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월말 4-5일간의 서울 생활을 마치고, 다시 '봉화'로 돌아가는 얘깁니다.
그런데요, 이 과정을 거치면서 저는...
'이건 영락없는 '시골 노인네'의 모습이로구나!' 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요,
그 말이 사실이기도 하고, 또 제가 그런 모습 아니었을까요?
아무튼...
어차피 차가 없는 저로서는, 한 달에 한 번 꼴인 서울 내왕에 익숙해져야 할 상황이었습니다.
그 전에도 그랬듯이('비안도'에 살 때도 한 달에 한 번씩은 배를 타고 군산까지 나와, 거기서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을 오갔었잖습니까? 이번에도 그럴 수밖에요.),
저는 다각도로 서울을 오가는 방법을 연구하기에 이르렀는데요,
누군가는,
'봉화'거나 '춘양'에 가서, 거기서 '동서울'가는 버스를 타도 된다고 했는데,(그것도 충분히 가능했습니다.)
그렇지만 정규적인 수입이 없는 저는,
'어차피 이제는 '2중 지출'(서울 생활과 병행을 하다 보니, 매월 나가는 각종 비용이... 2중으로 들어가기도 한답니다.)을 피할 수 없는 처진데, 가장 싼 방법을 강구해야 돼!' 하는 자세였고,
그렇게 알아보니,
여기 제가 사는 '봉화 산골' '분천'은 '산타 마을'이기도 해서, 기차가 운행되기 때문에,
그걸 이용하는 게 가장 경제적이자 현명한 방법 같드라구요.
더구나 저는 65세 이상으로 기차 할인도 되니(30%) 더욱 잘 된 일이기도 했는데요,
여기 '분천'은 '동해선'(?)이 통과하는 역이라, '중앙선'이 통과하는 '영주'까지 가는 방법이 있었습니다.
일단 '영주'에 가면, '청량리'까지는 가는 기차를 바꿔탈 수 있는 거라, 청량리에서 지하철을 타면... 제가 사는 서울의 '공릉동'에 가는 것 역시 무료니까요.
근데, 기차를 알아 보니 중앙선도 KTX가 있고, '새마을'호도 있던 것 같은데,
제가 그런 비싼 열차를 이용할 필요는 없는 거지요.
그러니 당연히 '무궁화'호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데, '영주'까지는 하루에 두 차롄가 있었고,
그걸 이용하면, 영주에서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서 그렇지... 서울에서거나 여기 '분천'에서 첫차를 타다 보면, 양쪽 목적지에 닿는 시각이 오후 1시 반 안팎이기에,
그걸 이용하기로 했답니다.
(그것만도 옛날에 비하면 얼마나 빨리 오가는 방법인데요.)
그래서 교통비를 계산해 봤더니, 정액으로는 두 번 갈아타는 게 16, 000 원 정도던데,
할인까지 받으면, 11,500원 선...
(다른 것과 비교하면 엄청 쌌기에)그걸로 했습니다.
가격도 저렴하고, 요즘엔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교통편이 아니다 보니, 대충 자리는 넉넉한 편이라 앉아 갈 수도 있으니까요.
단지, 중간에(영주에서) 갈아타는 시간이 많이 걸려서 그렇지......
그래도 '봉화 산골에 사는 늙은이'한테는 어울리는(?) 노선 아니겠습니까?
엊그제 서울 갈 때는요,
제 지인 하나가 저를 방문했다가, 서울로 돌아가는 차편에 함께 갔기 때문에,
그냥 '공짜'로 갈 수 있었을 뿐만이 아니라, 공릉동 '내 자리'까지 태워다 줘서... 너무 편하게 갔었는데,
여기 '봉화'로 돌아오는 건, 처음으로 시도해 보는 '기차 여행'이었던 거지요.
청량리에서 '부산'까진가? 가는 첫차가 아침 6시 50분에 출발하는데,
그 시간 맞추기가 쉽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제가 새벽잠이 많은 사람도 아니기에,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었는데요,
좌우간, 오늘 새벽에...
시간은 넉넉했는데도, 서울에서 미적대다가 급해져서,
버스를 타고 청량리역까지 갈 수밖에 없는 촌극도 빚었지만,
무사히 첫차를 탈 수 있었답니다.
첫 정차역은 '양평'이어서, 양수리를 지날 때까지는 무정차로 달렸는데요,
다리를 건너면서 차창밖으로 보이던 풍경이 좋아서 한 컷 찍어두었답니다. (아래)
약 두 시간 반을 달려 '영주'에 도착한 시간이 9시 20분.
영주서 '분천'(동해행)가는 기차는 12시 46분이니,
세 시간 반 가량을 기다려야만 했습니다.
사실, 짐이 없다면... 영주의 이곳저곳을 천천히 돌아다닐 수도 있을 것이었는데,
이제 가을 옷도 필요하고 해서 챙긴 짐이 적지 않아,
짐 때문에라도 움직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영주 역에서 '짐 보관소'가 있나 찾아 봤는데,
기차역은 기형적으로(너무 웅장하고 컸습니다. 왜 그렇게 크게 지었을까요? 돈이 남아서?) 큰데, 정작 그런 건 없드라구요.
그래서, 일단 밖으로 나와 보니...
마치 무슨 대형 박물관 같은 역사 중앙이 뻥 뚫려 있어서,(더구나 아침이라 시원하기 그지없었습니다.)
그래서 거기서 여유 시간을 가졌는데요,
엄청나게 큰 '영주 역'(아래)
거기 아래에 내 짐수레가 약간 보입니다.
아무래도 그냥 말 수는 없었지요.
다행히, 영주 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한 대형마트가 있기에,
어차피 짐수레는 바퀴라, 거기 옷 위에 약간의 공간이 비어 있어서,
꼭 필요한(우유, 달걀 등) 장을 봐가지고 돌아가기로 했답니다.
그래도 시간이 남을 터라, 일단 아침 시간은 역에서 '멍때리기'로......
그러다 10시 반이 되어서야, 마트로 향했지요.
가는 길에 영주 역사를 다시 찍었는데요(아래),
오히려 마트에 가니, 짐보관소(공짜)가 있어서,
홀가분하게 짐을 맡긴 뒤,
여유있게 쇼핑(?)에 나설 수 있었답니다.
그래 봤자(아무리 천천히 돌아도) 한 시간 안팎.
장을 봐가지고 돌아와, 다시 영주 역에서 시간을 보내다(아래),
결국 '동해행' 기차를 탔는데,
아래는 '춘양'역에서 한 컷 찍은 건데, 반대 방향 기차였지요.(아래)
그 뒤로 점점 산속으로 달려가는데(아래),
저는 관광객이나 된 것처럼, 기차 안에서 바깥 풍경 사진을 찍기 위해 노력을 했답니다.
그 주변 풍경이 아름다운 곳을 찾느라구요......
그렇게 '현동'역을 지났고,(아래)
이제부터는 제가 지내는 '분천'역에 다다르는 과정인데요,
여기는 정말 산세상이랍니다. (아래)
그러다 마침내 '분천'역에 닿았고,
여기는 '산타 마을'이라 그래선지, 여름인데도(오늘이 일요일이라서) 관광객들이 있드라구요.
(아래)
제가 사는 마을은요, 이 '산타마을'이 아니고,
거기서 낙동강을 건너(다리를 건너야 함), 또 36번 국도를 가로질러 지나야 하는,
마치 다른 마을 같은(같은 행정구역인데도) 곳이랍니다.
그리고 36번 국도 아래(굴다리)를 지나자마자,
우리 공동체가 보입니다.(아래)
그리고, 바로 제가 사는 곳.
근데요, 제 첫눈은... 바로 '꽃밭'을 찾을 수밖에요.
아, 제가 자리를 비운 사이... 여기는 비가 온 듯합니다.
그래서 물을 줄 필요가 없었다는 얘긴데,
아무튼, 꽃나무들이 다... 무사히 살아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어떤 건 꽃까지 피우고 있드라구요.
물론 상추도 이젠 완전히 자리를 잡은 듯, (땅이 거름지지 못해서 이파리들은 아직도 그대로드라구요.)
생생한 모습이었습니다.
물론, 코스모스들도 이젠 본잎을 내보이고 있던데,
어떻게해서든 얘네들엔 거름을 해서(빨리 키워서), 빨리 꽃을 보려고 합니다.
그렇게 제 '봉화 산골 기행'의 숙소로 돌아왔답니다.
근데요, 그 때는 낮이라... 별로 느끼지 못했지만,
그리고 제일 더울 때라서, 돌아와서 에어컨을 틀었지만,
해가 지고(이제 6시 이전),
문을 활짝 열어놓았는데,
어?
이건 여름이 아니었습니다.
서울에서는 이틀 정도를, 여전히 '열대야'여서... 제가 멍- 해진 것도 모자라,
앉아 있기만 하면, 병든 닭처럼 졸려서,
'이게 무슨 일이람? 더위 먹었나?' 하기도 했는데,
'이제는 일도 못하는 거 아냐?' 하는 걱정까지 들었는데......
여기는요,
땀은커녕 오히려 쌀쌀하기까지 한 것 아니었겠습니까?
참, 같은 나란데... 우리 나라가 큰 것도 아닌데...
'이렇게 차이가 나나?' 하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
아, 여기는 가을이 온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