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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을 너무 두려워하지 않아도 돼.
그것은 너에게 도움을 줄지도 모르니까.
하지만 그것에 너무 기대서도 안돼.
그것이 너에게서 대가를 바랄지도 모르니까.」
사방이 어두운 방이었다. 빛 한 줄기조차 들어오지 않는. 그리고 그 곳의 차가운 바닥에는 칼린이 쓰러진 것처럼 누워있었다. 그리고 한참 후 칼린이 일어났을 때엔 누군가가 초를 하나 켜두었었다. 칼린이 상체를 일으키려 했다.
“으읏….”
칼린이 얕게 신음소리를 냈다. 그리고 어떤 목소리가 답해 주었다.
“지금 몸이 이곳저곳 쑤시겠군. 네가 기절했을 때 내가 텔레포트로 함께 이동했으니. 텔레포트 이동순간의 압력 때문에 견디기가 힘들다고들 보통 말하지. 숙련자라면 괜찮을지도 모르지만.”
“…….”
“…나처럼 말이지.”
한 사내의 목소리였다. 중저음의 목소리가 조금 오싹하게 느껴졌다. 흔들리는 촛불 뒤로 사내의 모습이 보였다. 무거워 보이는 어두운 갈색 로브를 입고 그 로브에 달린 모자를 푹 눌러쓰고 있었다. 그래서 칼린은 사내의 입과 코 정도밖에 볼 수 없었다. 칼린은 대답하지 않았고 사내는 다시 말하기 시작했다.
“칼린 드 사라피온. 우선 여기에 앉아서 대화를 나눠보자고.”
남자의 입 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칼린은 그제서야 초가 탁자 위에 놓여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쑤시는 몸을 일으켜 탁자 앞에 놓여있는 의자에 앉았다. 하지만 사내의 얼굴은 여전히 보이지 않았다.
“내가 너에 대해 조사한 바에 의하면 세르티카 왕국의 최고 마법학원인 샤블레냐 모르닌 학원의 우수생이라고 되어있더군. 하지만 그리 먼 거리도 아닌 곳을 텔레포트로 이동했는데, 겨우 그걸 견디지 못하는 걸 보니 아직 배우지 못한 모양이지? 뭐,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 건가?”
“…나이제한 때문에요. 당신이 말했던 것처럼 텔레포트를 할 땐 압력이 굉장히 강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18살을 제한으로 두고 있어요. 전 아직 15살이기 때문에 무리입니다.”
남자는 풋, 하고 비웃듯이 웃었다.
“사실 내가 얘기하려던 건 이게 아닌데…. 사라피온 양. 사라피온 가의 대대로 내려온 가보에 대해서 알고 있나? 「불의 돌」이라고 말이지…, 굉장히 큰 마력이 깃든 돌…. 알아?”
칼린은 침착해 보였다. 어쩌면 정말 그것이 무엇인지 모를지도 모르지만….
“죄송하지만, 들은 바 없습니다. 그런데 이 곳은 어디입니까? 텔레포트로 여기까지 온 것입니까? 당신은 대체 누구신가요? 왜 날 이 곳으로 데리고 오셨죠?”
남자는 다시 전처럼 웃었다. 마치 칼린의 말이 우습게 느껴진다는 듯이. 하지만 그는 친절하게도 그녀의 질문에 하나하나 성실하게 답해주었다.
“들은 바 없다니 아쉽군. 나에게 필요한 것이었는데. 그리고 이 곳이라면 어디인지 말해줘도 잘 모를 거야. 이미 세르티카 왕국의 국경은 벗어나 버렸으니까. 텔레포트로 여기까지 왔냐고? 뭐, 그렇진 않아. 기절한 사라피온 양을 안고 세르티카 국경 근처의 마차가 준비된 곳 정도까지만 텔레포트로 이동했으니까. 그 후엔 마차를 타고 이 곳까지 온 거지. 그리고 내가 누구인지 물어봤지? 솔직하게 난 이름이 따로 없어. 내 이름을 누구에게도 알려주고 싶은 마음도 없고. 그러니 딱히 날 부를 땐 그냥 ‘무명(無名)’이라고 부르면 되. 나랑 같이 있을 일은 얼마 없겠다만. 그리고 마지막으로 널 왜 이곳으로 데려왔느냐고? 아까 내가 「불의 돌」에 대해 물었지? 그것에 대해 묻고 싶어서야. 하지만 아는 게 없어 아쉽군.”
사내의 말투로 봤을 때, 사내는 쾌활한 성격인 듯싶었다. 중저음의 낮은 목소리이긴 하지만 나름대로 밝은 목소리였고, 말투가 부드러운 편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칼린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걱정되는 표정이었다.
사내의 말이 끝나자 칼린이 바로 긴장된 목소리로 말했다.
“저…그럼 절…놓아 줄건 가요…?”
사내는 잠시 생각하는 듯 했다. 그러더니 또 입 꼬리만 올려 미소를 짓더니 대답해주었다.
“물론 널 포로로 잡아둔다면 사라피온 백작이 날 잡으려고 별 짓을 다하며 다니겠지. 그리고 내가 그에게 협박장을 보낸다면 순순히 「불의 돌」을 줄지도 모를 테고…. 하지만 난 널 놓아주기로 했어.”
“왜죠?”
칼린은 그의 말을 끊듯이 물었다. 남자는 고개를 젖히며 큰 소리로 웃었다. 칼린은 그 때를 잡아 그의 얼굴을 보려했지만 그의 모자 속은 솟아오른 코밖에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사내는 웃음을 그치고 칼린의 말에 대답해주었다.
“사라피온 양. 미안하지만 난 사라피온 양을 이 성에서 1km정도 떨어진 곳까지만 바래다 줄 거야. 그곳은 바다겠지. 아니, 바닷가겠지. 왜냐하면 이곳은 섬이니까!”
칼린은 잠시 멍해졌다. 세르티카 왕국은 육지 한 가운데에 있는 커다란 나라이다. 그리고 바다와 이어지는 곳은 단 한 곳 뿐. 사라피온의 지배를 받고 있는 콜딘 항구였다. 하지만 바다로 이어지는 곳은 오직 그 곳 뿐인 데에다가 세르티카 왕국 소속의 섬은 한 군데도 없다. 그리고 육지는 방대하게 넓었다. 세르티카 왕국이 넓다고는 하지만 그 주변의 크고 작은 나라들이 몇 군데인지. 그리고 사내가 호탕하게 웃은 것으로 봐서 어쩌면 칼린을 골탕 먹이기 위해 가장 먼 섬으로 데리고 왔을 가능성이 없진 않다.
칼린이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가운데 사내가 갑자기 말했다.
“그럼 갈까? 지금 당장.”
미소도 없이.
채릭스가 자신의 서무실에 깔린 붉은 카펫 위를 정신없이 왔다갔다 돌아다녔다. 무언가 걱정이 있는지, 무언가 기다리고 있는지 굉장히 빠른 발걸음이었다. 그도 그럴 만 했다. 칼린을 눈앞에서 납치당한 지 벌써 1주일이 지나갔다. 단 하나뿐인 딸인데 걱정이 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잠시 후에 노크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한 여자가 들어왔다. 남자는 기다렸다는 듯 그녀에게 다가가서 물었다.
“웬, 어찌 되었소?”
웬은 말하기가 곤란한지 머뭇거렸지만 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스캔 되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세르티카 왕국의 범위를 벗어나 외국으로 달아난 것 같습니다. 다시 스캔 해볼까요?”
남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웬이 한숨을 내쉬었다.
“스캔 하지 말라고 하시겠죠? 지난번에 「불의 돌」이 누군가에 의해서 외국으로 세어나갔을 때에도 분명히 외국의 반발이 쏟아질 것을 예상하시어 스캔 하지 못하게 하셨죠. 대대로 가보로 내려져 온 중요하고, 소중한 물건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아니, 이번엔 스캔 하시오. 「불의 돌」과 내 딸 칼린이 같은 줄 아시오? 그리고 「불의 돌」은…굳이 어떤 수를 쓰지 않아도 「불의 정령」에 의해서 사라피온 가로 돌아오게 되니까….”
“그래서, 「불의 돌」을, 찾으셨단 말인가요? 왜 아직 제게, 말하지 않으셨던 거죠? 되찾았다면, 지금 어디에 있는 거죠?”
웬의 말이 당황스러운 듯 딱딱 끊어졌다. 채릭스는 살짝 미소를 흘려주며 말했다.
“그래요. 찾은 지 한참 되었소. 말하지 않았던 이유는 나중에 알게 될 것이오. 그리고 지금 칼린과 함께 있소. 칼린의 주위엔 항상 「불의 정령」이 따라다닐 거요. 「불의 돌」이 그 곳에 있으니.”
웬은 말을 잃었다. 그러더니 고깔처럼 뾰족한 모자 아래로 흘러내리는 백금빛 머리를 쓸어 올렸다. 그녀의 팔이 움직이자 팔소매에 달려있던 장식이 짤랑거렸다.
“사실은 외국까지 스캔했어요. 지름 50m밖에 안되는 작은 섬까지도. 당신은 칼린 양이라면 사족을 못 쓸테니까요.”
“…….”
채릭스는 대답하지 않았고, 웬이 말을 이었다.
“칼린 양은 예상대로 남동쪽의 가장 끝부분에 있는 눌타라는 작은 왕국에 있더군요. 마법사들이 모여 만든 왕국이라고 합니다. 사라피온 가의 마법용품 또는 마법장신구들은 거의 모두 이 곳에 정착하여 살고 있는 사라피온 가의 마법사 겸 대장장이 또는 재봉사가 생산하여 전달합니다. 또한 세르티카 왕국의 얼마 없는 마법사 특별 군대 중에 ‘Peaceful'은 사라피온 가 소속이 아닙니까? 지금 ’Peaceful'에 소속되어있는 15명의 모든 마법용품은 눌타에서 생산하여 오지요. 그만큼 눌타의 물건은 질도 좋지만 가격도 저렴합니다. 그래서 눌타는 어찌보면 아주 거대한 나라일 수도 있지요.”
“흠….”
채릭스가 옅게 신음소리를 냈다. 깊게 생각하는 듯 여자에게서 등을 돌리고 손을 이마에 갖다 대었다.
잠시 후, 남자가 다시 말했다.
“그럼…군사를 보낼 수 있다는 건가?”
“글쎄요…. 어려울 것 같습니다만…. 눌타는 외국을 굉장히 경계하고 있죠. 그래서 칼린 양을 찾는다는 이유만으론 군사를 보내긴 어려울 것입니다. 속임수라고 오해할 수 있으니까요.”
덜컥!
여자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문이 노크도 없이 열렸다. 그리고 들어온 사람은 칼린 정도 되어 보이는 소녀였다. 웬은 당황해하며 소녀를 다그쳤다.
“네르유카! 이게 무슨 무례한 행동 이느냐! 이 곳은 채릭스 백작님의 서무실이다! 당장 나가서 다시 공손하게 들어오지 못하겠느냐?”
“나는 웬, 당신에게 온 게 아니야! 저리 비켜! 당신하고 할 말은 없으니까!”
“나르유카, 이 못된 녀석…!”
“아니, 그만 두시오.무슨 이야기인 줄은 들어 봐야 지요….”
채릭스가 끼어들어 그들을 말렸다. 네르유카는 웬을 지나쳐 채릭스의 앞으로 다가가더니 한 쪽 무릎을 꿇고 않아서 말했다.
“백작님, 전 얼마 전에 ‘Peaceful’에 입대하게 된 네르유카 슈갈렛이라고 합니다. 조금 전의 무례를 용서하시옵소서.”
채릭스는 아무 말도 없이 듣고만 있었다.
“제가 백작님께 찾아 온 이유는 제복 때문입니다. 전 신입이라고 해도 벌써 입대한 지 한 달이 넘어갑니다. 그런데 아직도 제복은 도착하지 않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알고 싶어 이렇게 이례 없이 찾아왔습니다.”
“‘Peaceful'"에 입대한 후에 공을 세운 일이 있는가?”
“예?”
채릭스는 대답을 제대로 듣지도 않고 계속해서 이어 말했다.
“사실 나는 ‘Peaceful'에 많이 개입하진 ㅇ낳지만 들려오는 소식은 모두 들어놓고 있다고. ‘Peaceful'은 공을 세워 포인트를 적립하여 적당량을 채워야만 제복과 그 외의 물품을 보급 받을 수 있다. 예전에 어떤 형편없는 자는 제복을 받는 데만도 10년이 걸렸더군. 그리고 하나 더 알려줄까? 내가 들은 바로는 ’Peaceful'의 제복은 굉장히 희귀한 물질들로 이루어져 있고 제작 방법도 복잡해서 만드는 데만 꼬박 한 달이 걸린다고 하더군? 그래서 자네의 제복도 이제야 완성이 되었지.”
“…….”
채릭스가 낮게 웃었다. 네르유카가 마음에 든 표정이었다. 그리고 지령을 내렸다.
“조금 전에 눌타에서 너의 제복을 도둑맞았다고 한다. 그걸 훔친 도둑을 잡고, 제복을 되찾아 오너라.”
다른 ‘Peaceful'마법사에 비하면 아주 쉬운 지령이었다. 네르유카도 선뜻 고개를 끄덕이더니 인사를 하고 방문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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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올리게 되는 군요../ㅅ/
공책으로 2장 반쯤 되어서 치는데 한글 치는데 오래 걸렸어요...흑/
분량이 좀 많은 듯 해서 일러스트는 따로 올리겠습니다...ㅇㅅㅇ
그리고 댓글 달아주셨던 분들([M-S]Ok-ko님,[레코]은빛카린님,[하칸]카시님,Catch。님,[하칸]Only。님,[가나] 죽음의화신님)감사합니다아.../ㅅ/
그리고 두르분들 중에 난화씨랑 비쥬씨 덧글을 3개씩이나!!![두둥!]
아하하 ㄳ들... (두르님들은 너무 많아서 패스< )
또 리플 달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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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도플 적립해버린다!!!!!!!!!ㄱ-
일러가 너무 귀여워서 ㅠㅠ
ㅎㅎㅎㄳ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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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르넨사 게시판도 놀러오세요~ㅇㅅㅇ
앨리스씨 잘쓰셔 .. 과제제출은 괜찮은 정도였는데 점점 실력이 up되시는... ;ㅅ; 우훗 ? 이런게 보람인가 <<
칭찬 감사합니다아[꾸벅]
그다지. 과제에 비해 점점 실력이 떨어진다는 느낌이 들까요. 약간 정성이 덜 들어간 작품으로 평가가 되는군요
레코사람들이 많은<- 지난번은 조금 미흡한 점이 보였는데 그 사이 실력이 느셨네요'ㅁ'~ 일러보니 저도 일러올리고 싶은데 문제는 스캐너가 없어요-ㄱ-;
ㅎㅎ 칭찬 감사요ㅎ 스캐너가 있는 집이 많이 없지요.../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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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오빠 바보지요 샒< 안 본다면서 보냐 진짜 안보면 사막가서 힐 안하고 죽일라고 했지...<응?
불의 돌이라.. 음.. 불의 요정이라면 칸나인건가요 + + < 님.. / 저와 같은 미소녀 부류에 있는[....아니 칸나는 나이가 있는 듯 했지.. 슴가왕 <.,...] 칸나를 무시할 순 없죠 저의 라이벌이랄까나[응?].. 쨋든 재미있게봤어요~! 3편 기대할께요..
아뇨, 슴가왕은 나오입니다!![응?] 그리고 칸나가 아닌데.... 곧 불의 정령이 밝혀질 것으로 예상... 좀 걸릴지도 모르겠지만....<응?
후훗.나오야 말로 최강자-ㄱ-
ㄲㄲ 나오 지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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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아르벨라님 짜앙<<< 설마 드르륵이신가, 정말로?...