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을 가지 전에,
잠시 소청을 만나려고 합니다.
여기까지 왔는데,
인사도 못하면 서운해할까 봐,
가볍게 인사라도 건네러 갑니다.
가는 길도,
점차 구름이 걷히면서,
설악을 즐길 수 있었고...
구름은,
공룡능선을 기준으로,
극명하게 갈렸습니다.
어떤 이유인지,
구름은 동해에만 가득하고...
덕분에,
색다른 설악을 즐기고 있는데...
어떤 장소는,
이런 모습으로 남았고...
봉우리는,
토왕성 폭포를 품고 있는,
화채봉 능선입니다.
그런데,
봉우리 정상을 빼고는,
화채능선과 외설악을 구름이 가렸고...
암튼,
소청에 왔지만,
구름은 동해를 품은 채 있고...
난,
동해 바다를 보지 못했지만,
지금과 전혀 다른 설악을 즐길 수 있었고...
역시,
자연은,
모든 것이 정답이었고...
이 구름 속에는,
외설악의 암벽과 기암이 있는데...
모든 걸 품어서,
눈에 보이지는 않았고....
어쩌면,
봉우리가 날 수줍어해서,
구름으로 가렸을 수도 있고... ㅎㅎ
소청이와 헤어지고,
다시 대청으로 갑니다.
역시,
대청은 대범하여,
점차 위용을 드러내고 있는데...
관연,
내가 저길 오를 때까지,
저 모습으로 있을지 모르겠고...
10분 남짓,
물 한 모금 마시고,
초코 과자로 입맛을 다셨는데...
그사이에,
구름은 대청을 감싸려 하고...
이러면 안 되는데,
어쩔 도리도 없네요!!
재청봉이,
지척입니다.
하늘도,
맑습니다.
이제는,
대청을 줄기만 하면 되는데...
대청에서 바라본,
외설악입니다.
역시,
한 폭의 그림이네요!!!
이걸 보여주려고,
구름은 몰려다녔나 봅니다.
대청에 사는,
털진달래도 그렇다고 하고...
암튼,
내가 왔다고,
산이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정말 중요한 것은,
단풍이 지고 나면,
내년 6월에나 꽃을 볼 수 있다는 것...
불과,
3분 남짓 흘렀는데...
같은 장소에서,
진달래 단풍만 보았을 뿐인데,
산은 전혀 다른 느낌이고...
높은 산일수록,
날씨가 변화무쌍하다는 것이,
눈앞에서 펼쳐지고...
정상에는,
사람들이 줄지어 있는데...
당시에,
나만 셔츠에 바람막이를 입었습니다.
즉,
패딩을 입에도 힘든데,
나만 점점 동장군으로 변해가고 있었고...
손이 얼어서,
셔터를 누르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인증을 남겨야 한다는 일념으로...
암튼,
설악을 떠나야만,
내 삶을 연장할 수 있었고...
이정표에는,
온도계가 있는데...
영상 6도인 상황에서,
더 이상 머무를 수는 없었습니다.
살기 위하여,
서둘러 대청을 떠나,
오색으로 향했고...
여기까지 오는 동안,
얼은 몸을 풀기 위하여,
정신없이 걸었습니다.
암튼,
걷다 보니,
몸도 풀리고 정신도 제자리로... ㅎㅎ
약,
5Km만 걸으면,
내가 원하던 도치탕을 먹을 수 있는데...
시간이 늦었는데,
이제야 정상으로 향하는 사람도 있고...
어쩌면,
소청 대피소에서,
숙박하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대청봉에서 동사할지도 모르고...
내가 대청을 떠나니,
다시 구름은 한없이 밀려오고...
맑고 흰 구름이 아니라,
먹구름에 가까운 구름들이,
무작정 설악으로 밀려오는데...
이로 인하여,
동해안은 고사하고,
오대산 방향의 산도 보이질 않고...
이 자리는,
개인적으로 특별한 의미가 있어서...
나무 데크가 없던 시절에,
친구들과 여길 왔는데...
친구 중 한 명이,
여기에서 쭈구리고 자는 모습이,
너무나 안쓰럽기만 했던 곳이라서... ㅎㅎ
추억의 장소를 뒤로하고,
다시 길을 내려갑니다...
평소라면,
주변 경치도 보는 장소인데...
오늘은,
안개로 인해,
그런 호사는 누릴 수 없었고...
내려가는 길은,
이렇게 급경사가 5Km나 됩니다.
즉,
오색까지 가려면,
지루한 내리막이 계속되는데...
여기는,
단풍이 많을 것으로 예상하며,
기대에 부풀어 내려가는데...
예상대로,
단풍은 적지 않았지만...
단풍보다,
안개가 많았다는 것이 문제였고...
아직은,
주변을 둘러볼 정도이지만,
내려갈수록 안개는 심해지기만...
단풍이 물들어,
산은 울긋불긋 하지만...
지척에 있는 나무를 제외하고는,
단풍보다는 희뿌연 안개가 전부였고...
암튼,
단풍을 즐기려는 내 생각은,
안개로 인해 처참히 망가졌고...
정상에서는,
산아래 구름이,
정말 멋진 모습이었으나...
막상,
내가 구름 속으로 들어오니,
이런 모습과 마주해야 했고...
이걸,
산행의 즐거움이라 하기에는,
너무 슬프기만...
내려갈수록,
안개는 심해지기만 하고...
푸른 나무들이,
마치 수묵화처럼,
흑백으로만 보이는데...
그래도,
뭔가 희망을 품고서,
한참을 내려왔습니다.
푸른 나무도 그렇지만,
노랗게 물든 단풍마저,
연두색으로 보이고...
이제는,
마음을 비우고,
술생각만 하면서 걸었습니다.
역시,
마음을 비우니,
이런 것도 산행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제는,
3Km 이상 내려와서,
오색이 멀지 않았습니다.
향후 일정은,
이런 안개와 작별하고서,
도치 알탕에 시원한 소주 생각만 했고...
물론,
미련이 남아서,
행여 안개가 개려나 하는 희망은 있었네요!!
계곡을 따라 내려가는데,
나의 소박한 희망은,
물거품과 함께 사라지고...
요란한 물소리와,
희미한 안개는,
낭만보다는 절망을 안겨줬고...
이사진은,
앞에 2명의 산객이 있고...
그 앞에는,
여러 명의 산객들이 함께 하산하는데...
앞에 사람이 있는지,
분간하기조차 어려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나타나는 단풍은,
안개와 함께 오묘한 매력을...
매력이라기보다,
나의 절실함으로 인해,
매력적으로 보였고...
암튼,
그랬으면 하는 마음으로,
발걸음을 부지런히 옮겼는데...
고도가 많이 낮아지면서,
이제는 나무들도 푸른색으로...
더구나,
앞에서 지팡이 소리가 들려오는 데도,
사람의 형체는 보이질 않았고...
암튼,
마음은 단풍보다,
술 생각으로 점차 채워졌고... ㅎㅎ
만일,
햇살이 가득했다면...
이 단풍도,
노란색으로 환하게 보일 텐데...
안개만 자욱한 산속에서는,
칙칙하게 보였고...
이런 단풍이,
산에 가득했지만...
안갯속에서는,
단풍의 화려함은,
어디론가 자취를 감췄고...
암튼,
한참을 내려가는데,
안개는 끝없이 이어지고...
이제는,
안개에 적응이 되어,
모든 게 신비롭다는 느낌이...
처음에는,
단풍 생각으로 인해서,
안개가 얄밉기만 했는데...
안개가 주는 묘한 느낌이,
나름 운치 있게 다가오는데...
여러 가지 잡목들도,
하나둘씩 물들어가는데...
안갯속에서,
화려하지는 않지만,
나름 운치 있게 다가오고...
암튼,
모든 것이 산행이고,
즐겨야 하는 대상인가 봅니다.
이제,
산행도 막바지에 접어드는데...
당단풍나무들은,
대부분 노란색이고...
붉은색도 많이 있을 텐데,
날씨 때문인지 노란색이 훨씬 많았고...
이제,
1Km도 남지 않았는데...
하늘이,
조금씩 밝아지는 느낌이고...
덕분에,
나무뿐만 아니라,
단풍도 점차 선명해지는 느낌이었고...
확연하게 밝아진 분위기로,
붉은색 단풍도 눈에 들어오고...
가파른 등산로에는,
힘들게 내려가는 산객도 있는데...
난,
오로지 술 생각으로,
아무런 느낌 없이 걷고 있는데...
안개는 있지만,
울긋불긋한 풍경과 함께,
저녁 느낌이 물씬 풍겨오고...
이 당시에는,
어둠이 내리기 전에,
동네를 산책하는 기분이었습니다.
이런 느낌이 든다는 것은,
주변 어딘가에,
선술집이 있다는 것... ㅎㅎ
선술집은,
산속에 있기 어렵지만...
조그만 오두막에,
파전에 막걸리라도 팔았으면...
그랬다면,
이런 단풍 아래에서,
10병은 거뜬하게 해치웠을 텐데!!!
점차,
붉은색 단풍이 많아지면서,
자꾸만 술생각은 간절해지는데...
안개가 물러나기 전에,
어딘가에서 자랄 잡고 싶지만...
몽롱한 느낌으로,
단풍에 취해서 하산을 했고...
'이제는,
푸른색이 반겨주는데...
아마도,
산행도 마무리됐으니,
얼른 가서 술이나 퍼마시라는 의미인 듯...
암튼,
고맙다는 말을 건네며,
마무리 인사를 건넸고...
아쉬운 마음에,
잠시 뒤를 돌아봅니다.
이제야 물들고 있는,
설악의 단풍을 보면서,
눈꽃이 가득하거든 그때 보자고 했고...
마지막 계단을 지나면서,
어디 갈지 고민을 했습니다.
남은 일정은,
여길 지나고 나서,
양양행 버스를 타야 되는데...
오후 5시가 가까워지면서,
혹시 시장이 문을 닫을까 걱정을 했고...
공원 출입문은,
두꺼운 창살로,
굳게 닫혔습니다.
나가야 하는데,
어찌해서 문을 닫았는지... ㅎㅎ
요즘은,
시간이 지나면 들어오지는 못하고,
나갈 수만 있도록 장치를 만들어 놨고...
5시가 지났는데,
아직도 산악회 차량은 십여 대 이상 남았고...
역시나,
가을 산행은,
설악이 최고인 듯...
여기서,
양양행 마을버스를 타고,
전통시장으로 갑니다.
우선,
소주 안주를 위하여,
버섯을 구입했습니다.
두 개는 양이 많아서,
한 개에 2만 원을 지급했고...
참고로,
양양 송이버섯은,
1Kg에 20만 원 정도 했습니다.
식당을 소개하는 것은 아니고,
세 번째 방문한 나름 단골식당입니다.
도치 알탕이 목적이었으나,
요즘은 철이 아니라고 하여,
울며 겨자 먹기로 다른 메뉴를 주문했고...
만찬도 나쁘지 않고,
아주머니 손맛도,
나름 깔끔한 장소입니다.
자리가 없어서,
10분 남짓 대기를 했는데...
자릴 잡고서는,
조금 전 구입한 송이버섯에,
소맥으로 시원하게 한 잔...
암튼,
이 맛에 산행을... ㅎㅎ
도치 알탕은 아니지만,
얼큰한 생선 조림에,
소주는 4병을 해치웠고...
아니,
언제 먹었는지도 모르게,
빈병만 4개가...
어쩌면,
술집 주인이,
빈병을 내 테이블 위에... ㅋㅋ
서울행 버스는,
8시 30분에 출발함으로,
시간에 맞춰서 양양 터미널까지 걸어 봅니다.
조그만 도시라서,
주변에 눈과 밭이 가득하지만...
차도 없고,
사람도 없는 시골길을,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걸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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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되니,
얼큰한 국물 생각에,
양양까지 왔습니다.
무언가 원하는 것이 있고,
그걸 찾아 떠날 수 있어,
정말 즐거운 하루였고...
취해서,
비틀거리며 걸어본 거리는,
서울의 느낌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이런 분위기는,
혼자는 너무 아쉬운데,
누군가 함께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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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설악의 구름과 이별하고 주님 곁으로...
윤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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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0.31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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