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양을 품은 논이 참 붉다
당선 소감문
큰 기쁨으로 소감문을 씁니다.
나그네 길에 지칠 때 고향이 위로가 되고 힘이 되듯이, 농촌
개척목회에 지치고 힘들 때마다 천국을 생각하며 다시 일어섰습니다.
문득 고향 풍경이 내 가슴에 펼쳐집니다.
고향, 논실마을 골목길에서 친구들과 뛰어놀던 풍경,
돌샘에서 물을 지고 오던 우물길, 가재 잡고 버들피리 불던 강가,
책보자기 어깨에 묶고 달려가던 학교길, 감나무에 올라 매미를
잡던 아름다운 추억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집니다.
이 모두가 저의 큰 보배요 기쁨과 행복입니다
농촌 개척목회 15년!
창원 진해에서 부목사 사역을 하다가 ‘엄마 없는 아이들의
눈물을 닦아주라’는 하나님의 사명을 받고 함안 산촌으로
들어와 함께 울고 함께 웃으며 15년을 살았습니다.
때로는 기뻐 울고, 때로는 지치고 힘들어 울었습니다.
눈물은 손수건으로 닦을 수 없고, 눈물은 눈물로 닦아주는
것임을 15년 개척목회 사역을 통해 가슴 깊이 체험했습니다.
눈물을 닦아주는 목회를 위해 아내는 요양보호사로 일하고,
저는 주유소, 정미소, 쌀 판매를 비롯하여 공사장 막노동을 하며
15년 광야 길을 걸을 때 하나님께서 시를 선물로 주셨습니다.
개척목회로 힘들고 지칠 때, 시가 위로가 되고 쉼이 되었습니다.
시를 생각하면 성경에 나오는 다윗이 생각납니다.
다윗은 초라한 목자의 일을 하면서도 수많은 시를 쓰고 곡을 붙여
하나님을 찬양하는 싱어송라이터 (singer-song writer)입니다.
시는 다윗의 고달픈 목자 생활, 사울 왕의 추격으로 인한 피난 생활에도
큰 힘과 위로를 주었습니다.
지금 서촌마을은 수국, 채송화, 능소화가 곱게 피었고, 서촌 들판은
짙은 푸른색으로 생기가 넘치고 활력이 온 들판에 물결칩니다.
서촌마을 골목길에는 ‘행복’이란 자작시가 벽화로 그려져 있습니다.
눈물 속에서도
아내와 함께 부를
찬송이 있습니다
인생길 힘들고 지칠 때
내 마음속에
주님이 계십니다
내 인생 황혼 때
기뻐 춤추며 돌아갈
천국이 있습니다
또한, 서촌마을에는 자작시로 <작은 시화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우리 교회와 주차장, 마을 회관 앞, 버스 정류장 주변,
마을 쌈지공원에도 시화가 걸렸습니다.
푸른 6월, 서촌마을은 하나님의 깃발, <닛시>처럼,
시가 펄럭이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부름을 받고 목회자로 살아온 지 33년!
당선 소식은 제 목회생활에도 큰 기쁨과 활력을
줍니다.
사계절 흙먼지 날리는 고독한 광야 같은 개척목회를
함께 감당하며, 사랑과 눈물로 동역하는 사랑하는
아내와 자녀들, 동서비전교회 가족들과 이 기쁨을
함께하며, 하나님께 영광을 올려 드립니다.
당선의 기쁨을 주신 쉴만한 물가 심사위원님들께
감사드리며, 평범한 시를 극찬으로 격려와 용기를
주시고, 시평으로 섬겨주신 김홍식 목사님께
가슴 깊이 감사드립니다.
비록 힘들고 어려운 사명의 길이지만,
시와 함께 문우님들과 함께 주님의 영광을 위하여
더 열심히 사명의 푯대를 향해 달려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경남기독문인회 청지기
김종명 목사님!
목회와 경남기독문학 회장의 중책!
바쁘신 가운데서도
한 주간 청지기로 수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매실 이야기
김일연목사
전도사 시절, 경북 지역의 한 교회에서 2년 동안 전도사로 섬겼습니다.
대구에서 생활하며 총신신대원에 다녔고,
월요일 아침에 양지캠퍼스로 가서
신대원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공부하고
금요일 오후에 귀가하는 주말부부였죠.
신학대학원 여름방학이면 담임목사님께서
수요예배 설교를 맡겨 주셨습니다.
살고 있는 대구에서 사역하던 교회까지는 약 40분 거리입니다.
참신하고 새롭게 설교를 하고 싶어서 생각과 연구, 묵상, 기도 속에서
수요예배 때 매일 실천하는 사랑이란 제목으로 설교를 준비하면서
성도들에게 하나님 말씀을 맛보고 체험하도록 하고 싶어서
매실 주스를 박스로 샀습니다.
1.8리터
수요예배는 참석하는 성도가 주일예배에 비해
적었기 때문에 전도사의 가벼운 주머니로도 충분히 할 수 있었습니다.
설교 준비!
지금 생각해도 참 대단한 열정이었습니다.
아내가 부르지 않으면 식사 시간을 잊었고
아내가 부르지 않으면 잠도 잊었습니다.
설교한다는 그 기쁨!
설교한다는 그 행복!
세상이 줄 수 없는 기쁨!
세상이 줄 수 없는 행복!
하나님께서 부족한 사람을 설교자로 세우셨다는 그 희열!
하나님께서 부족한 사람을 목회자로 부르셨다는 그 감격!
설교 준비에 들어가면
더위도, 추위도 다 잊었습니다.
대한민국 전도사 중에서는 최고가 되리라는 생각 속에
청춘을 바쳐, 인생을 바쳐
한 편의 설교 준비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당시 초등학생인데도
수요예배에 꼭 참석하는 OO!
어느 성도보다 가장 먼저 와서
현관에 쪼그리고 앉아 기다리던 아이!
전도사님! 전도사님! 하며
따르던 또래보다 키가 작고, 어린 나이에 안경을 쓴 아이!
다른 아이들은 부모, 가족, 학교, 학원, 가정이 있지만
OO이는 학교와 교회만 있었지요.
엄마 없이 하나님 품에서 자라는 아이죠.
지금 생각해도 제가 한 설교가
참 재미있었고, 감동이 되었고,
성도님들은 참 많이 웃어 주셨습니다.
때론 펑펑 울기도 하셨습니다.
성령의 역사!
선포되는 말씀 위에 성령님의 감동이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임재!
열정으로 준비한 설교를 마치고 예배를 마치면
교회 현관에서 인사를 하며
아내와 함께 박스에서 매실 1병씩 나누면서
매일 1잔씩 마시며 하나님 사랑을 실천하라고 했습니다.
매일 실천하는 사랑!
매실
엄마 없이 자라는 OO도 매실 1병 ,
두 자녀를 데리고 참석한 부부도 1병,
혼자 온 청년도 1병,
담임 목사님도 1병, 저도 1병 가져왔습니다.
매실의 계절에
엄마 없이, 하나님 품에 자란 OO의 안부가 궁금해집니다.
전도사 시절, 뜨거웠던 설교의 초심도 다시 새겨봅니다.
매실!
매일 실천하는 사랑을 다시 한 번 가슴에 새기며,
농촌개척목회를 위해 오늘도 힘차게 달려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