧칠하고 분장하고 감추고 드러내며 마음대로 그렸을 것 같은 그런 놀라운 이야기들이 실화라는 것이 좋기만 하다. 사람은 사람이 희망이고 나를 흔들어 주는 것도 사람이고 그런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도 사람이라는 것.
가끔은 이렇게 사람이 좋아지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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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여기는 초등 교실 원문보기 글쓴이: 도요새
첫댓글 나 미치! 이키 좋은 영화를 이키 자주 소개해주믄 오도로케 다 봐유? 그러나 목록에 일단 추가합니다.
오늘도 시크릿을 보았노라고 절대 여기 안 올립니다. 안 그래도 니는 돈 벌어 영화관에 다 갖다주냐 하는 소리가 귓전을 때리니깐요. ㅎㅎ 내일은 웰컴을 봐야하고, 또 용서는 없다도 봐야하고.... 이렇게 사는 것도 괜찮은 거죠? 히~!
아..웰컴...내가 누군가랑 보자 했던 영화..근데 끝내 못본 영화..근데 그 누군가가 절대로 남편은 아님 ㅎㅎ 고거이 중요함
그 누군가가 연세가 더 적나욤? 그면 금메달, 같으세염? 그면 은메달, 더 많으시나욤? 그면 동메달, 저처럼 없으면 목매달!^^
영화를 꼭 영화관에서만 볼수 있는 건 아니지만, 우짜든동 여게는 영화관이 없사요. 글구 넘 멀어요 ㅜ.ㅜ '천국의 속삭임' 저도 일단은 접수했슴따 히~
어제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